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벚꽃스캔들' 터진 아베, 스가 '계란 스캔들'로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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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벚꽃스캔들' 터진 아베, 스가 '계란 스캔들'로 맞불?
  • 라미 일본 통신원
  • 승인 2020.12.10 12:0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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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측, 검찰의 ‘벚꽃 스캔들’ 조사 배경에 총리 관저가 있다고 의심
스가 진영, 전 농림장관 뇌물 수수 폭로 배경을 의심하는 니카이파
잇따라 제기되는 스가 총리의 정치 자금 관련 의혹
日 네티즌, 코로나 상황서 권력 다툼을 비난 봇물
라미 일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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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라미 일본 통신원] 일본 정국이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아베 신조 전 총리간 전면 대결로 시끄럽다.

아베 전 총리가 사임하면서 지명한 스가 총리가 아베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을 건드리자, 아베 전 총리측도 스가 총리에 대한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에 일본에서는 코로나 방역에 실패한 자민당 정부가 국민은 뒷전이고 세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며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스가 대 아베’ 전면전의 시작은 검찰발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수사 개시 소식이 전해지면서 점화됐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지난달 아베 신조 전 총리 사무소 측이 ‘벚꽃 모임’의 전야제 참가비의 일부를 부담했다는 의혹에 관해 아베 씨의 비서를 약식 기소하고 아베 씨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벚꽃 스캔들’을 재점화 했다.

그 이후 잇따라 전 농림수산성 장관 2명과 스가 총리의 정치 자금 관련 의혹이 제기되면서 ‘스가 총리・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대(對) 아베 전 총리 ・ 아소 다로 부총리’의 대립 구도가 전면전 양상으로 확대됐다.

이는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총리직을 놓고 자민당내 가장 큰 세력간 정치생명을 건 한 판 승부가 될 수 있어 일본 전역을 달구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요시카와 전 농림수산부 장관의 현금 수수 의혹 보도, 3일에는 검찰이 아베 씨에게 임의조사를 요청했다는 보도. 스가 총리의 기자 회견이 있다고 전하는 TBS의 4일 낮 정보 방송. 사진=TBS 화면 캡처.
지난 2일에는 요시카와 전 농림수산부 장관의 현금 수수 의혹 보도, 3일에는 검찰이 아베 씨에게 임의조사를 요청했다는 보도. 스가 총리의 기자 회견이 있다고 전하는 TBS의 4일 낮 정보 방송. 사진=TBS 화면 캡처.

검찰, 아베 수사개시이후 터진 스가 ‘계란 스캔들

지난 11월 23일 자민당에 우호적인 요미우리 신문은 도쿄지검 특수부가 아베 씨의 측근을 소환해 조사한 결과 아베 사무소 측이 ‘벚꽃 모임’의 전야제 참가비의 일부를 부담했다는 진술과 호텔 측으로부터 그 사실을 뒷받침하는 영수증을 입수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스가 총리가 재선 도전시 이젠 가장 큰 정적이라 할 수 있는 아베 전 총리를 요미우리신문이 공격한 것자체가 일본에선 큰 뉴스거리였다.

그 이후, 지난 2일에는 자민당 니카이파의 사무총장인 요시카와 타카모리 전 농림수산성 장관이 장관 재임 중, 한 계란 업체의 전 대표로부터 현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그다음 날인 3일에는 ‘벚꽃 모임’ 의혹으로 검찰이 아베 전 총리에게 조사 요청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4일 TBS의 오후 정보 방송인 ‘고고스마’에 출연했던 정치 저널리스트 나가타니 고이치 씨는 “도쿄지검 특수부가 ‘벚꽃 스캔들’을 조사하며 아베 전 총리에게까지 조사 요구를 했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만 해도 스가 총리가 보호해 줄 것이라는 일본 사람들의 반응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잇따라 아베 전 총리와 그의 측근들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자민당 내 파벌 간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됐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에 대한 '계란 스캔들'의 시발점이 된 니시카와 전 농림수산성 장관이 뇌물 수수 의혹으로 내각관방참여직에서 사임했다고 보도하는 TV도쿄의 8일 밤 메인 뉴스. 사진=TV도쿄 화면 캡처.
스가 총리에 대한 '계란 스캔들'의 시발점이 된 니시카와 전 농림수산성 장관이 뇌물 수수 의혹으로 내각관방참여직에서 사임했다고 보도하는 TV도쿄의 8일 밤 메인 뉴스. 사진=TV도쿄 화면 캡처.

'건강이상 사임' 아베 전 총리의 활발한 정치활동 

아베 전 총리는 총리직을 사임한 후, 지난 11월에는 “내가 스가 총리라면 1월에 의회를 해산할 것”라고 공식·비공식석상에서 반복적으로 언급해 파문을 일으켰다.

또 지난 2일 밤에는 아소 부총리와 도쿄에서 호소다파와 아소파의 젊은 의원 회합에 참여했고 3일 밤에는, 참의원의 호소다파 의원 회식에 참여했다. 이는 자민당의 최대파벌과 제2 파벌의 밀월을 보여주는 것으로 스가 내각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니카이파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러한 아베 전 총리의 활발한 행보에 대해 스가 내각의 한 관계자는 아베 전 총리가 조용히 있었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했는데, 이번 검찰 조사가 아베 전 총리의 정치 행보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일 TBS의 낮 정보 방송인 ‘히루오비’는 “자민당의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에서는 현재 아베 전 총리의 조기 파벌 복귀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전 총리가 검찰 조사를 받으면 향후 정치 활동에 타격이 크고 아베 전 총리의 총리 재등판을 언급하는 사람도 없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 요시카와 전 농림수산성 장관에 이어 니시카와 고야 전 농림수산성 장관도 같은 회사로부터 현금과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총리의 자문 역할을 하는 내각관방참여직을 사임했다.

또한 지난 8일과 9일에는 ‘NEWS 포스트 세븐’이 과거 스가 총리 측이 여러 차례 후원회의 참가비 일부를 부담하고도 정치자금결산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았다는 보도를 해 의혹이 스가 총리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일련의 상황에 대해 주간아사히는 지난 9일 ‘의혹 속출로 자민당이 분열? 스가 ・ 니카이 Vs. 아베 ・ 아소’라는 제목으로 자민당 내 주요 파벌 간의 분열 양상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서는 아베 씨의 출신 파벌인, 자민당 호소다파 소속의 한 의원이 “스가 총리와 니카이 간사장이 최근,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아베 전 총리가 눈에 거슬려 상처를 주기 위해서 사이가 가까운 언론에 도쿄지검의 정보를 흘리고 있는 것 같다”며 “‘벚꽃 모임’의 자세한 내역을 아는 것은 당사자와 관저 또는 검찰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 스가 총리는 아베 씨의 측근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 담당장관과도 GoTo 캠페인 지속을 둘러싸고 긴장 관계에 있다”고 말하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반면 니카이 간사장의 측근은 니카이파인 요시카와 전 농림수산성 장관의 의혹이 불거진 것이야말로 다시 총리직을 노리고 있는 아베 전 총리와 아소 부총리 겸 재무상 측이 정보를 흘린 것 아니냐며 반박했다.

도쿄지검 특수부의 향후 움직임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 있는 와카세 전 도쿄지검 특수부 부부장, TBS의 4일 낮 정보 방송. 사진=TBS 화면 캡처.
도쿄지검 특수부의 향후 움직임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 있는 와카세(왼쪽) 전 도쿄지검 특수부 부부장. 사진은 TBS의 지난 4일 낮 정보 방송. 사진=TBS 화면 캡처.

검찰, 아베 수사는 아베 망신주기?

지난 4일 TBS의 낮 정보 방송인 ‘히루오비’에 출연한 전 도쿄지검 특수부 부부장인 와카세 마사루 씨는 “도쿄지검 특수부가 아베 전 총리를 공모자로 몰아붙일 일은 없을 것”이라며 “향후 제기될지도 모르는 아베 눈치 보기 비판을 피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련 정보를 흘린 것은 특수부가 아닌 이 보다 더 위에 있는 도쿄지검내 상층부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함께 출연한 아베 전 총리의 대변인 같은 존재로 여겨지는 타자키 시로 정치 저널리스트는 “전례가 있지만 전 총리의 조사는 매우 드문 일”이라며 “검찰 조사가 시작되면 아베 전 총리의 영향력에 그림자가 드리울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와 함께 “보통 검찰 조사 후에 사실을 발표하는데, 이번에는 매우 드물게 그 이전에 보도가 나왔다”며 “이에 대해 아베 전 총리의 변호사가 검찰에 강하게 항의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검찰이 세간의 주목을 아베 전 총리에게 돌려서 사회적 제재를 주려는 것이 목적 아니겠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반면 지난 1일 ‘AERA’의 보도에 의하면 아베 전 총리가 자신의 퇴임 후 보신을 위해서 차기 검찰 총장으로 세우려고 했던 쿠로카와 히로무 전 도쿄 고검장이 기자들과 내기 마작 문제로 사임한 것으로 인해 특수부의 움직임이 정반대로 변했다고 전했다. 지난 9일 주간아사히는 하야시 마코토 현 검찰 총장이 과거 법무부 차관에 2번 내정됐는데, 아베 씨가 쿠로카와 전 검사장을 중용하기 위해 반려됐던 예를 들며 검찰 총장의 반격이 시작된 것 아닌가라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日 네티즌, 자민당 비판 확산...“코로나 확산 속 기득권 싸움이라니”

이에 관해 일본 네티즌들은 “자민당이 분열돼서 중의원 해산을 시킨다면 반드시 투표하러 가겠다”, “코로나로 국민의 생명이 위태로운데 기득권과 이권 다툼뿐이라니?” “검찰은 중립적인 입장에서 제대로 수사하기 바란다”, “정치인들을 비판하지만, 결국 투표한 것은 국민이다. 자민당 독재가 계속되는 한,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라며 주로 미숙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연계해서 비판하는 의견이 많았다.

이렇듯 스가 총리와 아베 전 총리, 그리고 검찰 간의 치열한 밀고 당기기가 어떻게 전개될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일본 방송 언론에서 아베의 검찰 조사와 관련해 유독 눈에 띄는 표현이 “전 총리에 대한 검찰 수사는 매우 드문 일”이라는 것이다.

일본 언론들은 그동안 한국 정치인들의 비리에 대해 비판적 보도를 해왔지만 정작 전직 총리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선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 라미 일본 통신원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 현재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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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중 2020-12-10 22:34:13
도찐개찐들의 싸움이네요.
둘 다 반드시 처벌 받기를

한잔 2020-12-10 19:27:42
ㅋㅋㅋ 골때리네요 우리나라 정치인 비리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보도를 하면서 정작 자기들 전총리에 대한 검찰 수사를 부정적으로 보다니~~ㅋㅋㅋㅋㅋ암턴 남의 얼굴 묻은거만 보지말고 내 얼굴 내 이빨에 낀 고추가루나 뺍시다

꿀벌 2020-12-10 16:43:46
국민이 있다는 것을 망각하는 것은 아닌지~~원~~~
잘 일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