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 '상한가' 이유 있었네...LG전자, 영업익 사상 첫 3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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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만 '상한가' 이유 있었네...LG전자, 영업익 사상 첫 3조 돌파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1.08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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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첫 연간 영업이익 3조원 돌파
LG전자 주력사업부 업황개선
TV수요 늘고, 전기차 판매 증가로 전장사업 수익성 개선
줄어든 마케팅 비용에 ‘상고하저’도 깨져
LG전자가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 63조2638억원, 영업이익 3조 1918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LG전자가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 63조2638억원, 영업이익 3조 1918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이미 LG전자의 역대급 실적을 예상한 상황이라 ‘어닝서프라이즈’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8일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잠정실적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조 7826억원, 647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9%, 535.6%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기준 LG전자는 매출액 63조 2638억원에 영업이익 3조1918억원으로 추정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직전년도 대비 각각 1.5%, 31% 증가했으며,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LG전자의 역대 최고 매출액은 2019년 62조3060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지난 2018년 기록한 2조7030억원이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LG전자의 호실적은 예견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는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매출 17조8603억원, 영업이익 6198억원 수준으로 전망한 바 있다.

증권가 추정치가 LG전자가 발표한 잠정실적을 조금 하회하는 수준이지만 업계에서는 이정도 실적을 이미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역대급 실적임에도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 않는 이유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에 부정적인 환율 여건 감안하면 미흡한 측면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시장 기대치 부합하는 실적”이라며 “좋은 실적은 분명한데 시장 예상과 다른건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개장 후 하락세를 보인 LG전자 주가는 역대급 실적 발표 후에도 반등하지 못한 채 전날 종가 대비 1.67% 하락한 14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LG전자는 지난해 12월23일 12년 만에 상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상승세를 이어왔다.  

예견된 TV·위생가전·전장부품의 선방

이같은 호실적은 이미 지난해 3분기부터 예견됐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에 역대 분기 사상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억눌렸던 소비가 급증하면서 생활가전, TV 등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분기 역시 직전 분기에 이어 주력사업 업황이 나쁘지 않았던 만큼 잠정실적 발표 전에 근사치의 추정치를 계산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LG전자의 주력 사업은 위생가전 등을 담당하는 생활가전(H&A),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MC), TV를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자동차 전장부품을 담당하는 전장사업(VS)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4분기 역시 3분기에 이어 위생가전과 TV 판매가 실적을 견인하고 전장사업 실적이 개선됐다는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LG전자의 OLED TV.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의 OLED TV. 사진제공=LG전자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전세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판매량은 301만 4000대 수준이다. 옴디아는 같은 기간 LG전자의 OLED TV 판매량을 163만 3000대로 집계했다. 이 기간 LG전자가 글로벌 OLED TV 시장 점유율 53%를 차지한 것이다. 더욱이 LG전자의 OLED TV는 전체 제품중 80%가 출고가 1500달러(한화 약 163만원)이상 제품이여서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OELD TV 시장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만큼 옴디아는 지난해 4분기 전세계 OLED TV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LG전자의 OLED TV출하량 역시 2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TV에 이어 생활가전도 역대급 매출에 기여했다. NH투자증권은 의류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코로나19에 따른 위생가전, 생활가전 판매도 4분기 내내 호조를 보이며 생활가전 사업부의 분기 영업이익을 4000억대 초반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3배 증가한 수치다. 

전장사업부 역시 전기차 수요 증가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 전장 사업부가 GM과 현대자동차, 벤츠 등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지난해 3분기 이후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LG전자의 주 고객사 중 하나인 GM이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발표하면서 LG전자 전장사업부 매출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김경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분기 대비 전장 사업부 생산규모도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역시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후 컨퍼런스콜에서 “자동차 전장 부문은 올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영업적자 개선이 지연되고 있으나 시장 회복에 따라 매출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소비가 증가하면서 전장사업부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줄어든 마케팅 비용에 ‘상고하저’도 깨져

코로나19로 대면접촉이 어려워지면서 전통적으로 4분기에 집중적으로 집행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든 것 역시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준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실적추이. 그래프=연합뉴스

전통적으로 LG전자는 1·2분기에 실적이 높고 3·4분기에 실적이 상대적으로 악화되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였다. 3·4분기가 가전 제품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크리스마스, 블랙프라이데이, 연말 등을 겨냥해 각종 할인행사가 진행되면서 마케팅 비용 지출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LG전자의 분기별 매출은 1분기 14조7300억원, 2분기 12조 8300억원이었는데 3분기에는 16조9200억원, 4분기에는 18조원을 넘겼다. 

김경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는 마케팅에 공격적 여건이 아니었다”며 “업체입장에서 예년 대비 재고 관리가 타이트해 연말 프로모션이 많이 줄어들면서 수익성 확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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