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희 칼럼] 2021년 세계 증시① 주식시장은 '버블'에 진입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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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희 칼럼] 2021년 세계 증시① 주식시장은 '버블'에 진입했는가
  • 서진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2.29 14: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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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언제 회복될까..이미 시작됐지만 완전 회복은 수년 걸려
중국 등 아시아 빠른 경제회복세 예상...유럽, 미국은 어려움 지속될 듯
"IT성장주, 버블의 단계에 진입" 주장있지만, 포스트 코로나에도 여전히 유효
밸류에이션 낮은 가치주, 성장주 버블 논란 따른 위험 회피차원서 검토할 필요
서진희 금융칼럼니스트
서진희 금융칼럼니스트

[서진희 금융칼럼니스트] 2020년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pandemic)이 전세계 모든 이슈를 덮어버린 한 해로 기록될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과학과 기술의 혁신으로 앞으로 전진하기만 했던 우리에게 이번 전염병 대유행을 통해 여전히 인류가 페스트나 콜레라 시대와 같이 한 순간에 뒤로 후퇴할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인정해야만 했습니다.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첫번째 면역 백신이 개발되었고 치료제와 치료방식의 진전 역시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백신이 전세계에 보급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2021년에도 여전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금융 시장과 경제 활동 전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것입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사실과 상황에만 근거한 내년 혹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를 예측하는 전망도 매우 가변적이고 부정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의 국가별 분포. 출처: worldmeter, www.worldmeters.info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의 국가별 분포. 출처: worldmeter, www.worldmeters.info

2021년이 일주일도 안 남은 지금도 내년 시장전망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거창한 시장 전망보다는 많이 듣는 질문 위주로 몇가지 주요 이슈를 들여다 보고자 합니다. 

경제는 ‘언제’ 정상화 될까?
경제 회복은 이미 시작...모든 분야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수년 걸릴 수도
국가별·산업별 불균등한 회복 속도와 회복 기간도 차별화

앞서도 밝혔지만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제 회복은 2021년 더욱 완연한 회복기로 접어들며 정상화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현 시점에서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겨울이라는 계절적 특성, 바이러스 변종의 발견 등으로 백신 접종의 개시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상황은 정점을 향하는 모습입니다. 대부분 국가들이 경제활동의 일부 중단과 한시적 지역봉쇄를 강화하는 현 상황을 감안하면, 인구 대다수에 대한 광범위한 백신의 접종과 계절적 순환을 감안하면 2021년 상반기까지 올해와 유사한 상황의 반복과 중단이 계속될 수 있고, 특히 소비나 투자 활동의 정상화에는 수 년간의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독일 베를린에 설치된 호두까기 인형 크리스마스 조명. 사진= EPA/연합뉴스
독일 베를린에 설치된 호두까기 인형 크리스마스 조명. 사진= EPA/연합뉴스

반대로 코로나 팬데믹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지역, 특히 아시아의 경제활동은 더욱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경제 활동 수준이 상당히 회복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는 유럽과 미국에게 선행 지표가 될 것입니다. 이들 지역의 경기 회복 속도와 강도에 따라 이들 지역의 인플레이션 발생 역시 선진국 대비 선행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이머징 마켓 통화가치 역시 미달러화 대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중 가장 주목해야 할 곳은 중국입니다. 중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최초 발원지이나 현재 가장 빠르게 경제활동이 회복되고 있는 국가입니다. 지금과 같은 회복이 지속된다면 중국은 2020년과 비교해서, 그리고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도 확장적인 재정 정책을 유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서 중국과 아시아의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반대로 아직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은 선진국에서는 2021년에 실제적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보입니다. 반대의 상황인 유럽, 남부 유럽은 지금도 코로나 팬데믹이 확대되고 있는 것에 더해, 여행과 관광 등 서비스 섹터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구조로 소비활동의 정상화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입니다.

2020년 미국 주식시장 성과. 나스닥 vs. S&P500 vs. 다우존스
미국S&P500 섹터별 성과(2020.1~9. 출처= Factset, S&P

대다수 전문가들이 2021년은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제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실제 주식시장에는 이미 이러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결국 경제 회복과 정상화를 예상하는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대륙별, 국가별, 산업별, 계층별로 각기 다른 불균등한 회복이 진행될 것입니다. 이러한  불균등한 회복 과정에서 여러가지 정치적, 경제적 이슈들과 사회적 불평등의 확산,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투자기회가 생겨날 것입니다.

주식시장은 ‘버블’에 진입했을까?

2020년 초에 역사적 폭락을 기록한 전세계 주식시장은 하반기 들어서며 코로나 팬데믹 상황의 수혜를 받은 IT와 헬스케어 섹터 위주의 나스닥을 시작으로 회복을 넘어 하반기 내내 급등세를 이어갔습니다. 반대로 코로나 팬데믹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항공, 레저, 에너지 분야 등 전통 산업군은 이번 주식시장 회복에서 소외되고 있습니다.

2021년 경기사이클이 회복된다면 이러한 섹터들의 성과 반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같은 접근방식으로 국가별 주가 차이도 설명할 수 있는데, 2020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유럽과 일본, 이머징마켓내 남미와 신흥 이머징 국가들이 포스트 코로나 팬데믹의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2020년 미국 주식시장 성과. 나스닥 vs. S&P500 vs. 다우존스
2020년 미국 주식시장 성과. 나스닥 vs. S&P500 vs. 다우존스

위의 그래프에서 보면 미국의 3대 주가지수는 모두 연초 대비 양(+)의 수익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연초 대비 30%대 상승율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전통산업 중심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미국 증시의 활황에도 불구하고 1월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도 버거운 상황입니다.

가치주와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차이는 1990년대 닷컴버블 시기와 비교해도 이미 당시의 차이를 넘어섰습니다. 닷컴버블이 미국 주식시장 사이클 중 장기 호황기의 마지막 시점에 이상 과열을 가져온 경우라면, 이번 코로나 팬데믹의 주가 상승은 주식시장 상승 사이클이 시작된 시점에서 가치주-성장주의 괴리가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정상화 과정에서 가치주가 반등할 것이라는 일반적 가정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낮은 가치주에 대한 접근도 필요하지만, 앞으로 지속적으로 제기될 성장주에 대한 버블 논란도 위험 회피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합니다. 포스트-코로나 정상화 단계에 진입하면 시클리컬 섹터의 기업이익이 회복되며 낮은 기저효과로 인해 큰 폭의 이익 성장율을 기록할 것이 예상됩니다. 반대로 성장주의 경우 이미 높아진 이익의 기저효과로 인해 성장율의 둔화를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형기술주 중심의 이번 성장주 상승 사이클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모든 경제활동의 언택트화에 따른 기업수익 증대의 당연한 결과라는 주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상 이미 역사상 최고치를 넘어 버블의 단계에 들어섰다는 주장이 공존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IT기업의 성장전략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존 성장주 포트폴리오에서 개별 기업의 지속 성장 가능성, 부채 비중, 투기적 요인 등을 면밀히 분석해서 모멘텀 요인을 제거하는 것은 필요할 것입니다. ②에서 계속

● 서진희 금융 칼럼니스트는 국내 보험사에서 채권운용을 시작으로 국내 및 글로벌 자산운용사에서 20년이상 펀드운용, 상품마케팅과 해외투자를 담당했다. 현재 NH-Amundi 자산운용 글로벌투자부문장 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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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용 2020-12-29 19:05:51
잘 읽었습니다 내년에는 조심스러운투자가 될 것 같은데요 2편이 기다려 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