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연초부터 가격 상승...올 1분기 '장밋빛 전망' 현실화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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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연초부터 가격 상승...올 1분기 '장밋빛 전망' 현실화될까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1.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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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현물가, 전월대비 0.14% 증가한 3.465달러
DXI지수도 전고점 경신..."D램 가격 상승 재료 많아"
삼성·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익 각 33.38%, 27.74% 증가 전망
증권가에서 D램 가격이 빅사이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전세계 주요 반도체 가격의 동향을 나타내는 DXI지수가 전고점을 경신하면서 증권가에서 메모리 반도체 빅사이클의 진입기로 들어선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20일 대만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9일 18시 기준(현지시간) DXI 지수는 전날 대비 0.22% 상승한 2만6026.48 포인트를 기록했다.

DXI지수는 올 1월 들어 전고점인 2만5102포인트(지난해 4월 3일)를 넘어서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DXI 지수는 D램익스체인지가 주요 메모리 반도체 가격과 생산량 추이를 수치화한 지수다. 업계에서는반도체 시장 동향과 가격 추이를 예측할 때 DXI 지수를 활용한다.  

DXI지수 추이. 그래프=유안타증권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올 1분기 혹은 상반기를 기점으로 2년간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상승이 이어지는 ‘빅사이클’이 올 것이란 예측이 잇따랐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9일 기준(현지시간) D램(DDR4 8Gb칩 기준) 현물가격이 전월대비 0.14% 증가한 3.465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DXI 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가자 증권가에서는 D램 시장이 이미 빅사이클 진입기에 들어선게 아니냐는 관측을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보수적 관점에선 올해 3~4월이후  D램가격이 상승하지 않을까 예측했는데 (D램익스체인지의) 자료를 보면 이미 1월부터 상승이 시작한 걸로 보인다”며 ”고정거래가격 역시 상승을 시작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D램 현물가와 고정거래 가격 추이. 자료=유진투자증권

D램 가격은 현물가격(Spot price)와 고정거래가격(Contact Price)로 구분된다. 고정거래가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제조사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애플 등 수요기업간 거래시 협상을 통해 정하는 가격이다. 기업간 고정거래가 전체 D램 거래의 90%를 차지한다. 제조사와 수요사는 매분기가 시작되는 달에 고정거래가격 협상을 한다. 

현물가격은 매 거래일마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정해진다. 현물가격 변동은 통상 2~4개월 시간차를 두고 고정거래가격에 반영된다.

19일 기준 D램(DDR4 8Gb칩 기준) 현물가는 지난해 12월 고정거래가격인 2.85달러 대비 21.58% 상승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제조사는 수요사와 1분기 고정거래가격 협상을 1월 중에 마친다.

이미 상승을 시작한 현물가가 고정거래가격에 영향을 줘 고정거래가격 역시 올랐을 것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매월 마지막날 고정거래가격을 집계해 공개한다. 

최근 DXI지수의 상승세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수요사들이 재고를 축적하면서 D램 가격이 올랐던 지난 고점을 뛰어 넘었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2019년말 반도체업계와 증권가에서는 2020년에 메모리 반도체 빅사이클이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이 중론이었다. 

시장 예상과 다르게 지난해 1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자 2019년 말부터 상승세을 이어오던 DXI지수는 지난해 4월 3일 2만5102포인트를 기록해 전고점을 찍고 내림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4월 전고점은 당시 예상치 못한 팬데믹이 발생하자 공급체계가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스마트폰과 PC제조사,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들이 재고 축적에 나선 결과였다.

고객사 재고축척이 끝난후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얼어붙었고 스마트폰 등 소비도 감소했다. DXI지수는 지난 8월 24일 1만6898포인트로 연저점을 찍었다.

지난 8월 저점이후 D램가격 회복이 시작되면서 시장은 이날 D램가격의 전고점 경신과 DXI 지수의 상승이 추세적 흐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상승 재료는 많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부터 PC, 노트북 수요가 폭증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전세계 PC 출하량은 9159만대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지난 2019년 대비 13.1% 증가했다. 

전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 전망하며 노트북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준비에 나섰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후 중국 스마트폰 업체도 언제 반도체 수급이 막힐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지난 연말부터 주문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모바일 반도체 수요 증가가 서버용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하이퍼스케일러들까지 주문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원은 “과거 D램 가격은 한번 방향성이 정해지면 추세적으로 일정기간 이어졌는데 지난해부터 코로나 등의 변수로 추세적 흐름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가격이 좋은 방향성을 형성하고 있는 건 분명해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나금융투자가 지난 15일  D램익스체인지가 전망한 올해 서버용 D램 가격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D램 가격은 지난해 4분기 13~18% 하락하지만, 올해 1분기 3~8% 상승, 2분기 8~13% 상승, 3분기 10~15% 상승, 4분기 5~10% 상승하며 추세적 상승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연간 기준 서버 D램 가격 전망치는 전년대비 35~40% 상승 여력이 있다는 예측이다. 

올 1월 중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도 커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실적 전망치(증권사 예상 실적 평균치)는 각각 매출 58조5937억원(전년 동기 대비 5.91% 증가)·영업이익 8조5997억원(전년 동기 대비 33.38% 증가), 매출 7조4836억원(전년 동기대비 3.96%증가)·영업이익 1조223억원(전년 동기 대비 27.74% 증가)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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