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복룡동에서 중국 화폐 꾸러미 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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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복룡동에서 중국 화폐 꾸러미 출토
  • 김인영
  • 승인 2016.01.1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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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新나라 화천이 무덤에서 나와…광주 일대서 중국과 교역흔적
▲ 광주 복룡동 토광묘에서 출토된 유물들. /문화재청

 

왕망(王莽)이 한(前漢)나라를 무너뜨리고 세운 나라가 신(新)나라다. 신나라가 망하고 다시 한의 유족이 나라를 세우는게, 후한(後漢)이라 한다. 서기로 8~23년의 일이다.

광주 송정~나주간 도로 확장공사를 시행하던 중에 광주 복룡동 유적」에서 중국 신(新)나라 화폐인 ‘화천(貨泉)’이 꾸러미로 출토됐다. 무덤에서 중국 화폐가 출토되기는 처음이다.

18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재단법인 동북아지석묘연구소(소장 이영문)가 실시한 광주 복룡동 유적지 발굴 조사에서 청동기 시대 주거지와 초기철기 시대 토광묘(움무덤), 수혈유구 등 총 95기의 유구가 확인됐다.

화천이 출토된 1호 토광묘는 길이 210㎝, 너비 82㎝, 잔존 깊이 10㎝의 장방형(긴 네모꼴) 평면 형태이다. 기원후 14년에 처음으로 주조된 화천은 후한 광무제가 ‘오수전(五銖錢)’으로 화폐를 통합한 기원후 40년까지 통용된 화폐로, 정확한 주조연대를 알 수 있고 통용 시기가 한정되어 유적의 연대를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화천 꾸러미는 한쪽에 치우쳐 단경호(短頸壺, 짧은목항아리) 1점, 청색 유리옥 78점과 함께 발견됐다. 대부분의 화천은 지름이 2.2~2.3cm이지만 2.6cm인 다른 종류의 화폐도 있다.

화천이 무덤에서 꾸러미(50여 점)로 출토된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까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화천은 총 19점으로, 주로 조개더미 등 생활 관련 유적에서 소량으로만 확인되었다.

▲ 화천 꾸러미 /문화재청

 

* 화천 출토 유적: 제주 산지항 11점, 제주 종달리 조개더미 1점, 제주 금성리 조개더미 2점, 김해 회현리 조개더미 1점, 해남 군곡리 조개더미 1점, 나주 복암리 랑동 유물포함층(저습지 추정) 2점, 신안 해저침몰선 1점

 

중국 신나라 화폐인 화천은 영산강 유역과 남해안 지역, 제주 등 한정된 지역에서 출토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시 중국과 직접 교역을 하였던 정치집단이 서남부 지역에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초기철기 시대의 이러한 거점지역은 남해안과 영산강의 해상 교역로를 따라 해남 군곡리, 나주 복암리, 광주 신창동·복룡동 일대에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광주 복룡동 토광묘에서 출토된 철기시대 경질무문장란형 토기 /문화재청

 

한편, 1호 토광묘에서 남서쪽으로 25m 정도 떨어진 2호 토광묘에서는 초기 철기 시대 경질무문장란형(硬質無文長卵形) 토기 1점, 점토띠토기 1점, 완형(盌形, 사발 모양)토기 1점, 쇠낫 1점이 확인되었다. 2호 토광묘의 평면형태도 길이 204㎝, 너비 87㎝, 깊이 22㎝ 정도의 장방형이다. 광주 복룡동 유적 발굴조사는 오는 29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 경질무문장란형(硬質無文長卵形) 토기: 단단하고 무늬가 없는 길쭉한 달걀 모양의 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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