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남은 블루오션은]① '핫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경쟁...선두는 아두카누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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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남은 블루오션은]① '핫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경쟁...선두는 아두카누맙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0.11.17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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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 단백질 엉켜 발생한다는 분석이 가장 유력...시중 치료제 2개뿐
바이오젠 개발중인 아두카누맙, 가장 앞섰지만 효과 두고 의견 분분
알츠하이머, 전, 초기 단계 연구 활성화 될 것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놓고 전세계 제약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치료제 개발 과정은 쉽지 않다. 임상3상을 포함하면 평균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만큼 시간적 측면, 비용적 측면에서 신약 개발은 쉽지 않지만 일단 성공만 하면 일명 '대박'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반해 확실한 치료제가 거의 없다시피 한 블루오션 분야라면 미래는 더욱 장미빛이다.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질환이나 병의 치료제는 여전히 많이 있다. 새로운 질병이 계속 등장하는 지금 제약업계의 남아 있는 블루오션을 조명해본다.
제약업계 블루오션 시장들이 주목 받는 가운데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이 알츠하이머와 관련해 화제가 됐다. 이미지=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양소희 기자] 최근 알츠하이머의 유력한 치료제 후보로 꼽히는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이 화제가 됐다.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이 처음에는 이 약의 효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가 이후에 회의적인 입장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75%를 차지하는 질병으로 탈모, 비알콜성지방간염, 아토피 등과 함께 제약업계의 대표적인 블루오션 분야로 꼽힌다. 

기대 수명이 길어지면서 100세 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령화가 진행되자 발병 및 사망 비율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또 환경 오염과 도시화에 따른 면역력 저하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나 인류는 아직 이들 질병의 '완전 정복'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반면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으로 넘어가는 분야도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먹는 치질약, 보톡스 시장 등은 이미 경쟁이 치열해진 상태"라며 "선두를 지키는 업체 뒤로 경쟁사들이 신제품을 내보내며 물밑경쟁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알츠하이머, 뇌 속 단백질 엉켜 발생...시중 치료제 2개뿐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다. 현대 의학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으로 분류된다. 발병 원인도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70% 정도는 유전적인 요인으로 발병하며 두부 손상, 우울증, 고혈압 등도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치료제는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 NMDA 수용체 길항체지만 증상의 일시적 개선만을 할 뿐 증상을 멈추거나 완치시키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의 경우 아세틸콜린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파괴되면서 분비가 줄어들고 그 결과 기억력이나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형태로 진행된다.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를 복용하면 알츠하이머로 줄어드는 아세틸콜린 농도를 증가시켜 인지기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NMDA 수용체 길항체의 경우 흥분성 아미노산 글루타메이트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며 기억능력을 저하시키는 것을 억제하는 물질로 중증도에서 고도의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주로 사용된다.

바이오 신약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삼바가 위탁생산 계약 체결한 아두카누맙, 왜 FDA서 인정 못 받았나

떠오르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중 가장 주목 받았던 것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평가를 두고 의견이 갈렸던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이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계약을 체결했던 상태라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바이오젠은 지난해 아두카누맙의 임상 3상에 실패한 바 있다. 이후 연구를 재개했지만 유효성이 부족해 이번에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유효성이란 한마디로 '효과'를 의미한다.

그럼에도 아두카누맙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서 3상에 도전했던 유일한 후보 물질이다. 초반에는 임상 실패까지 거론되며 회의적인 시각을 받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는 연구개발이 진행중이다.

아두카누맙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 있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타깃으로 하는 항체로, 아밀로이드에 달라붙어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한다. 뇌 속 단백질인 아밀로이드와 타우가 잘못 접히면 엉키며 신경세포가 파괴되고 하나의 염증으로 넘어가 치매가 발병하는데, 아두카누맙은 이를 막는 물질이다.

아두카누맙의 유효성이 FDA로부터 회의적인 평가를 받자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임상대상 환자들의 병의 진행 정도가 이미 상당해 아두카누맙이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것만으로는 증상이 나아지지 않은 것이라며 아두카누맙의 효능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이어 아두카누맙이 중증 알츠하이머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더라도 알츠하이머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는 하나의 예방약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반면 애초에 타깃 설정 단계부터 재고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알츠하이머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베타 아밀로이드가 아니라 타우를 타깃으로 설정한 약물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다양한 방면으로 연구가 진행중이다.

국가지정 의과학연구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캐나다 알버타대학교 의과대학이 경구용 형태로 발명한 저분자 펩타이드 2종도 알츠하이머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주목 받았다. 전임상 단계에서 쥐 실험에만 적용되긴 했지만 뇌 속 베타 아밀로이드의 축적을 억제하는 치료법이 기억력 향상에 효과를 보였다는 점이 유의미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9월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영상·유전자·뇌척수액 데이터 등을 분석해 알츠하이머 관련 새로운 유전인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병을 일으켰던 주요 인자로 알려져 있었으나 , 이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새로운 치료 타깃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환자의 인지 기능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유전 인자를 찾아냈다"며 기존 아밀로이드·타우 단백질에 의한 뇌손상과는 양상이 달랐다는 점이 유의미했다고 언급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규모 전망. 그래프=한국투자증권

알츠하이머, 전, 초기 단계 연구 활성화 될 것

데이터모니터 헬스케어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에 대해 “2024년 126억 달러(약 13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이밸류에이트 파마는 66억8900만 달러(약 6조7000억원)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현상으로는 “알츠하이머 전, 초기 단계에 대한 연구 및 시장의 확대”를 언급하며 2024년에는 전구와 초기 단계의 치료제가 전체 시장의 85%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아두카누맙의 유효성이 의심 받으면서도 예방, 초기 단계에서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만큼 이같은 전망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

보건복지부 역시 “FDA도 초기 단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의 중요성을 인지하며 관련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며 “신경손상이 너무 많이 진행돼 치료가 어려워지는 시점에 이르기 전인 초기단계의 환자를 진단 및 치료하는 것의 중요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두카누맙은 여러 차례 유효성에 대한 논란을 딛고 발전해 온 만큼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성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여기서 연구 타깃의 다양화와 중개연구의 활성화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만큼, 뇌 염증, 베타 타우 등 여러 가지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개 연구의 강화도 지적됐다. 신약 개발사들의 경우 연구개발 비용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연구 성과가 마일스톤 등을 수령할 수 있는 상업적인 판매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중개연구과 활성화되어야 한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 역시 조선일보 기고문에서 글로벌 임상시험 수탁 기관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함께 중개 연구 활성화를 언급했다. 이 대표는 “중개 연구가 활발해질 때 신약 개발 효율성과 생산성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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