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서 보는 내년 美 증시 전망은...'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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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서 보는 내년 美 증시 전망은...'맑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2.2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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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B, 내년 연말 S&P500 전망치 평균 4000선 웃돌아
백신 유통 및 조지아주 상원 선거 등 불확실성은 남아
소형주 강세 등 시장 내 큰 변화 나타날 듯
월가 전문가들이 내년 미국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은 뉴욕 황소상 앞에 놓여진 두려움 없는 소녀상. 사진=연합뉴스
월가 전문가들이 내년 미국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은 뉴욕 황소상 앞에 놓여진 두려움 없는 소녀상.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흔히 주가 흐름을 예측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올 한해 주식시장을 되돌아보면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표현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전례없는 보건 위기가 발생할 것을 예측한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전례없는 위기로 인한 최악의 상황에서 시장이 이렇게 빠르게 회복될 것을 기대한 사람들도 없었을 것이다.

다양한 변수와 그에 따른 시장의 반응을 예측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고 할 만큼 어려운 일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내년도 미국 증시에 대해 '여전히 다양한 불확실성에 노출돼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전례없는 위기의 한 해가 마무리되더라도 위기를 초래한 불확실성이 모두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 증시는 연말로 갈수록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불확실성이 여전해 한 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주식시장에서 전문가들이 여전히 상승세를 예상하는 이유는 뭘까. 

3가지 불확실성 '백신·인플레·상원투표'

포브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내년 주식시장 전망에서 세가지 부정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백신과 관련된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리스크, 그리고 정치적인 불확실성을 꼽았다.  

대다수 분석가들의 긍정적인 전망에 기본 '가정'이 되는 것은 광범위한 백신 유통이다. 백신 생산과 배포, 유통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대중들이 백신 접종에 대해 거부감 없이 수용한다는 가정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백신에 대한 기대감은 11월 이후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이끄는 핵심 동인이었고, 내년도 증시 전망의 가장 기본이 되는 밑바탕에 놓여있는 것이다. 

이는 반대로 백신과 관련한 어떤 불확실성이 부각되기 시작한다면, 주식시장을 취약하게 만드는 부분이 될 수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백신 생산이 지연되거나,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거나, 혹은 많은 이들이 백신을 접종받기 이전에 또다른 장애물에 부딪힐 경우 이익을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분석가인 사비타 수브라마니안은 "백신과 관련된 불확실성과 봉쇄조치와 관련한 변수는 주식시장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2021년 지수 목표치를 3800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맥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백신의 생산 지연 가능성, 공급망 문제, 부작용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면 시장의 자신감을 흔들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다른 위험요인은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단기적으로는 내달 5일 치러지는 조지아주 상원 투표가 대표적이다.

현재 상원 100석 중 공화당이 50석, 민주당이 48석을 확보한 상황이며, 2석이 걸려있는 조지아주의 상원 투표가 다수당을 결정짓게 된다. 

만일 공화당이 조지아주에서 한 석이라도 차지할 경우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하는 반면, 민주당이 두 석을 모두 가져가면 양당 모두 50석으로 같은 의석을 확보하게 된다. 이 때는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가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다. 

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한 상황에서 상원마저 민주당이 차지할 경우 민주당이 백악관부터 상·하원을 모두 휩쓰는 '블루웨이브'가 실현된다.

블루웨이브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세금 인상 조치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에는 부담이 되는 요인이다. 반면 블루웨이브시 더 많은 추가 부양책이 가능하다는 점은 시장에 긍정적일 수 있다. 

월가 전문가들이 꼽은 또다른 불확실성은 '인플레이션'이다. 코로나19가 마무리되고 경제가 정상화되기 시작하면서 연준의 통화완화 정책과, 정부의 대규모 지출, 코로나19 직후 기업들의 생산능력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물가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내년 물가 상승률을 1.7%로 보고 있으며, 2023년 이후 2%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인플레이션이 올라가면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연준은 최근 발표한 FOMC 성명을 통해 "적어도 2023년까지는 금리가 제로에 가까울 것이며, 현재의 공격적인 자산 매입 정책이 '실질적인 진전이 나타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빨리 움직이면 연준의 시각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포브스는 "모건스탠리가 인플레이션 전망에 무게를 실으며 내년도 증시 전망을 내고 있다"며 "모건스탠리는 금리가 오를 때 유리한 금융주 및 인프라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도 S&P500 지수의 목표치를 3900선으로 제시했다. 

단기 변동성은 더욱 클 듯

단기적으로는 더욱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이 상승 추세를 보일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것.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하고 이에 따른 봉쇄조치가 도입되면서 경기가 침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BoA의 이든 해리스 연구원은 "앞으로 몇 달 이내에 경제가 가라앉을 수 있다"며 "내년 상승세로 돌아서기 이전에 연초에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펀드스트랫의 톰리 분석가 역시 "시장이 회복돼 상승장에 돌입하기 이전인 2~4월에는 10% 가량의 조정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1분기는 일반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을 포함한 경제적인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어려운 시기인데다, 연초 2020년 4분기 실적이 발표될 예정인 점 등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1월 이후 일부 지역에서 봉쇄조치가 다시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 

존버터 팩트셋 수석 분석가는 "내년 초 기업들이 2020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내년 지침을 제공하는지 지켜보는 것이 월가의 전망치를 보는 것보다 더 나은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래도 낙관적인 월가...강세장 돌입 

위험요인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글로벌 IB들은 상승세를 전망한다. 특히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는 각각 4400선, 4300선을 목표로 예상하는 등 더욱 낙관적이다. 

미 경제 전문매체인 CNBC는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저명한 분석가들이 내놓은 내년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목표치를 모두 종합한 결과 내년 말 S&P 500 지수 목표치 평균은 4056선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S&P500 지수의 종가가 3687선이었음을 감안하면, 현 주가 대비 10%의 상승 여력이 있는 것이다. 

백신 접종으로 인해 코로나19가 끝나고, 기업들의 수익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기업들에게 여전히 유리한 저금리 환경이 지속된다는 전망이 그 근거가 된다. 

팩트셋이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를 집계해 분석한 결과 내년 1분기 S&P500에 편입된 기업들의 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2분기에는 45%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2021년 전체적으로는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역사적 흐름에서 상승장 전망의 근거를 찾는다. 

선트러스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평균 강세 시장은 약 6년간 지속되고, 누적 상승률은 179%에 달한다. 이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미 주식시장이 강세장에 접어들었다고 본다면 이같은 흐름은 향후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브라이언벨스키 BMO 캐피털마켓의 수석 전략가는 CNN 칼럼을 통해 "전례없는 위기는 전례없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이끌어냈는데, 전세계가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날 때까지 이같은 움직임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그는 "과거에도 이같은 조합은 주식시장의 지속적인 상승을 뒷받침했고, 2021년에도 다를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3월 이후 S&P500 지수의 흐름.
3월 이후 S&P500 지수의 흐름.

내년 시장 주도주는 누구? "큰 변화 있을 듯"

올 한해 시장을 이끈 주역은 단연 '기술주'다. 내년에는 새로운 주도주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월가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것이 가능하다고 답한다. 

이미 시장에서는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주도권이 옮겨가는 변화가 엿보이기 시작했는데, 이같은 움직임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존 애덤스 BMO캐피털마켓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시장의 움직임은 투자자들이 성장주에 비해 가치주를 선호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며 "시장 주도권의 잠재적인 변화가 2021년에는 정말 중요한 주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CFRA리서치의 수석 전략가인 샘 스토벌은 소형주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대형주나 글로벌 주식에 비해 소형주 위주의 시장이 더 기대된다"며 "광범위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기업들의 수익성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빅테크 전망도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마이클 애런 스테이트스트리트의 수석 투자 전략가는 "2021년 순환주의 강세가 예상되지만, 애플이나 알파벳 등 수익성이 좋은 빅테크들도 여전히 좋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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