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성추행 대학총장 복귀 논란...日, 사립대학관리 허점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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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성추행 대학총장 복귀 논란...日, 사립대학관리 허점 드러나
  • 라미 일본 통신원
  • 승인 2020.12.24 17:08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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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도쿄복지대학의 전 총장이 성추행으로 실형 판결
지난달 20일, 총장으로 복직한 사실 밝혀져 논란
대학 측, 복직에 문제가 없고 오히려 '탁월한 인격자'라고 옹호
도쿄복지대, 부실한 대학 운영으로 여러 차례 문제되기도  
라미 일본 통신원.
라미 일본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라미 일본통신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일본에선 아베 전 총리의 벚꽃스캔들이나 코로나 확산보다 성추행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도 복직한 한 대학의 설립자이자 총장이 더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대학은 그동안 불법체류 외국인 청년들을 서류상으로 입학시켜 사회적으로도 지탄을 받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아파트를 급조해 만든 강의실에서 수업을 진행 하는 등 물의를 일으켜  교육당국인 대학인가를 철회해야 한다는 일본 현지인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도쿄복지대학의 설립자이자 이사장인 나카지마 츠네오 현 총장은 지난 2008년 총장 재직당시 여성 교직원들을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돼 총장직을 사임한 후 이어진 재판에서 징역 2년의 실형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지난 달 20일 나카지마 전 총장이 신임 총장으로 복직한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의 교육부에 해당하는 문부과학성은 나카지마 총장이 대학 운영에 관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행정지도 의견을 내고, 대학 측에 경위 보고를 요구하고 있다.

도쿄복지대학은 이에 더해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3년동안 유학생 약 1600명이 입학한 것으로 재학생 명부에 기재돼 있었으나, 지난해 말 이들의 소재가 불분명한 것으로 밝혀져 불법체류자를 양산하는 대학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도쿄복지대학 홈페이지에 게재된 나카지마 설립자(이사장)겸 총장. 사진=도쿄복지대학 홈페이지 캡처.
도쿄복지대학 홈페이지에 게재된 나카지마 설립자(이사장)겸 총장.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수학했다는 약력과 함께 당시 학생증도 게시돼 있다. 사진=도쿄복지대학 홈페이지 캡처.

나카지마 총장은 지난 2008년 이 학교 여성 교직원 5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총장직을 사임한 후 열린 재판에서 징역 2년의 실형 판결을 받았었다. 출소한 나카지마 총장은 지난달 20일 도쿄복지대학 총장으로 복귀했다.

이 같은 사실은 아사히신문이 23일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같은 날 후지TV의 보도에 의하면 나카지마 총장은 5명의 여성 교직원에게 ‘여행지에서 산 선물을 주겠다.’라는 명분으로 총장실 등에 불러들여 강제로 포옹하거나 가슴을 만지는 등의 범행을 저질렀고, 재판 당시 담당 판사는 ‘교육자로서 있을 수 없는 범행’이라고 지적했다고도 전했다. 

도쿄복지대학은 사회복지전문대학으로 현재는 도쿄, 군마현, 아이치현 등지에 4곳의 캠퍼스가 있으며, 재학생은 4400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카지마 총장의 복귀에 대해 대학 측은 사립학교법에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경우, 총장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규정돼있지만, 나카지마 총장의 경우 ‘출소 후, 벌금 이상의 형을 받은 전력이 없을 경우 10년이 지나면 형의 효력이 소멸한다’라는 형법 규정에 따라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주장했다. 

‘도쿄복지대학의 유학생이 천 명 이상 소재 불명’이라는 자막과 함께 지난 2019년 3월 20일 보도한 TV도쿄의 밤 메인 뉴스 ‘WBS’. 사진=TV도쿄 캡처.
‘도쿄복지대학의 유학생이 천 명 이상 소재 불명’이라는 자막과 함께 지난 2019년 3월 20일 보도한 TV도쿄의 밤 메인 뉴스 ‘WBS’. 사진=TV도쿄 캡처.

또 나카지마 총장이 복귀한 이유에 대해 대학 담당자는 ‘탁월한 인격과 학식을 가진 나카지마 총장의 강한 리더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학내에서 자연스럽게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현재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기도 어려워 이대로라면 결국 보물(나카지마 총장)을 썩혀 버리게 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나카지마 전 총장이 체포됐을 당시, 학교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해 ‘나카지마 총장을 학교 운영에서 무기한 배제하겠다’라고 문부과학성에 보고한바 있다. 그러나 문부과학성에 의하면, 나카지마 총장은 출소이후 대학 운영에 줄 곧 관여해 왔다.  

문부과학성 등에 따르면 ‘작년과 재작년에, 수업 시간 말미에 전 총장이 갑자기 강의실에 나타나 교수들의 수업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발언을 했고, 그런 전 총장의 언행에 불만을 품고 수업을 빨리 끝낸 교수들도 있었다’라는 졸업생의 인터뷰 내용을 후지TV가 전했다. 

이 학교는 설립자인 나카지마 총장 때문에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2019년에는, 3년간 약 1600명의 유학생이 소재 불명이 된 것이 밝혀졌고, 나고야시에 있는 계열 전문학교에서도 유학생을 정원의 7배 이상 받아들인 것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또, 학교 인근 아파트 몇채를 강의실로 급조해 강의실로 사용하면서 수업을 하다. 수업 중 화장실 사용을 위해 수강하지 않는 학생들이 강의실에 들어오는 촌극도 빚어졌다. 아파트 건물 구조상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어떤 강의실은 목용탕 건물 2층에 만들기도 했다고 졸업생들은 언론을 통해 전하고 있다.  

나카지마 총장의 복귀에 대해 지난 23일 후지TV의 저녁 정보 방송인 ‘it!’의 메인 MC인 가토 아야코 씨는 “형기 만료가 10년이 지났다고 해서, 여성들을 강제 추행한 죄로 실형 판결까지 받은 사람이 교육 현장에 돌아왔다는 것을 자신은 받아들일 수 없고, 학교의 체재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발언했다.

함께 출연한 변호사인 스미타 히로코 씨는 “범죄자가 갱생한 것은 중요하지만, 그 사건 자체가 갑질, 성추행이라는 최악의 범죄이므로 재범 가능한 기회를 주는 것은 절대 용인할 수 없다”며 “문부과학성도 문제시하고 있으므로 더욱 강한 처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네티즌들은 ‘실형을 받았는데 인격이 탁월하다니? 어쨌든, 교육기관인데... 이런 조직이 대학을 자칭할 자격은 없다. 대학도 너무 많아졌고, 정체 모를 유학생 문제도 있어서 이런 곳은 없애도 좋다고 생각한다.’, ‘몸을 만진 정도로 실형 판결을 받고 감옥에 2년이나 가겠어? 돈이 많으니까 변호사에게도 꽤 돈을 썼겠지만, 그래도 실형 판결이라니.’, ‘중국인이나 해외 유학생 불법체류의 은신처가 되는 대학이죠. 문부과학성이 보조금은 주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만, 인가 취소까지는 할 수 없는 건가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재 문부과학성에서는 그동안 재발 방지책으로 학교 측이 설명해온 내용과 괴리가 있다며 총장 복귀 경위의 설명을 학교 측에 요청하고 있다.

● 라미 일본 통신원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 현재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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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2020-12-26 00:46:00
한국이랑 비슷하네

보렐정리 2020-12-25 20:38:52
다른곳도 아니고 교육자 장 자리에 성추행 한 넘을 앉히다니, 과연 또 라이의 나라 답네요 ㅋㅋ

Happydotori zoa 2020-12-25 19:51:57
라미님 기사 잘읽고있습니다^^
일본이 왜 성진국~성진국 소리를 듣는지 또 알게된 뉴스네요 도저히 상식이 통하지않는 나랍니다.

소행 2020-12-25 19:43:55
2년이라

아이고 2020-12-25 18:51:55
복귀 이유도 구차하고 구질구질하네요
"이게 뭔~개에솔이야?"라는 대사도 떠오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