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실적] 화장품, 턴어라운드는 '아직'...LG생건만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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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실적] 화장품, 턴어라운드는 '아직'...LG생건만 '선전'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0.10.13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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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LG생활건강은 매수...아모레퍼시픽은 유지"
화장품 수출 40% 차지하는 '중국' 모멘텀이 관건
中 성장률 회복세 뚜렷...11월 광군절 성수기에 기대
국내 화장품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코스맥스·한국콜마·LG생활건강(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양소희 기자] 상반기중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화장품업계가 주력인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의 수요 회복을 계기로 3분기에 반등 모멘텀을 찾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오프라인 시장의 회복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낙폭을 줄이는 정도일 뿐 턴어라운드 시기가 온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다만 LG생활건강의 매출 호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증권사들은 LG생활건강의 3분기 실적 전망치와 목표 주가를 상향조정하고 매수 비중확대 의견을 내놨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과 오프라인 시장 부진의 늪을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마케팅과 중국 수요 회복으로 만회하며 약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이 제시한 LG생활건강의 목표 주가는 180만원이다. 전날 이 회사의 종가는 158만5000원이었다. 기존 목표주가였던 160만원보다 12% 높아진 것이다.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가 상향된 것은 ▲이전 분기 대비 면세 수요 회복 ▲고마진 상품 해외 선전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 덕분이다.

LG생활건강 분기별 주가 추이. 그래프=키움증권

유안타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은 LG생활건강의 3분기 실적에 대해 매출액 1조624억원, 영업이익 3248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모두 4%씩 증가한 수치다.

지난 9월 화장품업종 판매실적은 전분기 대비 나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위축됐던 중국 시장이 살아난 영향이 컸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게 LG생활건강이라는 평가다.

반면 여타 경쟁 기업에 대해서는 '중립' 의견을 내놨다. LG생활건강과 경쟁관계에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도 이전과 같은 19만5000원이 유지되고 있다. 최근 현대차증권과 하나금융투자증권은 이 회사에 대해 "실적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장품, 1·2분기 코로나19로 오프라인·중국 시장 매출↓

1분기와 2분기 화장품업종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암울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해외매출 급감과 국내외 오프라인 시장의 부진이 가장 컸다.

아모레퍼시픽만 해도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했다. 해외 사업은 적자전환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국내와 해외 매출이 각각 전년동기 대비 26%, 21%씩 줄었다"고 밝혔다.

특히 북미와 유럽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규모가 커지며 잠정 휴점에 들어가 매출이 각각 3분의 1 넘게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비대면 시장이 활성화되며 온라인 매출이 증가하기는 했으나 오프라인 매장 휴점으로 인한 타격을 상쇄하지는 못했다" 고 밝혔다.

한국콜마 역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역성장' 했다. 1분기에 비해 수익성이 개선되긴 했지만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모습까지는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하반기 실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한국콜마의 화장품 영업이익률이 7%대 회복을 보였고, 모멘텀이 회복될 전망"이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부진의 끝"이라며 "악재가 끝나고 중국 관련한 실적 개선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의 전체 실적은 1,2분기 모두 '컨센서스 상회'를 기록했다. 하지만 화장품이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비켜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음료 등 여타 부문에서 선전한 게 큰 도움이 됐다.이다.

지난 2분기 LG생활건강은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0.6% 성장한 303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2분기 화장품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5%, 영업이익은 15% 줄었다. 해외매출이 23% 증가했지만 면세점 매출 부진에 따른 타격이 컸다.

3분기 모멘텀은 '중국'...수출 48% 차지하는 '큰 손'

3분기 화장품업계의 가장 큰 모멘텀은 중국 시장의 회복세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4월 기준으로 중국은 한국 화장품의 해외 수출 비중 중 40%를 차지했는데 지난달 15일 기준으로는 48.2%로 높아졌다. 점차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다가 8월 중순 코로나 종식 선언 전후로 수요 증가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화장품 국가별 수출현황. 자료=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중국이 화장품 수출 업계의 '큰 손'인 만큼 중국 수요가 증가하면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 증권사들의 설명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지난 8월 16일 이후 단 한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발표한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며 면세점 판매액 증가를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6.8%까지 추락했던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2분기 3.2%로 반등했고, 3분기에는 5%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의 국경절 황금 연휴 기간이었던 1~8일간의 중국의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중국 정부가 적극 육성 중인 하이난 등 4개 면세점 판매액도 전년동기 대비 167% 증가했다.

중국 광군절 시기의 행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11월11일 광군절도 화장품업계에게는 호재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알려져 있는 광군절을 전후 소비규모는 상상이상이다. 광군절 개시 1분 36초만에 거래액이 100억 위안(약 1조 6566억원)을 넘길 정도다. 

지난해 광군절에는 알리바바에서 20만개 브랜드가 100만개 이상의 상품을 판매했으며, 이용 고객만 5억명을 넘어섰다. 2018년에는 총 소비 규모가 35조3684억원에 달했다.

이런 만큼 광군절을 기다리는 업계의 기대감은 남다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광군절은 해마다 해당 시즌 매출에 상당한 부문을 차지하는 만큼 업계에게는 큰 행사"라며 "올해에도 아모레퍼시픽에서 5개(설화수, 헤라, 마몽드 등) 자회사 브랜드가 참여할 예정이며 사전예약 등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광군절 기간동안 중국 왕홍(인플루언서)과 유명 아이돌 쉬자치 등을 통해 홍보와 판매를 공격적으로 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 중 일부는 "광군절이 워낙 큰 행사다보니 해당 시기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것도 맞고, 중국 시장이 큰 것도 맞다"면서도 전반적인 올 흐름에 대해 "현지 시장보다는 면세점 매출이 회복세를 견인했다"며 면세점 매출은 국내매출로 잡힌다는 점을 언급했다.

LG생활건강·코스맥스는 '매수'...나머지는 '신중'

LG생활건강의 경우 '숨', '오휘' 시리즈 등 고마진 프리미엄 브랜드 상품을 출시하며 수익성을 제고했던 전략이 중국 시장 회복과 맞물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LG생활건강은 중국 소비자가 특히 선호하는 럭셔리 브랜드를 보유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중국 황실을 연상시키는 디자인과 명칭을 붙인 고가의 제품들을 꾸준히 출시해왔다. 같은 브랜드 안에서도 프리미엄 고가 라인을 내보내며 입지를 굳혀왔다. '오휘더퍼스트'와 '숨 로시크숨마'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전망은 유보적이다. 

나은채 애널리스트는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며 "중국시장 회복 속도 자체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지만 역성장을 상쇄시킬 정도는 못 되고, 국내 시장도 당분간도 실적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시장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매출 비중이 큰 이니스프리의 매출 감소다. 오프라인 채널 비중이 특히 높은 이니스프리의 경우 3분기에도 실적 부진 흐름이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면세점 매출에 대해서도 "하이난 면세점 등을 노리는 등 매출 다각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매출 비중의 90%를 차지하는 한국 면세점 내의 부진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라며 "내수 면세 채널은 전 분기 대비 역성장 폭이 감소할 수 있으나 전반적인 오프라인 시장의 위축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단기간 실적 부진을 피할 수는 없지만 2분기에 성장세를 보였던 온라인 채널의 성장이 수익성 개선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온라인 채널의 성적이 괜찮지만 오프라인 손실을 어느 부분 상쇄하고 있는 정도"라며 "광군절 전망을 봐야 하는데 올해 안에 설화수가 중국서 럭셔리 브랜드 탑10에 들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배송이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니스프리 부진이 이어지면서 체질 개선 효과가 가시화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콜마는 고객사인 애터미가 4분기부터 중국 사업을 확장하고 인도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매출 증대에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로드샵 기반의 브랜드샵 등과 관련한 매출이 줄어 2분기와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 내 코로나 안정화에 따라 화장품 소매판매액이 턴어라운드를 보일 수 있다"며 "중국 내 애터미 물량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종대 하나금투 애널리스트는 면세점 시장과 중국 시장 마케팅으로 성장세를 보이는 LG생활건강, 중국 벤처 기업과 화장품 관련 계약을 맺고 초도 물량 생산에 들어간 코스맥스를 제외한 기업에 대해서는 '중립'이라는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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