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미래車 시장서 밀린 日 자동차산업...정부-업계는 '자중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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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미래車 시장서 밀린 日 자동차산업...정부-업계는 '자중지란'
  • 라미 일본 통신원
  • 승인 2021.01.10 13:37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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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총리,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제로(Zero) 선언
관련 업계, 무리한 계획이라며 강하게 반발
일본 자동차,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고전 중
상황 반전을 위한 일본 정부와 도요타의 열쇠 ‘수소’
중대 기로에 서 있는 일본의 자동차 산업
라미 일본 통신원.
라미 일본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라미 일본 통신원]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3일 오는 2030년 중반부터 새롭게 출시되는 모든 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 했다. 발표 직후,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도요타 아키오 회장은 일본 정부의 방침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강하게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일본에서 자동차 산업은 일본 국민에게 있어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산업이라는 자부심을 주고 있다. 그러나 얼마 전, 미국의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의 시가 총액이 도요타를 넘어서는 한편, 전기자동차 판매량 세계 10위 안에 들어가는 일본의 자동차 기업이 없는 현실이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일본 정부와 도요타는 상황 반전을 위한 열쇠로 ‘수소 연료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2050년까지 온실 효과 가스 배출을 제로로 하겠다’라고 선언했다. 이어 12월 3일에는 2030년 중반에 출시되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할 것을 검토 중이라는 일본 정부의 발표가 나왔다.

현재 유럽과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2030년에서 2035년 사이에 가솔린 자동차의 판매 중지를 결정하는 한편, 전기차의 보급 또한 급격히 이뤄지고 있다.

2030년 중반부터 생산되는 모든 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하겠다는 등의 ‘그린 성장 전략’을 일본 정부가 추진한다고 지난해 12월 25일 보도한 TV도쿄의 메인 뉴스 ‘WBS’, 사진에 등장한 자동차는 도요타가 생산하는 수소 자동차인 ‘미라이(MIRAI)’. 사진=TV도쿄 캡처.
2030년 중반부터 생산되는 모든 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하겠다는 등의 ‘그린 성장 전략’을 일본 정부가 추진한다고 지난해 12월 25일 보도한 TV도쿄의 메인 뉴스 ‘WBS’, 사진에 등장한 자동차는 도요타가 생산하는 수소 자동차인 ‘미라이(MIRAI)’. 사진=TV도쿄 캡처.

게다가 작년 7월, 미국의 전기자동차 기업인 테슬라가 설립 17년 만에 자동차 부문 주식 시가 총액에서 도요타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서 일본에 충격을 줬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일본 정부가 서둘러 ‘탈 탄소 대책’을 발표했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중론이다.

지난해 12월 17일 도요타 자동차의 도요타 회장은 "급격한 전기차 생산 체제로의 변환을 위해서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며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전력을 만들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본은 화력 발전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탄소 제로를 실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정부에 의한 적극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하게 주장해 파문이 일었었다.

또, 일본의 유력 매체인 문예춘추 1월호에서는 ‘정부의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 발전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라는 전문가의 의견을 소개했다.

미국의 친환경 자동차 정보 사이트인 ‘EV sales’가 발표한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의 기업별 전기자동차 세계 판매 대수’에서 상위 10위에 들어가는 일본 자동차 기업이 하나도 없다는 점도 냉혹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참고로 9위는 현대자동차, 10위는 기아자동차였다. 그런데 정작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일본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내연 기관과 전기 모터가 함께 탑재된 자동차)가 세계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미국과 유럽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자동차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미국 전기차 전문 매체 'EV sales’가 발표한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의 ‘기업별 전기자동차 세계 판매 대수. 글로벌 10위권내 일본업체는 단 한군데도 없다. 1위가 미국의 테슬라, 9위와 10위는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지난 9일 방송한 아사히방송TV의 ‘정의의 편’. 사진=TV도쿄 캡처.
미국 전기차 전문 매체 'EV sales’가 발표한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의 ‘기업별 전기자동차 세계 판매 대수. 글로벌 10위권내 일본업체는 단 한군데도 없다. 1위가 미국의 테슬라, 9위와 10위는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지난 9일 방송한 아사히방송TV의 ‘정의의 편’. 사진=아사히방송 Tv캡쳐.

이에 일본 내에서는 미국과 유럽이 일본 자동차 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볼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 전문 매체인 ‘AUTO CAR JAPAN’은 지난 8일, ‘미쓰비시뿐이 아니다' 역풍에 직면한 일본 자동차 기업, 유럽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있나?’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엄격한 환경 규제와 수요의 변화, 격렬해지는 가격 경쟁 등으로 일본 자동차 기업이 유럽 시장에서 역풍을 맞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미쓰비시는 작년 7월 유럽 시장에서의 철수를 발표했으며, 혼다도 2곳의 유럽 공장을 폐쇄할 예정이라며 도요타 외에는 일본의 자동차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일본 자동차 업계가 유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성공적인 전기자동차를 내놓아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소개했다.

한편 이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25일, 일본 정부는 2050년에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하기 위한 ‘그린 성장 전략’을 발표했고 14개 분야에서 높은 목표를 설정했다. 이 가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소 이용량을 2050년에는 현재의 10배인 약 2000 톤으로 늘리고 2030년 중반까지 모든 신차를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생산할 계획이라는 내용이다. 

도요타의 경우 작년 12월, 완전충전 한 번으로 최대 850㎞를 달리는 수소 전기차인 ‘2세대 미라이’를 일본에서 출시했고 미국 판매도 앞두고 있다.

또 일본 내 135개에 이르는 수소충전소와 일본 정부의 수소 산업육성 정책을 기반으로 연간 생산량을 이전 모델의 10배인 3만 대까지 늘릴 방침이다. 게다가 현재 전기자동차 대부분에 탑재되는 리튬이온배터리의 단점을 크게 보완한 차세대 기술인 전고체배터리로 향후 주도권 확보를 노리고 있다.

또한 일본의 통신 업체와 제휴해 오는 2월 23일, 후지산 기슭에 스마트 시티(우븐 시티)를 착공할 예정이다. 도요타는 이 도시에 자율주행 전용 도로를 건설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자동차나 소형 전기차가 합승 픽업이나 택배 서비스도 할 수 있게 하고 이동형 매장도 설치할 예정이다. 이렇듯 일본은 수소 연료 및 스마트 도시 건설에 역점을 두고 있는 모양새다.

‘미래의 실험 도시’라는 자막과 함께 도요타가 후지산 기슭에 오는 2월 23일 착공 예정인 스마트시티(우븐 시티)부지. 사진=도요타 광고 캡처.
‘미래의 실험 도시’라는 자막과 함께 도요타가 후지산 기슭에 오는 2월 23일 착공 예정인 스마트시티(우븐 시티)부지. 사진=도요타 광고 캡처.

유럽에서 일본의 자동차 기업이 고전하고 있다는 소식에 대한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다. ‘전기차 보급을 추진하고 있는 유럽은 곧바로 벽에 부딪힐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 친환경도 친경제도 아닌데 말이야. 누구의 생각인가?’, ‘스바루 따위는 유럽에서 제대로 장사할 마음이 없잖아.’

‘유럽 차의 만듦새는 인정하지만, EU에서 일본 자동차에는 관세 10%가 붙는다. 같은 성능이라도 10% 비싼 차는 팔리지 않는다.’, ‘미쓰비시가 실질적으로 동남아에서만 판매된다면 더는 힘들 것 같다.’, ‘유럽은 패배 확정인가? 일본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몰아낼 전략을 쏟아내고 있을 뿐이니까.’ 등의 의견이 있었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과거 일본의 가전제품이 세계를 석권하다가 시대에 흐름을 읽지 못해 순식간에 퇴출당했던 사실을 떠 올릴 수 있다. 이렇듯 바로 지금, 일본의 자동차 업계도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그런데 지난 2018년 8월 27일, 일본의 언론 매체인 ‘현대 비즈니스(일본 유력 출판사인 고단샤가 운영)’는 ‘속지 마라, 공전의 전기차 붐은 허사로 끝날 것이다.’라는 제목으로 국제 투자 전문가인 오하라 히로시 씨가 기고한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보도로부터 약 2년 5개월이 지난 지금, 현실은 보도 내용대로 흘러가고 있지 않은 듯하다. 이 보도가 현재 일본의 상황을 상징하고 있는 듯하다.

● 라미 일본 통신원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 현재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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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헌 2021-01-12 19:17:02
도요타가 세계최초로 전고체베터리 상용화하고 13종 투입한다는건 쏙빼놓고 말씀하셨네요 ㅎㅎ 그래서 최근 토요타 주가 급등했던데 ㅋㅋ
여기에 속아서 자위질하는 대깨문들밖에 없네요

SoJu 2021-01-12 11:03:33
토요타...발음이 힘든 쟤들이 표현 하고 싶었던 "또타"가 아닌가?

bitlife 2021-01-10 23:44:52
라미TV 잘 보고 있습니다. 저물어가는 일본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jive.ek 2021-01-10 18:29:05
못된짓을 일삼은 파렴치한 짐승같은 일본 저물어가는 일본 그끝이 빨리 오기를 희망합니다 라미님 글 잘봤어요 감사해요

박승철 2021-01-10 15:46:13
언제나 잘 보고 있습니다. 알찬정보. 감솨 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