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예칼럼] 타인의 연애는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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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예칼럼] 타인의 연애는 안녕하십니까
  • 지예
  • 승인 2016.01.20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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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연애를 논하는 것은 재미있다…하지만 누가 누굴 평가하겠는가

 

새해 첫날부터 한류스타의 열애설로 모든 포털 사이트가 도배되었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인지도는 물론이거니와 팬덤이 아주 강력한 연예인의 열애설이었기 때문이다. 댓글 역시 만만치 않았다. 축하의 댓글은 물론이거니와, “이제는 OO을 떠나보내야 하는 구나.” 라는 식의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댓글도 많았다. 그리고 그 댓글에 ‘좋아요’를 누르며 공감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엄청났다. 그리곤 댓글에 댓글을 달며 그 커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어릴 적 학창 시절 추억을 떠올려보면 이런 기억이 참 많았다. ‘옆 반 누구랑 몇 학년 누구랑 사귄데!’ 초등학교 시절엔 이렇게 풍문으로 옮겨지던 이야기들이 중,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부터 그 방법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추억이지만 ‘버디버디’나 ‘네이트온’ 같은 메신져를 통해서 그 이야기들이 전파되었다. (방과 후에도!) 굳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문자 메시지로도 그런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다. 타인의 연애사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 친한 친구들끼리 나누던 이야기가 어느새 저 멀리까지 전해지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그저 매일 같이 급식을 먹던 친구에게 어제 남자친구에게 이런 문자 메시지를 받아서 행복했다, 라고 이야기한 게 어느 순간 그의 귀에까지 들어가서 완전 팔불출이 된 일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일이 생겨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며칠 전 페이스북에 올라 온 사진 몇 장을 본 적이 있다. 어느 연인 사이에 주고받은 메시지 캡쳐본이었다. 게시한 사람은 여자 쪽이었고, 남자 친구가 얼마나 로맨틱한 사람인지 자랑을 하기 위하여 올린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밑에 댓글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뉘었다. 부럽다라는 의견부터 시작해서, ‘개인 취향으로 남자가 저러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는 둥 견해는 다양했다. 인터넷 상에는 이렇게 자랑하는 글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헤어진 연인 사이에 상대방이 얼마나 꼴불견이었는지 고발하는 ‘인증샷’들도 많다. 사실 나 역시 이런 대화를 보는 것을 즐긴다. 나 이외에 사람들이 어떻게 연애를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많은지 아직도 놀란다. (나이가 한 살 더 먹을수록 날 놀라게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어릴 땐 얼마나 초연했던 건지 싶다!)

이런 글들을 보며 어떤 사람들은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하며 평가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어떤 누군가에게는 이런 글이 연애에 대한 또 다른 선입견을 심어줄 수 도 있다고 생각한다. 연애를 오래 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연애를 오랫동안 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드러나는 한 가지 특징이라면, ‘이런 사람을 만나야겠다.’라는 기준이 비교적 명확하다는 것이다. 사실 연애를 꾸준히 한 사람이라면, 비교적 다양한 타입의 이성을 만나보았을 것이다. 자신이 정해놓은 이상형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인 이성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몸소 깨달은 바가 있다. 첫눈에 반하지 않더라도, 지켜보며 이성으로 다가온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러나 연애를 오랫동안 하지 않은 사람들은 마치 드라마를 보듯 인터넷에서 타인의 연애를 시청한다. 리얼리티가 있으니 어쩔 때는 티비 드라마보다 훨씬 재미있다!

그렇게 ‘가상세계’에 빠지다보면, ‘저런 말투 쓰는 사람 중엔 변태가 많구나.’, ‘남자가 저럴 수도 있구나. 저런 남자를 만나야 행복하겠지?’ 라는 등의 선입견이 쌓여가게 된다. 그러면 어느 순간 그런 선입견이 굳어져서, 현실 세계에서 누군가와의 만남을 시작하려 할 때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그 글들은 방금 사귄 연인의 대화가 아니라, 최소 하루 혹은 몇 년을 함께 시간을 보내온 연인들의 대화라는 것. 그러한 유대감은 절대로 따라할래야 따라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것은 두 사람이 뿌린 양분에 시간, 그리고 더불어 함께하는 노력이 내려야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전 티비 드라마에서 재벌2세에 얼굴까지 잘생긴데다 비율까지 멋진 훈남이 신데렐라를 사랑하는 스토리들이 종종 나왔었다. 요즘 젊은 세대가 예전보다 티비를 잘 보지 않는다지만, 인터넷에서도 이런 가상 세계가 존재하더라는 말이다. 이젠 타인의 연애를 부러워하거나 평가만 하지 말고 가상세계에서 빠져나와 현실에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계속 가상세계에서만 살 것이 아니라면.

좀 더 현실적 연애를 권장하는 입장에서 이런 말을 전하고 싶다.

‘남녀 간에 잘 만나려면, 좋아하는 취향은 달라도 싫어하는 취향은 같아야 한다.’

예전에 이 얘기를 듣고 정말 맞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싫어하는 취향이 같으면 데이트할 때 서로 실수하거나 불쾌할 확률이 적어진다. 좋아하는 취향이 다르더라도 상관없다. 그건 서로 할 데이트가 그 만큼 많다는 뜻이니까! 상대방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해보는 것은 상대방에게 한발 짝 다가가는 일일 테니까.

▲ 영화 '연애의 온도' 중에서

 

타인의 연애에 대하여 논하는 것은 정말 재미있다. 여자들은 때론 자신의 연애 역시 평가받길 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 누가 누굴 평가하겠는가. 각 개인이 다르듯, 남녀 사이는 그 남녀만이 알뿐. 어른들이 말하지 않던가! 남 연애사는 끼어드는 게 아니야! .... 당신의 연애는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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