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트렌드] 코로나19 시대에 '추석'이란?...달라진 명절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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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트렌드] 코로나19 시대에 '추석'이란?...달라진 명절 풍경들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20.09.3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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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고속도로 휴게소내 취식 금지…포장후 차량에서 취식하도록
차례도 마스크 쓰고, 음복도 자제해야...민속놀이 대회 사라져
귀성 자제하고 명절 간소히 보내는 선례 남길 듯...명절이 어떻게 바뀔까
지난 29일 추석 연휴를 앞둔 서초구 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는 예년에 비해 다소 한산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평년보다 방문객이 10분의 1 정도로 줄어든 것. 사진=연합뉴스
지난 29일 추석 연휴를 앞둔 서초구 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는 예년에 비해 다소 한산했다. 휴게소측은 평년보다 방문객이 10분의 1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1년에 두 번 대한민국은 민족대이동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다. 명절 얘기만 나와도 관자놀이가 쑤시기 시작한다는 며느리들도 있고, 고향과 부모 친지들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한 이들은 갖은 애를 써서 꽉 막힌 귀성길을 오른다. 

하지만 2020년 강력한 전파력을 지닌 코로나19의 파급은 우리 민족의 최대명절인 추석의 풍경마저 완전히 바꿔 놓았다.

정부는 30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를 계기로 코로나19 전국 확산 가능성을 막기 위해 대국민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했고 이에 국민들 대부분도 따르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휴게소 내 취식이 금지된 전국 고속도록 휴게소. 방역당국은 사진처럼 포장 구매하여 차내에서 먹도록 권고한다. 사진=연합뉴스
휴게소 내 취식이 금지된 전국 고속도록 휴게소. 방역당국은 휴게소 음식을 포장 구매해 차내에서 먹도록 권고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 모든 고속도로 내 휴게소 취식 금지…포장 후 차량에서 취식 권고

예년 같으면 꽉막힌 명절 귀성길속에 고속도로 휴게소가 그나마 먹거리 즐거움으로 피로회복과 먹거리 위안을 줬다.올해는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실내 취식이 금지됐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  연휴 마지막날인 10월 4일까지 6일간 포장 판매만 가능하다.

서울 만남의 광장휴게소 내 테이블과 의자는 이미 한쪽으로 치워진 상태. 정부 지침에 따라 포장한 음식을 차량에서만 먹을 수 있으며 몇 개 비치된 야외 테이블을 이용할 때는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음식 주문과 계산도 자동주문기(키오스크)를 이용해야 한다. 이용이 익숙치 않은 어르신들은 직원들이 도와준다. 

휴게소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뭐니뭐니해도 우동과 짜장면, 라면 등이지만 현재는 국물이 포함된 음식은 판매되지 않는다. 포장이 용이한 도시락, 덮밥 위주로 메뉴마저 간소화됐다. 하지만 일회용 용기로 포장해 차량에서 먹는 것이 불편한 이들은 간단한 스낵 위주로 허기를 채워야 하는 실정이다. 출발하기 전에 미리 먹을 것을 간단히 준비해 가는 것도 좋은 방법. 

휴게소를 방문할 때도 코로나 감염여부를 체크하는데 응해야 한다. 도로공사는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간편 전화 체크인' 시스템을 도입한 상태다. 휴게소 방문객이 안내문에 적혀있는 가상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면 출입 정보가 바로 전송되는 방식이다.

이번 추석 기간에는 고속도로 이용이 유료다. 정부는 명절 때마다 통행료를 면제해 왔으나 올해는 유료로 전환하고 이 기간의 통행료 수입은 휴게소 방역 인력 및 물품 확충 등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인지 고속도로를 이용해 귀성하는 숫자가 확연히 줄었다.

광주 북구청어린이집에서 원생들이 차례 예절을 배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주 북구청어린이집에서 원생들이 차례 예절을 배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시대에 피해야 할 추석 관습

코로나19 확산 속에 맞게 된 추석. 방역당국은 ‘비대면 추석’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지만 불가피하게 귀성하더라도 방역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권고하는 방역 지침은 어떤 것인지 살펴본다.

먼저 차례를 지낼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방역당국이 권하고 있다. 차례에 참석하는 인원도 최소화하고 2m 거리두기를 지키도록 했다. 마스크 착용은 거리두기의 매우 중요한 수단이며, 차례를 지내는 사이 사이에도 손 세정제를 사용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다함께 음식을 만들거나, 음복도 자제해야 한다.

올해는 민속놀이 체험, 인형극, 송편 만들기, 팽이 만들기 등 행사도 거의 볼수 없게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전국 발령으로 공식적으로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의 집합, 모임, 행사는 전면 금지된 상태다. 마을잔치, 지역 축제, 민속놀이 대회 등도 집함 금지 대상 사례에 포함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며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입원·치료비와 방역비에 대한 구상권이 청구될 수 있어 반드시 지켜야 한다.

휴양림 등 국공립 숙박시설도 운영 중단 조치를 지키도록 하고 있어, 이를 이용하는 것도 어렵다. 이 밖에 관광지 인근에 위치한 밀집이 우려되는 국공립시설도 소관 부처 및 지자체장이 운영을 중단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있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기간 동안 중단됐던 박물관 등 실내 국공립시설은 문을 열고 있다. 수도권의 놀이공원과 워터파크를 이용하려면 사전예약제 등을 통해야 하는데 이용인원이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제한돼 있어 사전에 연락해서 이용가능 여부를 알아둬야 한다. 이들 시설을 이용할 경우 마스크 착용, 출입자 명부 관리, 주기적 환기와 소독 등의 방역 수칙을 지켜야한다. 

코로나19로 달라진 풍경들. 멀리 계신 부모님들이 자식들보고 찾아오지 말라고 당부하는 플랭카드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달라진 풍경들. 멀리 계신 부모님들이 자식들보고 찾아오지 말라고 당부하는 플랭카드들.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가까워서 좋았었는데...시댁이 수도권이면 어떡하나요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추석 귀성 자제를 당부하면서, 부모님이 비교적 거리가 먼 곳에 사는 이들 대다수는 귀성을 포기했다고 한다. 연로한 부모님들 대부분은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자녀들의 방문이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부모님 댁이 수도권 인근으로 가까워 비교적 수월하게 찾아뵙던 이들은 오히려 난감한 상황이라고 호소한다. 사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장 위험한 지역이 수도권이기에, 가까운 거리인데 찾아봬야할지 말아야할 지 난감해하는 자식들도 없지 않다.

부모님이 먼저 '오지 말아라'고 결단을 내려주면 좋겠지만, 상황은 여의치 못하다. 남편들은 제사준비를 좀 간소히 하고 머무르는 시간을 좀 줄이더라도 부모님을 찾아봬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명절이라도 좀 쉬고 싶다는 아내의 눈치를 보고 있는 실정. 

또한 귀성을 포기한 자식들은 홀로 명절을 보내게 될 부모들을 '원거리 비대면'으로 간호해야 할 것이다. 노인들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고독을 느끼기 쉬워 자녀가 독립하거나 신체노화, 은퇴 등을 과정을 겪으면서 다양한 상실감을 느낀다고 한다. 코로나19로 가까운 이웃들과의 소통도 줄어들면서 소외감과 우울감을 겪고 있는지도 살펴야 할 것이다.

이번 추석처럼 귀성을 자제하고 명절을 간소히 보내는 전례가 남겨진다면 앞으로의 명절은 또 어떻게 바뀐 모습으로 전개될지 새삼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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