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로 뜬 '팬덤 플랫폼'...위버스·네이버·엔씨 '아티스트 확보'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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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로 뜬 '팬덤 플랫폼'...위버스·네이버·엔씨 '아티스트 확보'에 사활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0.11.26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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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조 규모 팬덤 경제 활용한 커뮤니티 플랫폼...음악시장의 새로운 수익창출
위버스·브이라이브 팬십·유니버스...팬 커뮤니티, 제각각 다른 강점 '쏠쏠'
팬덤 플랫폼 성패 여부는 결국 "아티스트 라인업 확보"
엔씨소프트는 내년 팬덤플랫폼 '유니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양소희 기자] K팝의 규모가 커지고 팬덤 시장이 급격히 활성화되자 엔터기업들의 구독형 플랫폼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빅히트가 처음으로 구축했던 위버스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자 SM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 등 대형업체들도 각자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로부터 1000억원을 투자 받으며 파트너십을 강화했고, 동시에 자사가 운영해오던 팬클럽 플랫폼 '리슨(lysn)'을 네이버가 운영하는 동영상 플랫폼 '브이라이브'의 글로벌 커뮤니티 멤버십 플랫폼에 포함시켰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7월 설립한 자회사 클렙을 통해 팬덤을 위한 올인원 플랫폼 '유니버스' 정식 론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 기술 등이 접목된 서비스를 제공해 차별화를 시도하는 중인데 아이즈원, 몬스타엑스, 강다니엘 등이 합류한 상태다.

엔터 기업들이 플랫폼 운영에 관심을 보이는 가장 주된 이유는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한 추후 사업 방향성 설정이 가능하고 ▲팬덤 시장을 활용해 직·간접적 수익 창출 경로를 다양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팬덤 경제 활용한 커뮤니티 플랫폼...전례 없던 '장미빛' 사업 분야

전문가들이 추산하는 팬덤 경제의 총 시장 규모는 8조원에 달한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팬덤 경제의 총 시장 규모가 7조9000억원"이라며 "간접 참여형 매출의 플랫폼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플랫폼을 활용한 팬덤 사업은 국내외에서 전례 없던 산업모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연구원은 "그동안 기존의 세계 음악 시장은 음반 등 레코드 시장이 50%, 콘서트 시장이 50%를 차지했다"며 "이를 융합해 새로운 수익 창출 요소를 만들어낸 것이 팬덤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플랫폼을 활용한 각종 팬덤 관련 산업은 코로나 확산세에 오프라인 콘서트 개최가 불가능해지자 이로 인한 매출 타격을 상쇄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도 꼽힌다.

플랫폼 산업의 경우 장기적으로는 매출 요인을 분석한 후, 이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한 사업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매출 기록을 통해 구매자들의 소비 패턴과 선호하는 상품, 행사 등을 분석하는 것은 엔터 기업들이 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수립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위버스 플랫폼 홈페이지. 사진=위버스 홈페이지

위버스·브이라이브 팬십·유니버스...각각 다른 강점 '쏠쏠'

가장 빨리 팬 커뮤니티 플랫폼의 상업성을 극대화시킨 위버스 플랫폼은 빅히트 자회사 비엔엑스가 운영하고 있다. 위버스에는 빅히트 소속 아티스트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뿐 아니라 레이블즈 소속 아티스트 세븐틴과 여자친구, 엔하이픈 등이 입주해 있다. 

최근에는 선미, 헨리, 드림캐쳐 등도 들어왔으며, 빅히트가 최근 지코가 운영해오던 코즈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함에 따라 기존 코즈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도 조만간 위버스 플랫폼 내 카테고리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버스 플랫폼을 통해 지난 10월 진행했던 방탄소년단 콘서트는 시청료로만 500억원 이상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회원가입 절차가 간편하다는 점이 강점이며 대부분의 컨텐츠나 아티스트의 게시글은 무료로 볼 수 있으며, 멤버십 가입을 통해서는 아티스트들의 미공개 편지, 사진 등을 볼 수 있다. 별도의 구매를 통해서는 유료 영상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다.

유일하게 엔터기업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만큼, 유통 경로의 일원화와 수수료 절감 효과는 위버스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 팬십 플랫폼 브이라이브 홈페이지. 사진=네이버 브이라이브 홈페이지

SM의 리슨이 자리잡은 네이버의 '브이라이브'는 이미 1000개 이상의 아티스트 전용 소통 채널이 개설돼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존의 온라인 플랫폼이었던 만큼 접근성이 뛰어나 블랙핑크, 트와이스, 레드벨벳 등의 연예기획사 가수들이 이미 참여하고 있는 상태다. 또 김선호 등 최근 인기를 끄는 배우들도 브이라이브를 이용하고 있어 가수만 입주해 있는 여타 플랫폼보다 수요가 훨씬 다양하다.

한 관계자는 "네이버의 경우 엔터사들과 연합해 아티스트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시간 방송을 통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은 브이라이브의 강점이다. 실제로 브이라이브를 통해 컴백 관련 영상 등도 빠르게 공유되고, 해외팬들도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브이라이브 이용자의 80% 이상이 해외팬"이라고 밝혔다. 

브이라이브는 아이돌그룹의 온라인 콘서트 티켓 판매나 브이라이브에 올라온 영상에 광고가 붙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브이라이브의 글로벌 커뮤니티 멤버십 플랫폼 팬십에서는 모바일 앱 전용 응원봉도 판매하고 있다.

응원봉은 아이돌 그룹의 대표적인 커머스 상품 중 하나로, 원래는 오프라인 콘서트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지만, 온라인 전용 3D 응원봉도 최근에는 인기를 끌고 있다. 모든 아티스트의 3D 응원봉은 이용 기간에 따라 가격이 다르며, 같은 기간 내 이용 가격은 모두 동일하다. 

게임회사로 유명한 엔씨소프트의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는 후발주자다. 내년에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전망이며 지난 12일부터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자회사인 클렙이 운영하는 유니버스는 AI 기술이 적용된 서비스가 여타 팬 커뮤니티 플랫폼과 가장 차별화되는 포인트다. 엔씨소프트는 AI 기술을 통해 가수들의 목소리를 구현해 연예인들과 직접 대화하는 듯한 경험의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티스트의 캐릭터를 직접 꾸미고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된다.

유니버스는 내년 초부터 134개국에서 3개 국어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네이버 측에서 팬들이 자막을 만들 수 있도록 마련해둔 페이지. 사진=네이버 V Fansubs 홈페이지

팬덤 플랫폼 성패 여부는 결국 "아티스트 라인업 확보"

사실 대부분의 팬덤 플랫폼이 비슷한 기저를 가지고 있어서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를 얼마나 섭외하는지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최근 "해외 아티스트들의 입점 문의도 꾸준하다"고 언급했던 빅히트의 경우, 25일 오전 미국 싱어송라이터 '그레이시 에이브럼스'가 위버스에 합류했다. 네이버의 경우 SM과의 협업을 통해 아티스트의 다양화 뿐 아니라 아티스트별 영상 컨텐츠의 다양화 등에 힘쓰고 있다. 

해외팬들의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글로벌 팬들이 쓸 수 있는 안정적인 서비스망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비엔엑스는 위버스 플랫폼의 사용성 확장을 위해 개발자·디자이너 등의 인력을 추가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지원 언어는 10여개에 달한다. 

네이버 역시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만큼 중국어 번체 등 10여개 언어의 자막을 제공한다. 네이버는 팬들이 자막을 만들 수 있는 페이지도 따로 마련해 두었다.

업계 관계자는 "팬덤 규모가 큰 아티스트를 섭외할수록 경쟁력이 확보된다"며 "팬덤 경제가 올 10대 소비트렌드 안에 들어갔던 만큼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기업들의 경쟁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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