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영의 홍차수업] (22) 서구에서 급성장중...허브차 이야기
상태바
[문기영의 홍차수업] (22) 서구에서 급성장중...허브차 이야기
  • 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 승인 2020.11.08 12: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약초, 향초를 재료로...허브 종류 다양해서
'카페인 없는' 차 장점..폴리페놀 항산화 효과도
서구에서 독일이 허브차 시장 규모가 가장 커
허브차 효능 '과장'되기도...자신에 맞는 허브차 골라야
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인삼차는 인삼으로 만든 차다. 율무차는 율무로 만든 차고, 생강차는 생강으로 만든 차다. 허브 차는 당연히 허브로 만든 차다. 그런데 진짜 차(茶, Tea)는 차나무의 싹이나 잎으로만 만든 것이다. 따라서 인삼차, 율무차, 생강차는 진짜 차가 아니다(굳이 정의하자면 대용차가 맞다).

약초를 차로 우려낸 허브차

허브차 역시 진짜 차(Tea)가 아니다. 서양에서 허브차의 정식명칭으로 티젠(Tiasne-말린 잎이나 꽃으로 만든 즙), 인퓨전(Infusion- 우려낸, 달여 낸 즙)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서양에서도 티젠, 인퓨전 이라는 용어뿐만 아니라 허브 티젠(Herbal Tiasne), 허브 인퓨전(Herbal Infusion) 그리고 허브 차(Herbal Tea) 등 다양한 용어를 사용한다. 즉 엄격한 의미로는 차(Tea)가 아니지만 일상에서는 명확한 기준 없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게 차(Tea)로 취급된다.

허브차의 장점중 하나는 카페인이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사진= 구글
허브차의 장점중 하나는 카페인이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사진= 구글

허브로 만든 차를 허브 차로 부른다면 허브는 무엇인가. 허브(Herb)의 사전적 의미에는 약초, 향초라는 뜻이 있다. 즉 약으로 사용하는 약용식물과 향이 나는 식물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초본식물(草本植物)이라는 뜻도 있다. 줄기가 비교적 연하여 목질(木質)을 이루지 않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은 뒤에 지상부가 말라죽는 식물을 말한다. 1년생, 2년생, 다년생이 있지만 우리나라 경우 대체로 가을철에 지상부가 말라죽는 식물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허브의 뜻은 매우 광범위하며 일반적으로 잎, 줄기, 뿌리, 꽃, 열매 같은 특정부위(해당 허브의 향기물질이 위치한 곳)가 식용, 약용에 쓰이거나 이들의 향기나 향미가 다양한 목적에 이용되는 식물의 총체다. 향신료 또한 크게 보면 허브에 속한다.

이 중에서 허브차에 사용되는 것은 좁은 의미로 주로 초본식물의 녹색 잎이나 꽃, 열매 등을 의미한다. 하지만 강황이나 생강처럼 식용, 약용에 주로 사용되는 것이 허브에도 사용되기도 해 그 기준이 명확하지는 않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허브차는 캐모마일, 페퍼민트, 히비스커스, 로즈힙, 루이보스, 레몬 그라스, 레몬 버베나, 레몬 머틀 등이 있다. 이들 중 하나로만 허브차를 만들기도 하고 여러 허브를 블랜딩 하기도 한다. 허브차 시장이 커지면서 허브차에 사용하는 허브 종류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중국 전설속 황제 신농(神農)이 인간에게 남긴 공헌 중 하나가 이 세상의 식물을 먹을 수 있는 것, 먹을 수 없는 것, 약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구분했다는 것으로 보아 인간이 허브를 사용한 역사는 매우 깊다. 한의사의 영어명칭이 허브 닥터(Herb Doctor)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허브는 오랫동안 주로 약리적 효능을 목적으로 사용해 왔다.

중국 전설 속 황제 신농(神農)은 인간이 먹어도 되는 식물들을 분류했다고 전해진다. 사진= 구글
중국 전설 속 황제 신농(神農)은 인간이 먹어도 되는 식물들을 분류했다고 전해진다. 사진= 구글

서구에서 고급 허브차 시장 급속 성장

1980년대부터 서양에서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허브차가 주목 받게 되었고 최근 들어서 허브차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특히 고급 허브차 시장이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허브차 시장 규모가 상당히 커졌다. 그 만큼 음용하는 사람들도 늘었고 관심 또한 많아졌다

허브차의 가장 큰 특징은 카페인이 들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약리적 효능 및 진정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현대인들이 주로 겪는 스트레스, 긴장감, 불면증을 완화시키는데 효과가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부각된다.

그리고 차나 커피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종류의 폴리페놀 즉 항산화 성분이 들어있다. 이런 이점들이 알려지면서 일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급격히 늘어나는 노년인구가 허브차 시장 성장의 동인 중 하나로 여겨지기도 한다. 

유럽 국가들 중에서는 독일이 가장 큰 허브차 시장을 가지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허브차 판매물량이 약 4만 톤으로 2위인 영국의 3900톤에 비하면 10배나 큰 시장이다. 독일은 차로써 뿐만 아니라 약으로도(Herb Medicine) 허브가 매우 일반화 되어있다.

캐모마일은 미국에서는 첫번째로, 독일에서는 두번째로 인기있는 허브차다. 사진= 구글
캐모마일은 미국에서는 첫번째로, 독일에서는 두번째로 많이 마시는 대표적인 허브차다. 사진= 구글

이렇게 수요와 시장은 급격히 커지고 있지만 우리가 접할 수 있는 허브차의 효능에 대한 정보는 다소 과장되고 엄격히 검증되지 않은 것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허브차를 즐겨 마시는 소비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허브차에 대해 직접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허브차는 펄펄 끓인 아주 뜨거운 물에 적어도 5분 이상을 우려야 맛있다. 사용된 허브와 그 부위에 따라 다르겠지만 꽃, 잎, 줄기/껍질, 뿌리/열매 등 순서로 7 ~ 8분까지 우려도 된다.

허브차 역시 차(Tea)와 마찬가지로 맛있게 우리는 골든 룰은 없다. 이 기준을 가이드로 해서 자신에게 맞는 맛을 찾기를 바란다.

● 홍차전문가 문기영은  1995년 동서식품에 입사, 16년 동안 녹차와 커피를 비롯한 다양한 음료제품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홍차의 매력에 빠져 홍차공부에 전념해 국내 최초, 최고의 홍차전문서로 평가받는 <홍차수업>을 썼다. <홍차수업>은 차의 본 고장 중국에 번역출판 되었다. 2014년부터 <문기영홍차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홍차교육과 외부강의, 홍차관련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홍차수업2> <철학이 있는 홍차구매가이드> 가 있고 번역서로는 <홍차애호가의 보물상자>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