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메모리가격 하락에 고전..."내년 회복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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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메모리가격 하락에 고전..."내년 회복 예상"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0.11.04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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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메모리 가격 하락에 실적 부진, 서버용 제품 수요 줄어
"인텔 인수 대금 절반은 차입등 외부조달, 필요시 자산 유동화"
4분기에도 메모리 가격 하락 예상, 내년 회복될 듯
SK하이닉스가 만든 128단 1Tb TLC 낸드플래시와 개발중인 솔루션 제품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만든 128단 1Tb TLC 낸드플래시와 개발중인 솔루션 제품들. 사진=SK하이닉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SK하이닉스가 4일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전분기 대비 실적이 악화됐다고 밝힌 상황에서 실적 악화 원인과 10조3000억원에 이르는 인텔 인수자금 마련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실적 악화 대비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으며 인텔 인수 자금 마련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SK하이닉스 지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6%, 33% 줄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밝힌 실적 악화 원인은 서버향 D램과 SSD수요 감소로 인한 가격 하락이다. 

SK하이닉스 분기별 D램, 낸드 매출 비중 추이. 자료=SK하이닉스

시장에서는 이미 지난2분기와 3분기 D램과 낸드 플래시 등 가격하락으로 SK하이닉스의 실적 하락을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지난 3분기 SK하이닉스 매출 중 D램과 낸드플래시가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72%, 24% 수준으로 전체 매출의 86%를 차지한다. 

SK하이닉스는 "신규 스마트폰 출시 등의 영향으로 모바일 수요가 늘고 PC에 탑재되는 D램 용량이 늘고 게임 콘솔용 SSD 출시, 노트북 수요 견조 등으로 관련 매출은 늘었지만 데이터 센터용 D램과 SSD 수요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제품별 매출 비중. 자료제공=SK하이닉스 

반도체 업계 특성상 제품별 매출 비중을 공개하진 않지만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 자료에서 그래프를 통해 대략적인 매출 비중을 공개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그래프에서도 나왔듯이 D램의 경우 서버용 수요가 가장 많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전체 매출의 72%를 D램이 차지하고 이 중 대략 50%가 서버용 제품에서 나오는 매출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지난 3분기 SK하이닉스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서버용 D램의 수요 감소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5일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9월 서버 D램(DDR4 32GB) 고정거래가(기업간 거래 가격)는 122달러로 전월(128달러) 대비 4.7% 하락했다. 서버 D램 고정거래가는 지난 7월(-6.4%), 8월(-4.5%)에 이어 9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이 서버 투자를 줄이면서 수요가 줄었고 가격 하락세로 이어졌다.

최영산 이베스트증권 반도체 연구원은 "이미 3분기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SK하이닉스의 전분기 대비 실적 하락을 예상했다"며 "그러나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율, 제품군 등 복합적인 면에서 수익성 방어를 잘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공정에서 수율개선, 미세공정화 등 복잡적 요소가 원가 절감으로 이어져 수익성을 방어했다"고 설명했다. 

실적은 먹구름인데 M&A 자금 10조원은 어떻게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부문 인수 대금 마련에 문제가 없을뿐 아니라 이천 M16팹(제조 공장) 등에 대한 투자도 이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는 이날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인텔 낸드부문 인수 대금 90억달러 중 70억달러는 2021년말 1차로 지급한다"며 "절반은 고유 현금성 자산과 향후 영업 현금흐름을 활용하고 잔여분은 차입등 외부조달하거나 필요시 자산 유동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 조달 방법으로 키옥시바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대표는 "키옥시아투자금 조기 회수는 검토할 순 있으나 가능성은 적다"고 답했다. 이어 "인수를 위한 역량이 충분한 만큼, EUV(극자외선) 등 미래 기술 도입에 차질은 없다"면서도 "설비투자의 급격한 감소는 없겠지만 기존과 같이 보수적인 운용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올해 말 완공되는 이천 M16팹에 EUV 전용 클린룸을 마련했다고 공개했다. 이 대표는 "장비가 스케쥴대로 입고되고 있고, 10나노 4세대(1a)부터 EUV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10나노 4세대(1a) 제품의 출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EUV란(extreme ultraviolet, 극자외선)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극자외선 파장의 광원을 사용하는 기술이나 제조 공정을 말한다. 반도체 칩을 제조할 땐 웨이퍼 위에 극도로 미세한 회로를 새겨 넣는 것이 중요하다. EUV 광원은 기존 공정에 적용 중인 불화아르곤(ArF) 광원보다 파장이 짧기 때문에 더 미세한 공정이 가능하다. EUV공정에 사용되는 노광장비의 대당 가격은 1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4Q 실적에도 먹구름

문제는 메모리 가격하락이 4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4분기에는 D램 수요 감소로 하락폭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PC D램보다 서버 D램의 가격 하락폭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과잉이 여전하기 떄문이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서버 D램 가격이 13∼18%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D램 시장의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올라갈 여력이 없다”며 “올 4분기에 PC D램 가격이 3분기보다 10%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도 3분기 대비 개선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는 싸이클이 있는 만큼 지난 2018년도까지 호황기를 거쳐 2019년 하반기부터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현재가 하락의 정점에 있는 것인지 하락 중에 있는 것인지는 시간이 지나고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를 반등의 시기로 예측했다. 고객사의 서버투자 확장으로 서버용 D램과 낸드 플래시 수요증가를 예상했다. 5G 영향으로 모바일에서 사용하는 데이터와 단말기 판매가 함께 늘어 관련 제품군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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