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집의 인사이트] 공모주 광풍, 빅히트의 경쟁력은 지속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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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의 인사이트] 공모주 광풍, 빅히트의 경쟁력은 지속될 것인가
  • 권상집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
  • 승인 2020.10.0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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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 공모주의 끝판왕이라고 불렸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주 청약이 마감됐다.

BTS의 빌보드 싱글 1위 소식 등으로 100조에 육박하는 청약 증거금이 몰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이틀간 모집한 청약 증거금은 총 58조 4236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에 못 미치긴 했으나 카카오게임즈가 수립한 증거금 기록과 맞먹는 엄청난 규모임엔 틀림없다. 

빅히트의 공모주 청약결과가 당초 기대에 못 미친 이유는 카카오게임즈(2만4000원), SK바이오팜(4만9000원)에 비해 다소 높게 공모가(13만5000원)를 결정한 점, 그리고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43.9%로 앞선 두 기업에 비해 다소 낮은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에서 BTS의 현재 인기를 정점으로 보는 등 기관 별로 의견이 엇갈린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올해 내내 부동산 못지 않게 재테크 분야에서 공모주라는 키워드가 화제였을 정도로 많은 자금이 몰렸지만 투자자들의 학습효과로 공모주 투자가 생각보다 많은 수익을 거두지 못한 점도 또 다른 걸림돌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공모주 열풍을 주도한 카카오게임즈는 초기 과도한 기대가 겹쳐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계속 하락, 현재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우려의 시선

공모주 열풍을 주도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투자가 장기간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에 관해 투자자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바이오제약주, 게임주가 지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의해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는 화제를 모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주 청약에는 58조원의 자금이 몰려 시장의 높은 기대감을 잘 보여줬다. 사진=연합뉴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공모주 청약 마감 이후 빅히트의 기업 경쟁력 분석이 여기저기서 거론되는 이유도 주가의 장기적 흐름은 기업의 핵심역량, 경쟁력이 좌우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이오제약주는 신약 개발의 실패 위험이 워낙 크다는 점, 그리고 카카오게임즈는 자체 게임개발 경쟁력이 없다는 점에서 주가의 장기적 경쟁력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빅히트에 대한 우려도 바로 이 부분에서 시작된다. BTS라는 글로벌 콘텐츠가 존재하지만 ‘BTS를 빼면 빅히트에 대한 경쟁력에서 과연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가 빅히트의 최대 단점이라고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빅히트의 주가에 대해 다각도로 경쟁력을 검증했다는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 최하 10만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 증권사 별로 천차만별인 이유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도박산업 또는 로또산업이기에 애초 콘텐츠의 핵심 경쟁력을 분석하는 건 사실 신의 영역에 가깝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BTS를 글로벌 아티스트로 성장시킨 방시혁 의장 조차 언론 인터뷰에서 “BTS의 성공 요인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도출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운이 많이 따른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인정할 정도다.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방시혁 의장의 승부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기업 가치를 정확히 가늠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의 가치관, 그리고 기업의 전략적인 성장 방향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일단 다른 기획사와 달리 방시혁 의장이 체계적인 경영 방식을 고수하고 있고 회사의 성장 방향성을 지금도 구성원들에게 강조하는 점은 상당 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아울러 빅히트는 2017년부터 소위 3대 기획사인 SM, YG, JYP를 영업이익, 순이익 면에서 압도하고 있다. 지난해 여성 아이돌그룹 ‘여자친구’의 소속사 쏘스뮤직을 인수했고 올해 5월에는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며 규모를 키웠다. 국내 최대 콘텐츠 기업인 CJ ENM, 모바일 게임 분야 1위 기업인 넷마블과도 협력 전선을 구축하며 든든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신곡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1위라는 쾌거를 이룬 방탄소년단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핵심 경쟁력이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19라는 예기치 못했던 돌발 위기가 발생하며 대다수 공연업계와 기획사가 침체를 거듭했지만 초기부터 팬과의 소통, 커뮤니티 확장을 온라인 공간에서 구축한 점도 빅히트의 장점이다. 또한 자체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콘텐츠 개발 기업에서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 포지션을 전환하는 점에서 빅히트의 성장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빅히트에 음악 전문가 이외 블록체인 및 빅데이터 전문가, AI 전문가, 게임 기획자 등 콘텐츠·IT 분야 베테랑들이 최근 집결하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빅히트가 기존 3대 기획사와 다른 IT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 인재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방시혁 의장은 이미 SM, YG 등의 기획사가 아닌 미래 경쟁자로 네이버와 카카오를 지목하고 나섰다. 

'최고가 아닌 차선을 선택하는 무사안일에 분노한다'는 그의 승부수가 빅히트를 어디까지 끌고 갈 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그의 또 다른 도전이 성공한다면 빅히트는 분명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에서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이제 빅히트의 경쟁력은 ‘BTS + 알파’에 있다. 지금부터는 그 알파를 조금 더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 권상집 교수는 CJ그룹 인사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카이스트에서 전략경영·조직관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활발한 저술 활동으로 2017년 세계 최우수 학술논문상을 수상했다. 2020년 2월 한국경영학회에서 우수경영학자상을 수상했다. 동국대 재직 중 명강의 교수상과 학술상을 받았다. 9월부터는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로 일하고 있다. 현재 한국경영학회와 한국인사관리학회, 한국지식경영학회에서 편집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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