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250% 오른 현대차...'애플카' 호재로 30만원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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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250% 오른 현대차...'애플카' 호재로 30만원 노크?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1.01.11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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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단계라 확정된 바 없지만 성사되면 진행 속도 빠를 듯
'전기차 선호' 글로벌 트렌드...현대차 올해 신차 출시 앞둬
현대차의 하드웨어·애플의 소프트웨어 합쳐지면 시너지효과
상호 득과실 신중히 따져야...자칫 '새끼호랑이' 키우는 꼴 될 수도
지난 1년간 현대차 주가 추이. 그래프=네이버증권
지난 1년간 현대차 주가 추이. 그래프=네이버증권

[오피니언뉴스=양소희 기자] 현대차의 초강세가 연일 이어지자 ‘어디까지 오를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11일 전거래일 대비 8.74% 오른 26만7500원으로 마감했다. 급등했던 지난주에 비하면 상승폭이 줄긴 했지만 가치주가 강세를 보이는 시장 흐름과 글로벌 트렌드에 맞물려 지난 1년간 저점 기준 250% 가까이 올랐다. 

이는 현대차가 호황을 누렸던 지난 2012~2015년 당시의 주가를 훌쩍 뛰어넘는다. 현대차는 2015년 이후로 약세에 고전하다가 지난해 코로나19의 여파로 6만원대까지 내렸다. 

현대차 주가 초강세의 직접적인 요인은 애플과의 협업 가능성이다. 애플과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을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가 있은 이후 시장의 관심이 쏟아졌다.

더욱이 이 내용이 알려진 직후 현대차가 “현대차는 이미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요청을 받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여러 각도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부각됐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가 단순한 자동차 산업 내의 차별화 개념을 넘어 새로운 사업영역으로의 진입을 통한 성장성 기대감으로 재평가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있는 조 바이든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이 20일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면 친환경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트렌드는 전기차...신차 출시 앞둔 현대차

열흘 앞으로 다가온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민주당의 블루웨이브 달성은 현대차를 포함한 자동차 산업과 2차전지 산업군에 전반적인 호재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 공약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친환경 에너지와 관련해서는 연방정부 조달 시스템을 활용한 수요 확대 등이 반복되고 인프라 투자는 철도 및 대중교통 네트워크 구축, 친환경 에너지 저장 및 운송시스템 등 친환경 에너지와 밀접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친환경 에너지와 지속 가능한 인프라 투자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전기차,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차와 신재생 에너지 관련 우호적인 정책 모멘텀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이브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254만 4000대로 집계됐다. 2019년 같은 기간 194만 147대의 전기차가 전 세계에 팔린 것을 고려하면 1년 내 전기차 시장이 30% 넘게 성장한 수치다.

이중 현대차의 전기차 글로벌 판매량은 7만3891대다. 작년 11월까지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이 오히려 전년대비 24% 급감했지만 올해 4월경 출시 예정인 새로운 전기차 아이오닉5가 모습을 드러내면 판매량에 변화를 줄 수는 있다는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규제 많아져 내연기관차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에 발맞춰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 확대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 모델을 12개 이상 출시할 예정이다.

애플과의 협업 가능성이 제시된 직후 현대차 주가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지=연합뉴스

현대차-애플 협업으로 얻는 것은

현대차가 공시를 통해 “아직 협상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양사 모두 이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협력 가능성 자체는 긍정적으로 점쳐지고 있다.

양쪽 사정을 잘 아는 한 전문가는 "초기단계이긴 한데 또 만약에 하기로 마음먹으면 협업이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 원래 일이라는 게 그렇지 않냐"고 반문하며 "다만 확정된 건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는 주가에도 크게 긍정적이다. 협업소식이 알려진 이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초강세를 이어갔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플과 현대차가 각각 가진 강점인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력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보고 있다. 

송 연구원은 “애플과 아마존·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폭스콘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자율주행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사업을 위해 모빌리티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며 “이 중 애플은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을 통해 자율주행 시스템과 더불어 주행 시스템과 내장재·차체 디자인을 아우르는 조직을 구성해 시스템 공급과 완성차 제조라는 두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애플은 주행시스템과 센서·반도체 관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애플의 제품군과 호환이 가능해 풍부한 서비스·사업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반면 애플은 완성차 제조에 필수적인 기계 기술 경험이 적다. 이뿐 아니라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비용을 집중하기 때문에 애플이 자율주행의 선두업체인 테슬라와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는 상황을 고려하면 완성차 제조 업체와의 제휴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두 회사의 협력에 긍정적인 측면이다.

현대차는 연간 700만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이 가능하다. 여기에 부품 공급망 및 확대 능력과 제조 기술력이 이미 입증됐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애플과의 협력을 통해 부족한 소프트웨어 서비스 능력이 필요한 상항에서 애플과 같은 IT업체의 등장이 매력적일 수 있다.

애플과의 협업은 전기차 하드웨어 플랫폼의 판매 다각화에 기여할 수 있고, 브랜드 인지도 개선도 가능하다. 여기에 자율 주행차 시장에서 상대적인 보완점으로 평가 받아왔던 IT, 소프트웨어 능력과 서비스 개발 측면에서 업그레이드가 가능해 장기적으로 전기차 플랫폼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선 연구원은 “현대차가 필요한 것은 일방적인 자동차 제조 및 납품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협업 측면에서의 제휴가 가능한 IT업체들”이라며 애플과의 협력이 이런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애플과의 협업 가능성이 제시된 직후 현대차 주가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계약 조건이 관건

다만 현대차에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경쟁자를 '키워주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 부담이기도 하다. 애플이 향후 자율주행차 주도권을 노리고 있는데, 헌대차는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공급하는 방안을 이미 검토중이기 때문이다. 해당 플랫폼은 현대차가 자체 개발해 올해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는 플랫폼에 대해 "이미 몇몇 업체에서 협력에 대한 문의가 들어왔다"며 "시장에서 이 플랫폼의 잠재력을 보면 더 많은 요청이 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협력을 통해 애플은 기존에 자체개발 중이었던 미래차 기술에 날개를 달 수 있는데, 현대차그룹의 기술력을 발판으로 완성차 브랜드 상위권으로 오르면 결국 '호랑이 새끼를 키운 꼴'이 날 수 있다.

데이터를 공유하고 미래차 기술을 공동개발하는 방향으로 협력이 이루어져도 사실상 외주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 현대차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추는 건 어려워질 수 있다. 현대차는 자체 개발한 차량용 운영체제를 모든 차종에 싫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애플과 구글에 대한 견제도 해당된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협업이 이루어진다면 애플 자동차가 테슬라 등과 같은 기성 제조업체들 제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현재로써는 자동차를 팔 능력과 판매망을 가지고 있지 않아 자동차 회사와의 제휴가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애플이 자체적인 차량 개발을 위한 하드웨어 부문의 노력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도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벤딩 메탈은 미래 자동차에 필수적인 소프트웨어, 칩, 센서를 제공하는 것보다 이윤이 낮다"며 "애플은 이 점을 알기 때문에 자사 차량이 아닌 제 3의 자동차 파트너를 위해 자체 무인 자동차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계속 조사해 왔는데, 여러가지를 따져봤을 때 전자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초기 단계인 만큼 확실하게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협업 관련한 입장은 한 달 이내에 확정적인 입장이 있을 경우 다시 한 번 재공시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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