[최고운의 미래를 보는 미술] 큐레이터가 들려줄 친절한 투자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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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운의 미래를 보는 미술] 큐레이터가 들려줄 친절한 투자 가이드
  • 최고운 큐레이터, 미술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2.0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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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작품에 투자하기? 자본주의의 자연스런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국은 미술 거래 데이터 부족한게 사실...미술시장 '성장중'
미술투자, 데이터 분석하고 애정 어린 관심으로 꾸준히 다가가야
최고운 피카프로젝트 큐레이터
최고운 미술 칼럼니스트

[최고운 큐레이터, 미술 칼럼니스트] “가슴속에 1만 권의 책이 들어 있어야 그것이 흘러넘쳐 그림과 글씨가 된다.”

19세기의 한류 스타, 추사 김정희의 말이다. 유일무이한 미술 작품은 방대한 지식과 경험, 고뇌 그리고 표현능력 등이 쌓여 흘러넘쳐야만 탄생된다. 마치 철학자가 철학 책을 하나 집필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세계 역사와 함께 미술 애호가, 미술 컬렉터들이 존재해 왔다는 것은 어쩌면 이들이 무한한 예술 속 어느 지점과 교감을 나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투자 상품으로서의 미술작품

예술성만을 추구하는 예술이 진정한 예술이라는 인식은 이제 과거 이야기다. 이제는 상업화된 문화의 속성을 받아들여 미술 작품 가격, 판매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때때로 애호가들은 실제 작품을 보기 이전에 작품 가격을 먼저 숙지하고 전시장을 찾기도 하고, 높은 가격에 작품이 판매되었을 때 저평가 받던 작가가 이슈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자본주의적 관점은 더 이상 놀라운 것이 아니다. 이제 예술과 경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피카프로젝트 해운대점이 전시한 '깔롱 드 팝아트'전에서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피카프로젝트
지난해 피카프로젝트 해운대점이 전시한 '깔롱 드 팝아트'전에서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피카프로젝트

일반적으로 어디에 투자를 할 것인지의 의사결정은 기대수익률과 위험에 기초하여 이루어진다. 기대수익률이란 말 그대로 투자의 수익률을 예측하는 것으로, 당연히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과거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오랜 투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예측되곤 한다.

'미술투자' 역시 데이터와 경험, 이 두 가지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300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 회사 소더비즈(Sotheby's)만 보더라도, 오랜시간 축척된 방대한 미술품 거래 데이터가 구축되어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1998년 첫 미술품 경매 회사(서울옥션)가 설립되긴 했지만, 미술품 가격이 공개되는 경매를 통한 거래보다 갤러리를 통한 거래의 비중이 더 높았기 때문에 미술투자 수익률을 계산할 수 있는 객관적인 매매 가격 정보의 양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후 서울옥션을 시작으로 2005년 케이옥션이 설립되는 등 한국미술시장은 점점 성장하고 있다. 미술 호황기(2007), 단색화 열풍(2015), 한국 미술 최고가 갱신(김환기의 153억 원 낙찰, 2020) 등 밝은 미래를 예견하는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피카프로젝트가 청담본점에서 개최한 '앤디 워홀& 트레이시 에민'전에서 필자인 최고운 선임 큐레이터가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피카프로젝트
지난해 피카프로젝트가 청담본점에서 개최한 '앤디 워홀& 트레이시 에민'전에서 필자인 최고운 큐레이터(가운데)가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피카프로젝트

작품에 숨겨진 가치 발견하는 큐레이터

오래전부터 서구는 미술품을 투자 대상으로 주목했다. 특히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이 불황일 때 미술품을 대체 투자 수단으로 선택하기도 했다. 미술품을 크게 개인의 취향이나 기호의 대상으로 보거나, 수익률을 고려한 투자의 대상으로 보는 식으로 이분화하였고, 실제 미술품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메이-모제스 아트 인덱스(Mei-Moses Art Index)’ 기법 등 다양한 투자 기법을 활용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필자는 어떤 미술 작품이 왜 고가인지, 숨겨진 의미는 무엇인지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 ‘큐레이터’이며, 이로써 그 작품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큐레이터는 이를 전시라는 수단, 글이라는 수단, 말이라는 수단, 영상이라는 수단 등으로 풀어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국내 미술 투자는 지난 20여 년간 변동성과 위험률이 높지만, 높은 상승폭의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금융 자산과 마찬가지로 저평가된 미술품을 저렴하게 매수한 후 가치가 높아지면 시장에 매도하는 적절한 매도 시점을 판단해 투자하면 된다. 하지만 모든 투자가 그러하듯 많은 정보를 모아 분석은 하되 최종 결정은 본인 스스로가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첫 투자부터 큰 수익률만 바라보고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위험 없는 투자는 없다'라는 것을 다시 한번 명심하자.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 아래, 화초를 키우는 마음으로 꾸준히 들여다보며 애정 어린 관심으로 미술 투자에게 다가간다면, ‘미술투자’는 결코 어렵지 않을 것이다.

● 필자인 최고운은 11년 차 큐레이터다. 권진규미술관(춘천), 경남과학기술대학교 미술관(진주), 록갤러리(서울) 등에서 한국 근현대미술의 정체성 재조명 전시기획(2014~15) 독립큐레이터 활동. (재)한원미술관, 종이나라박물관, 학고재 등에 재직했다. 문화예술 저변 확대를 목표로 칼럼 및 강의 중이며, 현재 피카프로젝트 선임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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