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바이든?] ③글로벌은 왜 바이든 기대하나..."한국 경제, 최대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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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바이든?] ③글로벌은 왜 바이든 기대하나..."한국 경제, 최대 수혜"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0.15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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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각종 국제기구 탈퇴...국제사회 고립과 영향력 축소 '자초'
바이든, WHO·파리기후협약 재가입 공약...국제적 리더 재도약 다짐에 '환영'
대중정책·대북정책에서 '일관적인 바이든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유진투자증권 "미중 갈등에 악영향 받은 한국, 세계 교역 회복 최대수혜 예상"
미국의 대선 여론조사 결과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쪽으로 기울고 있는 가운데, 국제 사회 또한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우호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대선 여론조사 결과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쪽으로 기울고 있는 가운데, 국제 사회 또한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우호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20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는 전세계인의 관심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제한적인 유세 환경으로 인해 미국 시민들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두 후보의 공약을 자주 접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탓에 일각에서는 '깜깜이 선거'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선거의 초점이 코로나19 상황과 대응, 그리고 인종차별 반대 시위 등 미국 내 상황으로 좁혀지면서 외교정책과 관련한 공약은 더욱 더 화두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세계 주요 언론들은 현재 미국의 국제적인 영향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선거가 그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트럼프 이전의 시대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의 고립주의, 국제 리더 '공백' 초래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외친다. 분야를 막론하고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다. 자국의 이익에 반한다고 생각되면 국제 기구나 협정에서 탈퇴하거나 자금줄을 끊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1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을 시작으로 유엔인권이사회(UNHRC),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이란 핵협정 등에서 줄줄이 탈퇴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파리기후협약 공식 탈퇴를 선언했으며, 지난 7월에는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공식 통보하기도 했다. 세계무역기구(WTO) 무역분쟁의 최종심을 담당하는 상소기구의 상임위원 임명에 있어서도 보이콧하면서 WTO 상소기구마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뜨렸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 미국은 수많은 국제기구에서 줄줄이 발을 빼기 시작한 것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며 다자간 조약 및 국제공약을 불태워버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할 경우 이같은 기조는 더욱 강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반대 노선을 걷고 있다. 동맹국과의 관계를 견고히 하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다시 높일 것을 강조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2020년 민주당 정강정책에서 '동맹국(allies)', '동맹(alliances)'이라는 단어가 각각 22번, 15번 언급됐다"며 "2016년 정강정책에서 각각 17번, 5번 언급된 것보다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바이든 후보는 다자조약 참여 등 동맹강화를 우선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터키 재무장관 출신인 케말 더비스 브루킹스연구소 부소장은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기고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관계를 무시하고, 수십년간 아메리칸 파워의 핵심 원천이었던 다자주의를 경멸함으로써 미국의 파워와 영향력을 약화시켰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상당한 소프트파워를 유지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할 경우 소프트파워는 급격히 쇠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인권을 비롯한 각종 문제를 보다 일관된 방식으로 격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다자주의에 대한 접근법을 바꾸면서 국제질서의 비효율적이고 위험한 분열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후보의 다자주의 접근법은 WTO 사무총장 후보로 출마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에게도 유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이 된다면, 다른 회원국들 사이에서도 미국의 다자주의 복귀 기대감이 커질 수 있는데, 이 경우 중간자적 입장으로 안정적으로 끌어줄 수 있는 유 본부장을 더 선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유 본부장과 함께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WTO 차기 사무총장 최종 라운드에 돌입한 가운데, 11월7일 이전에 최종 결론이 나올 예정이다. 

바이든은 재가입 공약...'국제적 리더'로 해결책 제시 가능

트럼프 대통령이 많은 국제기구에서 발을 빼고 있는 가운데, 그 중에서도 유독 파장이 클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WHO와 파리기후협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WHO가 미국을 최대 지원국으로 두고도 중국 편향성으로 인해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고 주장, WHO 탈퇴를 선언했다. 탈퇴는 1년전 서면 고지 방침에 따라 2021년 7월6일부터 효력을 갖게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가 여전히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탈퇴는 WHO의 대응과 국제사회의 협력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도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결정으로 미국은 오는 11월 파리협정에서 최종 탈퇴하게 된다.

기후변화는 전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중대한 과제이자, 전세계의 협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는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을 비판해왔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이를 지적하며 "향후 국제문제 해결과 관련해 미국의 영향력은 감소할 수 밖에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바이든 후보는 대통령 당선시 WHO와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케말 더비스는 "바이든 당선시 미국 역시 WHO의 일원으로 남아 국제사회에 협력하며 전염병 예방에 힘쓸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파리기후협약도 재가입해 기후변화에 맞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것이 미국의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지만, 기본적인 가치와 국제사회의 이익을 공유하면서 미국이 국제적 리더로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든의 대중정책, 세계적 불확실성 줄일 듯 

미국과 중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경제의 절반에 달한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비단 두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2018년부터 2년 넘게 지속된 미국과 중국간 최악의 갈등 상황은 현재까지도 계속 진행중이다. 특히 코로나19 책임을 둘러싸고 양국간 갈등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는 전세계 국가들의 무역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 요인으로 자리잡게 됐다.

전세계가 미국의 대선 결과에 주목하고, 대중정책의 변화 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관세인상 카드를 사용했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후에도 대중 강경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의제 10개 항목 중 하나가 '중국 의존 종식'이다. 세부적으로는 ▲중국에서 제조업 일자리 100만개 되찾기 ▲중국에 아웃소싱하는 기업의 연방정부 계약금지 ▲중국에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묻기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관세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무역제한 조치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바이든 후보 또한 중국에 대해 강경한 기조를 가지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관세를 인상하거나 제재를 가하는 직접적인 방식 대신 동맹국과의 연대를 통한 접근을 강조하는 것이다.  

동맹국과의 연대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중국의 인권문제, 기후변화 책임 등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을 회복함과 동시에 동맹을 다짐으로써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 해군참모대학의 조교수인 리스너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후보의 (대중) 접근 방식은 단순히 중국 뿐만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도 미국을 보다 매력적인 파트너로 인식시키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와는 달리 자유무역의 회복에 비중을 두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이에 따라 지난 2018년 이후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 고조에 따른 세계경제 위축 사례가 재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최소한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으로 인해 세계 산업생산 및 세계교역이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라며 "바이든 시대의 세계 경제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해소만으로도 긍정적 여건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한국 경제는 세계 교역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료출처=유진투자증권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한국 경제는 세계 교역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료출처=유진투자증권

한국 경제 세계교역 수혜 기대..대북정책도 일관될 듯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한국 경제는 세계 교역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약화됐던 한국-중국-미국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이 복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된 2018년 하반기 이후 2019년까지 우리나라의 대미수출은 소폭 증가한 반면 대중 수출은 크게 감소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3개국의 가치 사슬을 약화시킨 탓에 우리나라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이 부정적 영향을 받았던 것이다.

실제로 중국 국가별 수입에서 우리나라의 수출 비중은 2018년 상반기 14.8%에서 2019년 12.8%로 하락한 바 있다. 미국 수입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 하락분은 우리나라가 아닌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증권사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 국면에서 우리나라는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며 "바이든 당선시 미국의 무역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축소로 세계 교역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우리나라의 수출 개선 또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바이든 후보가 보다 관대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든 후보는 화려한 이벤트는 없지만 일관된 대북정책을 추진할 전망이라는 것. 북한 입장에서도 냉탕과 온탕을 반복하는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일관된 원칙을 고수하는 바이든 정부와의 관계가 편안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논란이 해소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할 경우 한반도 미군 철수 이슈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으나 바이든 후보의 한국과의 동맹 우선주의는 이러한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현재 여론조사 결과는 바이든 후보 쪽으로 더 기울고 있다. 미국의 선거 조사업체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기준 바이든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86.1%로 예상했다. 

가디언이 13일 오피니엄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후보는 57%의 지지율을 얻어 40%의 지지율의 트럼프 대통령을 큰 격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집계한 전국 여론조사 평균치에 따르면, 14일 기준 바이든 후보는 51.6%의 지지율로 트럼프 대통령(41.6%)을 10%포인트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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