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산책] 코로나 시대의 블럭버스터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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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산책] 코로나 시대의 블럭버스터 전시
  • 심정택 미술칼럼니스트
  • 승인 2020.11.28 22:0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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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개발, 대형 전시회 기회 올수도
내년 블록버스터 전시, 지금부터 준비해야
국내 대형전시장, 중소형 기획사에도 문호 확대 기대
심정택 미술칼럼니스트.
심정택 미술칼럼니스트.

[심정택 미술칼럼니스트] 블럭버스터(blockbuster) 전시는 많은 자금을 투자해 다수의 관람객을 유치하는 대규모 기획형 국제 전시를 말한다. 

대부분 민간 전시기획사들이 주최 및 주관사가 되지만 공공 미술관에서 개최하는 경우도 있다. 2018년 겨울을 관통한 국립현대미술관의 '마르셀 뒤샹 전'이 대표적인 예이다.

마르셀 뒤셀(Marcel Duchamp. 1887~1968)은 변기와 같은 레디 메이드 상품을 오브제로 사용한 현대미술의 신기원을 연 이다. '마르셀 뒤샹 전'은 국립 현대미술관이 작품 대여측인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과 오랜 기간 지난한 협상 끝에 성사되었다.

공공미술관 간의 협력 관계는 전시 내용의 공공성 및 사회적 가치라는 명분과 논리가 좌우한다. 

민간 전시기획사가 기획하고 서울 시립 미술관과 공동 주최한 지난해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1937 ~ ) 전시는 민-관 협력의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필자는 호크니 전시를 세 곳의 장소에서 경험했다. 2009년 미국 뉴욕 두 곳의 페이스 갤러리에서의 대형 회고전, 2019년초 독일 쾰른 루드비히 미술관에서의 드로잉 전, 같은 해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이다.  

블럭버스터 전시는 미술 사업의 플랫폼인 (상업)갤러리와도 무관하지 않다. 필자가 경험하고 이해하는 미술 사업은 ‘팀플레이’가 관건이다. 갤러리 전시 이력은 갤러리스트의 능력 제고와 함께 역량있는 내부 큐레이터(in-house curator)를 양성하는 과정이기도 해, 이들이 팀이 되어 블럭버스터 전시 개최 또한 가능하다. 

약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유럽의 유명 미술관들은 작품을 무료로 대여해 주기도 했다. 소장 작품을 통해 미술관을 알림으로서 현지 도시와 미술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의 숫자를 늘리기 위한 글로벌 관광 및 문화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블럭버스터 전시가 돈이 된다는 게 알려지면서 작품 대여비가 만만치 않게 높아졌다. 한편으로는 재정난에 시달리던 유럽 미술관들이 경제 성장과 문화 소비가 동반 상승한 아시아 시장의 수요에 맞추어 소장품 순회전을 기획하는 필요와도 맞물렸다.

코로나 장기화로 미술전시기획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코로나 백신 개발 소식이 들려오면서 내년 대형 전시기획을 준비하는 기획사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경. 사진=예술의전당 홈페이지 캡쳐.
코로나 장기화로 미술전시기획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코로나 백신 개발 소식이 들려오면서 내년 대형 전시기획을 준비하는 기획사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경. 사진=예술의전당 홈페이지 캡쳐.

인상주의 미술과 ‘예술의 신’으로 불리는 피카소 경우는 어김없이 성공했다. 대여비가 증가하는 것에 비례하여 보험료, 항공 운송비, 포장비 등도 증가했다. 대형 전시는 통상 100점~20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들 작품의 안전을 위한 나무 박스 포장비만 억대에 이른다.

블럭버스터 전시는 장소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내에서 이를 소화할만한 공간으로는 서울 예술의 전당, 서울시립미술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국립중앙박물관 정도가 꼽힌다. 삼성동이나 일산의 코엑스 전시장은 단기간의 부스 중심 전시인 아트페어 개최 용도이다.

엔간한 대관 전시는 최소 1~2년 전에 예약이 되어야한다. 이들 전시장이 요구하는 조건에 맞출수 있는 기획안은 많지 않다. 해외 유명 미술관들이 작품을 대여하는 첫째 조건이 기획사와 이들 명망있는 전시장과의 계약서이다. 

지금은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정부 및 서울시 정책에 따라 이들 전시장 개방 조건이 달라지고 관객 유입의 고저가 즉각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2021년 대형 전시 계획은 많이 취소되어 콧대 높기로 유명한 이들 전시장의 입장이 변화된 것으로 알려진다.    
 
사회적 거리두기 및 비대면이라는 코로나 상황은 부정과 긍정 양 측면이 다 있다. 단계별 격상에 따른 심리적 이동 제한은 부정 요소인 반면, 전시 내용이 충실하고 경보 단계가 격하되거나 백신의 빠른 보급 등으로 문화 소비심리가 회복되면 코로나블루에 갇혀 지내던 관객들을 대량으로 유입할 수도 있는 가능성은 긍정적 요소이다.      

● 심정택 미술칼럼니스트는 미술계 입문 12년차의 미술 현장 전문가이다. 쌍용자동차 기획팀, 삼성자동차 기획팀 등 자동차회사 기획 부서를 거쳤고, 홍보 대행사를 경영했다. 상업 갤러리를 경영하면서 50여회의 초대 전시를 가졌고, 국내외 300여군데의 작가 스튜디오를 탐방하였다. 각 언론에 재계 및 산업 칼럼을, 최근에는 미술 및 건축 칼럼을 기고해 왔다. 저서로는 '삼성의몰락', '현대자동차를 말한다', '이건희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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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rellrep 2020-11-29 07: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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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중학생 2020-11-28 23:29:17
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좋아하는 전시회를 마음껏 다녔으면... 국민여러분, 우리 모두 힘내서 코로나 극복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