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수요...삼성전자 '비메모리' 매출 20조 돌파는 시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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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수요...삼성전자 '비메모리' 매출 20조 돌파는 시간문제"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1.12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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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비메모리 매출 21조2천억, 영업익 3조2천억 추정
전년比 매출·영업익 각각 26%, 52% 증가 예상
세계 반도체 1위 인텔 물량 파운드리 업계로 향할 듯
스마트폰,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 증가 이어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문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파운드리 업계에 잇딴 호재가 전해지며 금융투자업계에선 올해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문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텔이 7나노미터(㎚, 1㎚=10억분의 1m)이하 제품군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에 맡길 것이 확실시 되면서 삼성전자의 올해 비메모리 사업부문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파운드리 사업부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이미지 처리장치(ISP) 등 시스템 반도체를 만드는 '시스템 LSI' 사업부로 구성된다. 삼성전자는 각 사업부의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고 총 매출액만 공개한다.

증권가에선 최근 5년간 연간 15조원 수준이었던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부문 매출이 지난해 16조9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올해는 20조원대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문의 실적이 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비메모리반도체 사업 매출액이 전년대비 26% 증가한 21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52% 증가한 3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 연간 매출을 20조1000억원, 영업이익을 2조원 상회로 예상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유있는 사상 최대치 매출 예상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부문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은 새로운 호재가 잇따라 나오고 있어서다. 미국의 블룸버그는 지난 8일(현지시간) 인텔이 오는 2023년부터 일부 반도체 위탁생산을 위해 대만 TSMC와 삼성전자와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10나노 대 제품군을 생산중인 인텔이 아직까지 삼성전자와 TSMC 중 어느 곳을 택했는지 알려지진 않았으나 현재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회로 선폭 10나노이하 미세 공정이 가능한 파운드리 업체는 삼성전자와 TSMC 뿐이다. 이에 따라 인텔의 반도체 위탁생산 종착지로 삼성전자가 거론되고 있다. 

인텔의 경쟁자인 AMD의 경우 이미 TSMC의 7나노 공정에서 중앙처리장치(CPU)를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는 미세공정화될수록 전력효율이 높고 웨이퍼(반도체 직접회로의 재료가 되는 원판) 당 생산량이 늘어난다. 더 싸고 좋은 물건을 만들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기술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오는 2023년을 목표로 7나노 공정을 외주화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2019년 인텔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액 677억 5400만달러(한화 약 74조원)을 기록해 업계 1위의 자리에 오른 바 있다. 인텔은 반도체 설계와 제작을 모두하는 종합반도체회사(IDM)이기에 그간 외주 제작 물량이 거의 없었다. 세계 1위 반도체 업체의 최신 생산물량이 파운드리 업계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대만 TSMC로고(왼쪽)과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텔이 반도체 생산을 외주화하는 건 분명해 보인다”며 “TSMC와 삼성전자 어느곳으로 가더라도 결국 양사는 이익을 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현재 5나노, 7나노 등 10나노 이하 미세공정이 가능한 파운드리 업체가 양사뿐인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미세공정이 필요한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

생산시설을 늘리는데 수조원의 비용이 필요해 급격한 생산량 증가가 불가능한 파운드리 업계 특성상 두 업체 중 누가 인텔의 물량을 수주 받아도 남는 물량은 상대방 업체가 가져가게 된다. 

최영산 연구원은 “여러 호재가 있지만 결국 삼성전자와 TSMC만이 미세공정이 가능하고 후발 업체들이 이 경쟁에 참여하기 어려운 시장의 구조가 향후 실적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GPU..잇따르는 수요 증가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부의 매출 전망을 상향 수정하게 만드는 호재는 인텔 뿐 만이 아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 물량을 맡긴 퀄컴, 삼성전자 시스템 LSI 사업부, 엔비디아 등이 모두 수주 물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마트폰 용 AP를 설계하는 퀄컴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차세대 제품인 '스냅드래곤888'은 전량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생산한다.

지난해 2분기까지만해도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5480만대) 였던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된 상황에서 화웨이의 자리를 노리는 경쟁사이 대부분은 스냅드래곤 888을 선택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9% 증가한 13억6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 화웨이 감소분을 중국 업체인 오포, 비보, 샤오미와 삼성전자 등이 나눠 가질 것으로 보이는데 퀄컴은 이들 브랜드에 모두 스냅드래곤888을 공급한다. 삼성전자 시스템 LSI 사업부가 설계한 엑시노스 시리즈도 중국 브랜드와 갤럭시S21 시리즈에 탑재된다. 전세계 스마트폰 수요 증가는 곧 파운드리 부문 물량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엔비디아가 지난해 8월 온라인으로 진행한 론칭 행사에서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를 활용해 지포스 RTX 30 시리즈의 성능을 시연했다. 사진제공=LG전자
엔비디아가 지난해 8월 온라인으로 진행한 론칭 행사에서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를 활용해 지포스 RTX 30 시리즈의 성능을 시연했다. 사진제공=LG전자

‘지포스 대란’이라 불리는 GPU 품귀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 그래픽카드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지포스 RTX30’시리즈는 전작과 비슷한 가격대에도 성능은 2배이상 상향되면서 전세계적인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한국에서도 출시 즉시 완판 행진을 이어가면서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 조차 웃돈을 주고도 구하지 못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이 제품역시 삼성전자 경기 화성 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했다. 제품 수요가 폭증하자 엔비디아는 2차 주문을 한 상태다. 

품귀 현상은 계속되는데 최근 비트코인 가격 폭등으로 안그래도 부족한 공급이 더 빠듯해졌다.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선 고성능 GPU가 필요하다.

지난 10일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달 첫째주에 27만8834원에 거래되던 ‘엔비디아 GTX1660 SPER’ 제품이 5주차에는 36만3108원을 기록해 한달 사이에 130%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제품인 RTX30시리즈는 공급 부족으로 거래조차 잘 이뤄지지 않는다. 코로나19 여파로 늘어난 노트북과 PC수요도 엔비디아 GPU 부족의 한 원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처럼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물량을 더 요청하면 삼성전자 입장에서 가격 협상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TSMC 격차 줄어들 것

시장 조사 업체 옴디아는 지난 2019년 600억5400만달러(한화 약 66조2700억원)였던 세계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지난해에 681억7700만달러를 돌파했고, 올 들어선 738억3400만달러(약 81조9700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2024년엔 1000억달러(약 109조8000억원)를 돌파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만도 내놨다.  

이재윤 유안타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TSMC를 제외한 하위 파운드리 업체가 7나도나 5나노 공정에 돌입하는 것이 당분간 불가능한 상황에서 TSMC와 삼성전자의 7나노 이하 시장 격차는 점차 줄어들며 양강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TSMC가 54%, 삼성전자가 17%로 집계했지만 2021년 기준 10나노 이하 공정에서 TSMC의 점유율은 60%, 삼성전자는 40%로 추정했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주력 공정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낮지 않고 다른 업체의 진입은 어렵기 때문에 2~3년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0~40% 수준까지 확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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