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D-8 '홀로 뛰는' 트럼프 vs '대신 뛰는' 바이든, 유세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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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D-8 '홀로 뛰는' 트럼프 vs '대신 뛰는' 바이든, 유세 효과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0.26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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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등 지원군단 등에 업은 바이든 vs 나홀로 유세하는 트럼프
트럼프는 하루 3~4곳 돌며 현장 유세 집중
바이든은 코로나19 우려해 비교적 조심스러운 행보
경합주 지지율 격차는 좁혀지고 있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세 방식이 대조적이다. 사진은 지난 16일 조지아주 메이컨의 '미들 조지아 리저널 공항'에서 유세를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세 방식이 대조적이다. 사진은 지난 16일 조지아주 메이컨의 '미들 조지아 리저널 공항'에서 유세를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열흘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길도 분주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입장에서는 현재 레이스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만큼 선거 당일까지 우위를 지속하는 것이 관건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지지율 격차를 더욱 좁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다. 

서로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두 후보에게 막판 유세가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두 후보는 서로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초호화 지원군' 바이든 vs '나홀로 유세' 트럼프

두 후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지원군의 유무다. 바이든 후보에게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여사를 비롯해 힐러리 클린턴 전 상원의원 등 든든한 지원자가 포진해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군은 상대적으로 초라한 편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현장유세에 나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관심을 받기 위한 리얼리티쇼처럼 다뤘다"며 "진짜 리얼리티(현실)는 22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코로나19로 숨지고, 수많은 가게가 문을 닫은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인구당 사망률이 미국의 1.3%에 불과하다고 강조하며 "어느 대통령에게도 코로나는 매우 도전적인 과제였겠지만, 트럼프처럼 망치지는 않았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군인을 패배자·호구라고 부르는 대통령, 세계 독재자들과 어울리는 대통령을 보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11월 프랑스 방문 당시 미군 전사자들을 '패배자'라고 표현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를 언급하며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를 강조한 것이다. 

힐러리 트럼프 전 국무장관 역시 바이든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한 클린턴 전 장관은 뉴욕타임스의 오피니언 팟캐스트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해) 우리의 제도에 대한 남용과 파괴가 4년 더 이뤄진다고 생각하면 나는 문자 그대로 속이 메스꺼워진다"고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한다면) 우리의 가치와 규범을 손상시키고 우리의 리더십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트럼프가 이길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대부분의 공화당원들도 트럼프 시대가 끝나길 바랄 것"이라며 "공개적으로는 말할 수 없겠지만, 우리만큼이나 그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때 바이든 후보의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지난 24일 펜실베이니아를 방문해 지원유세를 했다. 그는 "간단히 말해서 이 나라는, 사실 이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또다른 4년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를 당선시키고 이 나라의 변화의 과정을 시작하자"며 "우리가 이 국가를 만들어가자"고 주장했다.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영향력있는 이들은 상당히 많다. 지난 8월 진행된 전당대회에서도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여사가 찬조연설에 나선 바 있으며, 앨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지지를 표명한 상황이다.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지지층에게서도 존경을 받아온 고(故)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의 부인인 신디 매케인 여사 역시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과학전문지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과 네이처, 의학 학술지인 랜싯 온콜로지, 주요 일간지인 USA투데이,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대중지인 롤링스톤,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의 엘누에보디아 등 언론 매체들도 줄줄이 바이든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보수성향의 뉴햄프셔주 최대 신문인 뉴햄프셔유니언리더(NHUL) 역시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이 매체가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것은 100년만에 처음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홀로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월말 진행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도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팀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 및 케빈 메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이 찬조 연설자로 나섰다. 가족들과 공화당 소속 의원을 비롯한 최측근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에서 유세하는 오바마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에서 유세하는 오바마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한 시 바쁜 트럼프 경합주 돌며 유세 vs 바이든은 최소한의 일정

두 후보의 발걸음도 사뭇 다르다. 지지율을 좁히기 위해 다급한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에도 많게는 4~5곳을 방문하는 '열정'을 보이고 있는 반면, 바이든 후보는 한두군데에 집중하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선거캠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5곳에서 유세를 한 데 이어 24일 4곳, 25일에도 2곳에서 유세를 펼쳤다. 26일에도 3곳에서의 유세가 예정돼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참모들에게 코로나19 회복 당시부터 선거 당일까지 매일매일 수많은 유세 일정을 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큰 움직임이 없다. 지난 마지막 대선토론이 있던 지난주에는 유세 일정을 아예 잡지 않기도 했다. 이번주 역시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주 등 경합주에 집중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2016년 클린턴 후보가 앞섰지만, 최종 득표에서 트럼프 후보가 이기면서 선거인단을 빼앗긴 곳이다. 조지아주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클린턴 후보를 이긴 곳이며, 현재는 두 후보가 동률을 기록하고 있는 곳이다.  

이처럼 두 후보의 선거운동 스타일이 전혀 다른 이유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인식이 정반대인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대중에게 알리려 애를 쓰고 있고,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최소한의 유세 역시 '드라이브인' 방식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 마지막 대선 토론에서도 '전염병이 곧 사라질 것'이라고 장담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 저곳 바삐 움직이며 지지율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는 것이다. 

미국 주간지인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경합주를 방문하며 막판까지 부동층을 결집하기 위해 시간을 쪼개쓰고 있는 반면 조 바이든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막판까지 대조되는 두 후보의 스타일은 코로나19 확산, 투표율, 사전투표율 등 몇 가지 변수와 연동된다"며 "어느 후보가 이기든 선거 전략은 향후 몇 년간 비판론자들에게 분석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바쁜 일정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연결된다. 반면 바이든 후보의 조심스러운 움직임은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다소 위험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은 선거 막판 경합주를 방문하지 않았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에도 지금과 비슷한 일정을 소화하며 '현장 유세'에 집중한 바 있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클린턴 후보에게 뒤지고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주요 경합주를 싹쓸이하며 대통령에 당선된 바 있다. 

US뉴스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바이든 후보의 이같은 움직임이 2016년 악몽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조심스레 우려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적인 일정을 소화하며 경합주를 공략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바이든 후보는 여유로운 전략으로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 코로나19가 미국 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다, 77세의 고령인 바이든 후보가 감염될 경우 더 심각한 리스크에 노출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조심스러운 전략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한편 주요 경합주에서는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지속적으로 좁혀지고 있다. 

25일 미 CBS 방송이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와 지난 20~2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에서는 바이든 후보(50%)와 트럼프 대통령(48%)의 지지율 격차가 2%포인트를 보였으며, 조지아주에서는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각각 47%로 동률을 기록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바이든 후보(51%)의 지지율이 트럼프 대통령(47%)을 4%포인트 앞섰으나, 이는 오차범위 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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