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막내린 '트럼프-아베' 밀월...日언론 "대미 영향력 축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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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막내린 '트럼프-아베' 밀월...日언론 "대미 영향력 축소 우려"
  • 라미 일본 통신원
  • 승인 2020.11.17 17:55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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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스가 전화회담에는 긍정적 반응...
바이든 "센카쿠 열도에 대한 美방위 의무 적용 의사"밝혀
한일 관계에선 바이든의 과거 행적에 우려커져
라미 일본통신원.
라미 일본통신원.

[오피니언뉴스=라미 일본통신원] 일본 언론들이 미 대선 관련, 바이든 당선자가 대통령 취임이후 미일관계 분석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일본에선 바이든 당선자를 친중인사로 분류하면서 일본의 글로벌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바이든 당선자가 예전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신사참배 문제를 놓고 비난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스가 요시히데 내각의 대미 전략이 '아베-트럼프'시대와 달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바이든 당선자가 선거인단을 270명 이상을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바이든의 승리 연설과 함께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큰 카멀라 해리스 씨와 그녀의 연설 내용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다.

그리고 바이든 정권에서의 주력 정책이 될 것으로 보이는 코로나 대책(과학 중시), 경제 재생(양적 완화, 증세), 인종 문제(경찰개혁, 다양한 인사), 기후변화(파리협정 복귀)에 대해서 비중 있게 소개했다.

바이든 당선자가 대통령이 될 경우 미・일 관계에 대해 TBS의 저녁 메인 뉴스인 ‘news23’에 출연한 와세다대학교 나카바야시 미에코 교수는 미・일 관계에서 트럼프는 아메리카 퍼스트를 위해 양국교섭을 중시했지만, 바이든은 동맹국을 중요히 여겨, 다국간의 협의를 중요시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일본은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필요가 있다”며 “ 왜냐하면 바이든 당선자가 트럼프 이전 시대로 돌아가려 할 것이기에 결코 일본만 우대해 주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미 대선 바이든 당선자의 주요 정책인 ‘코로나 대책’, ‘경제 재생’, ‘인종 문제’, ‘기후 변동’을 소개하고 있는 TV 도쿄 밤 메인뉴스. 사진=TV도쿄 화면 캡처.
미 대선 바이든 당선자의 주요 정책인 ‘코로나 대책’, ‘경제 재생’, ‘인종 문제’, ‘기후 변동’을 소개하고 있는 TV 도쿄 밤 메인뉴스. 사진=TV도쿄 화면 캡처.

또 “아베 총리의 노력으로 트럼프와는 좋은 관계를 구축했지만, 이제는 일본이 상당히 힘내지 않으면 매몰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후지TV의 밤 메인 뉴스에 출연한 츠다쥬쿠대학의 카야노 토시히토 교수는 “바이든 당선자는 그동안 친중파라 불려왔다”며 “그러나 현재 미국 내에서 반중 정서가 강해 바이든 당선자도 대중국 강경 노선을 택했다지만, 단지 구체적인 대(對)중국 정책의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씨는 국제 공조를 강조하며 중국도 동맹국과 함께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일본이 미국, 호주, 인도와 함께 만들어 왔던 대중 포위망에 미국을 어떻게 더 관여하게 만드는가가 이후 일본에 있어서 큰 열쇠가 될 것 같다”고 발언했다.

TV도쿄의 밤 메인 뉴스에 출연한 후지사키 이치로 전 일본 주미대사는 “바이든 당선자가 오바마 시절부터 미일 관계의 중요성을 항상 역설해 왔다며 일본과의 무역 교섭과 안전 체제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그 이유로 바이든 당선자가 예전에 미일 무역에서 미국의 대일 의존도가 더 낮아질 때까지  새로운 협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당선자와 스가 총리의 첫 전화 회담 후, ‘미일 동맹의 강화’, ‘코로나 대책과 기후 변화 문제 협력’이라는 자막과 함께 보도하는 TV아사히의 밤 메인 뉴스. 사진=TV아사히 화면 캡처.
바이든 당선자와 스가 총리의 첫 전화 회담 후, ‘미일 동맹의 강화’, ‘코로나 대책과 기후 변화 문제 협력’이라는 자막과 함께 보도하는 TV아사히의 밤 메인 뉴스. 사진=TV아사히 화면 캡처.

그리고 미국 선단(先端)정책 연구소 상급연구원이고 민주당 브레인 중 한 명인 그랜 후쿠시마 씨는 “미국에 대한 그리고 아시아 지역에서의 일본 영향력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며 “그 이유로 세계 각국으로부터 미국이 세계적인 역할을 하는 노선으로 되돌아오기를 바라는 기대가 워싱턴에서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여러 나라에서의 바이든 정권에 많은 접촉을 원할 것이므로 일본도 힘내길 바란다”는 의견을 전했다.

지난 12일, 바이든 당선자와 스가 총리의 첫 전화 회담 이후 일본 방송들은 나흘 연속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그 이유는 미국이 일본을 보호해야 한다는 미・일 안보 조약 제5조에 중국과 영토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센카쿠열도의 적용에 바이든 씨가 동의했다는 것과 미일 동맹의 강화 및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해 갈 것이라는 발언이 있었다는 스가 총리의 발표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지난 12일 TV아사히의 저녁 메인 뉴스에 출연한 스가 정권의 브레인 중 한 명이고 극우 방송에도 자주 출연하는 미야케 쿠니히코 씨는 “센카쿠 이야기가 나온 것은 통상 의례적인 통화 내용보다 내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상당한 준비와 신뢰 관계가 없으면 이렇게까지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호평했다. 

반면에 후지TV의 카자마 신 해설위원은 “스가의 전화 회담 후의 발언은 일본 국내 여론을 크게 의식한 듯하다며 바이든 측의 보도 발표와 비교하면 알 수 있다.”라고 전했다.

바이든 측 발표에서는 안전보장조약 5조에 관해 언급은 했지만, 센카쿠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스가 총리는 바이든의 대(對)중국 인식에 의문을 가진 국내 여론을 의식해 센카쿠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고 전하며 그것은 중국에 대한 견제 메시지이기도 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TV도쿄의 밤 메인 뉴스의 야마카와 타츠오 해설위원은 “스가 총리로 바뀌어 다행이다. 아베 총리였으면 트럼프와 매우 좋은 관계였으므로 더 힘들었을 것 같다”라는 발언을 했다.

바이든 당선자가 과거 부통령 시절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중재역으로 나섰다가 아베 전 총리와의 의사소통에 오해가 생겨 한미일 관계가 오히려 악화됐었다고 보도하는 TV아사히의 오전 정보 방송. 사진=TV아사히 화면 캡처.
바이든 당선자가 과거 부통령 시절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중재역으로 나섰다가 아베 전 총리와의 의사소통에 오해가 생겨 한미일 관계가 오히려 악화됐었다고 보도하는 TV아사히의 오전 정보 방송. 사진=TV아사히 화면 캡처.

바이든 당선자가 과거 부통령 시절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로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크게 실망했다는 것을 공공연히 피력한 것에 대해 일본 방송에서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도하면서도 앞으로 한일 관계에서 바이든 당선자의 행보를 우려하는 모습도 비중 있게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과거 박근혜 정권 시절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중재 역할을 위해 일본과 한국을 차례대로 방문했을 때, 바이든 당선자가 아베 전 총리에게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단념할 생각입니까”라는 질문을 했고, 이에 대해 아베 전 총리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당선자는 “예스(Yes)”의 의미로 받아들였지만, 아베 전 총리 측은 단지 즉답을 회피한 것에 불과했다는 것이 결과적으로 증명됐다. 

바이든 당선자는 당시 일본에  이어 방문한 한국에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아베 전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가 얼마 뒤 아베 전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자 크게 실망했다는 국무성 담화를 발표했다. 

특히 ‘실망’이라는 표현을 넣도록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주도했다는 후문이 미국발 외신을 통해 보도된바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이로 인해 미일 관계가 악화되는 동시에 한국과 중국의 반일 감정을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보도했다. 

또 최근 일본 언론들은 바이든 당시 부통령은 “내가 실언 제조기일지 모르나 진실을 말하지 않는 남자와 비교하면 내가 훌륭하다.”라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씨가 대통령이 됐을 때,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겠냐는 우려를 보였다. 

일본 네티즌들은 그동안 아베 총리와의 친밀한 모습을 보였던 트럼프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는 반응이 많았다. 우선 야후 재팬에서 “바이든 씨 승리, 미・일관계 어떻게 되리라 생각해?”라는 질문의 여론 조사에서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50.3%였고 “좋아질 것”은 16.7%로 평소 극우적 색채가 강한 야후 재팬의 여론이라고 해도 바이든 씨에 대한 우려가 압도적으로 컸다.  

바이든의 승리로 미일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관한 여론 조사 결과. (위로부터) ‘나빠진다.’, ‘변함없다.’, ‘좋아진다.’, ‘모르겠다.’ 사진=야후 재팬 화면 캡처.
바이든의 승리로 미일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관한 여론 조사 결과. (위로부터) ‘나빠진다.’, ‘변함없다.’, ‘좋아진다.’, ‘모르겠다.’ 사진=야후 재팬 화면 캡처.

일본 언론들은 또 지난 12일 바이든 당선자와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가진 전화 회담 중 중일 분쟁구역인 센카쿠 열도에 대한 언급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날 전화 회담에서 바이든 당선자와 스가 총리는 센카쿠 열도가 미국이 일본을 보호하도록 의무돼 미・일 안보 조약 제5조에 해당한다는 바이든 당선자의 발언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또한 바이든 씨와 스가 총리의 전화 회담 결과에 대해서는 “미·일 동맹만 있다면 대북 문제는 없을 것이고 대 중국, 대 러시아 압박도 되는 셈이니까. 그거면 되는 거 아니야?”라는 반응이 있었지만, 아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 중이어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역전하게 되면 일본의 입장이 매우 난처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이렇듯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을 잃을 것에 대한 우려와 친 중국 인사로 여겨졌던 바이든 당선자가 센카쿠 열도 방위에 대한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조금은 안심하는 모습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 라미 일본 통신원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 현재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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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중 2020-11-20 01:20:57
좋은 기고글 잘 읽고 갑니다.

성진화 2020-11-19 16:54:56
발빠른 정보와 분석 감사합니다.

최은숙 2020-11-19 10:48:54
잘 읽었습니다.

강형준 2020-11-19 05:01:56
오늘도 글 잘 읽고 갑니다.

Happydotori zoa 2020-11-18 15:47:07
항상 세세하게 기사를 작성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