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실적발표 임박… 매출만큼 ‘설비투자’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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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주 실적발표 임박… 매출만큼 ‘설비투자’도 관심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1.25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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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오는 28일, SK하이닉스 29일 실적발표
삼성전자, 올해 반도체 투자액 190억~200억달러 추정
미국 주요 기술주 실적 발표에 따라 투자방향 조정될 수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금융투자업계가 이들 업체의 올해 설비투자(Capex)규모와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금융투자업계가 이들 업체의 올해 설비투자(Capex)규모와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삼성전자, 29일 SK하이닉스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양사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추정하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양사는 통상 실적발표에서 구체적인 설비투자 규모를 공개하진 않지만 투자 방향성이나 반도체 수급조절에 대한 회사의 입장, 재고 상황 등을 공개할 여지는 있다. 

삼성전자 190억~200억달러 투자할 듯...전년 대비 감소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글로벌 D램,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의 2021년 연간 반도체 생산설비(메모리, 비메모리 합산) 투자 금액을 190억(한화 20조9000억원)~200억달러(한화 약22조원)로 보고 있다.

전년 대비 23~27%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반도체 사업에 28조9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시설 투자 규모 감소는 D램과 낸드플래시 분야 수익성 확보를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공급 증가에 따라 수익성 저하를 막기 위한 선택라이는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상위 5개 업체의 생산설비투자액 변화 추이. 그래프=유안타증권

더욱이 삼성전자는 오는 28일 실적발표에서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28조8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하기 위해선 메모리 반도체 수익성 향상이 뒷받침돼야 한다. 

지난 2017년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분에 역대 최대 설비투자액인 43조4000억원을 집행했다.

삼성의 예상과 달리 2018년 말에는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 예상보다 일찍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 2018년 반도체 사이클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삼성전자 내부에서 인터넷 데이터 센서 시장의 수요 예측에 실패해 공급이 과잉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반도체 수요 공급을 조절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연말에 세운 투자 계획을 시장 상황에 따라 분기별로 집행하면서 보수적인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한 국내 반도체 제조사 관계자는 “과거 사이클을 학습한 제조사들이 분기별로 타이트하게 수급을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연도별 D램 공급 증가율 전망치. 그래프=하이투자증권

메모리 반도체 업계 1위 삼성전자의 투자액을 통해 경쟁사의 설비투자액도 유추해볼 수 있다.

D램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사가 전체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D램 생산시설을 크게 늘리지 않는다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역시 투자규모를 대폭 확대하기 어렵다. 자칫 공급과잉으로 이어져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설비투자액을 각각 95억달러(한화 약 10조원), 85억달러(한화 약 9조3500억원)로 추정했다. 전년 대비 각각 15%, 6.25% 늘어난 수치다. 

주요 기술주 실적발표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투자액의 시장 컨센서스(평균 추정치)가 190억달러인 상황에서 이를 넘길 것인지가 시장의 관심”이라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과 향후 시장 상황을 종합해 금융투자업계가 시설투자액 추정치를 조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설비투자에 영향을 줄 변수도 있다. 지난해 연말 양사가 내부적으로 올해 설비투자금액을 결정했지만 반도체 업계 특성상 분기별로 시장 상황에 따라 집행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수요와 ‘하이퍼스케일러’(대형 인터넷 데이터센터 운영사)의 실적발표에 주목한다. 

26일(현지시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27일에는 애플과 페이스북이 다음달 2일에는 아마존과 알파벳의 실적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주요 수요처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와 데이터센터다. 

이들 기업이 지난해 줄인 투자규모를 올해부터 늘리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만큼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투자 방향이나 집행 규모 등을 언급할 수 있다. 

정용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페이스북은 보통 사업 분야별 성장률에 대해 수치로 공개하기도 한다”면서 “다른 기업도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 성장률과 방향성에 대해서 언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한 대신증권 연구원은 “MS나 구글 등이 실적발표에서 1,2분기 가이던스를 제공할텐데 금융투자업계에서 향후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액이나 성장률 수정치 등을 상향 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요와 연결된 주요 기술주의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 사업분야 성장률, 올 1·2분기 사업 방향에 따라 반도체 제조사의 시설투자 집행 시기와 방향도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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