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바뀐 KDB생명…임기보장 정재욱 사장 사의표명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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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바뀐 KDB생명…임기보장 정재욱 사장 사의표명 까닭은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1.22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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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40여일 남긴 지난 8일 사의 표명 후 2주간 계속 출근
JC파트너스와 SPA 체결 후 예상치 못한 인사 잡음
KDB생명 "정기적 인사였을 뿐 예상치 못한 것 아니다"
KDB생명 본사. 사진=연합뉴스
KDB생명 본사.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다음 달이면 임기가 끝나는 정재욱 KDB생명 대표가 돌연 사의를 표명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대표는 사의 표명 이후에도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대표는 지난 8일 임기를 40여일 앞둔 상태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KDB생명 관계자는 "정 대표가 사표를 제출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현재 출근은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8일에 사의를 표명한 이후 약 2주째 출근을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KDB생명은 사모펀드(PEF) JC파트너스와 지난해 12월 31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로써 JC파트너스는 산업은행 계열이 보유한 지분 92.73%를 2000억원에 매입한 후 15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실시할 계획이다. 

정재욱 KDB생명 대표. 사진=연합뉴스
정재욱 KDB생명 대표. 사진=연합뉴스

정 대표는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후 지난 2018년 2월 KDB생명 경영정상화와 매각이라는 과제를 안고 KDB생명 대표직에 올랐다.

특이사항은 교수 출신인 정 대표가 사의 표명 직전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통상 임기가 끝나기 이전이나 매각 등으로 사주가 바뀌기 전에는 조직개편이나 인사이동을 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JC파트너스는 정 대표에게 2월 중순까지인 임기를 보장해 줄 테니 인사권을 쓰지 말라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이를 무시하고 인사권을 쓰고 조직개편을 강행했다. 

실제로 KDB생명은 이달 5일자로 임원 선임과 해임에 따른 공시를 발표했다. 공시문에 따르면 재선임된 임원이 6명이고 신규선임 1명, 사임한 임원이 5명이다. 

KDB생명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조직 슬림화를 위해 임원수를 줄인데다, 임기 3개월의 임원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인수자인 JC파트너스의 부담을 최소화 시켜 줬다"며 이번 인사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경계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JC파트너스로서는 날벼락을 맞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는 반응이다. 3월부터 인수해 새로운 대표를 임명하고 경영라인을 교체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JC파트너스와 정 대표 간의 불화설을 제기하기도 한다. 업계에선 정 대표가 올해 2월까지로 예정된 임기 이후 재선임 가능성이 없어 항의의 표시로 인사를 단행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팀장이나 부장, 혹은 임원급으로 승진한 직원도 마음이 편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전 대표가 승진시켰다는 사실은 이후 새로 오는 경영진에게 좋게 보일 수 없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KDB생명 관계자는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인사이동은 원래 정기적으로 연초에 하는 것"이라며 "마침 임원들의 임기 종료 시점과 맞물려서 인사이동이 크게 보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사는 회사 고유 권한이고 정기적인 인사였을 뿐"이라며 "아직은 SPA 체결만 됐기 때문에 내부적인 변화는 크게 없다"고 말했다. 

KDB산업은행 관계자 역시 "KDB생명 인사에대해 산은이 관여한 바는 없다"며 "매각 이전에도 KDB생명 인사에 대한 의견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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