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방역은 뒷전...'여행장려'에 '코로나는 독감' 주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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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방역은 뒷전...'여행장려'에 '코로나는 독감' 주장까지
  • 라미 일본 통신원
  • 승인 2020.09.27 13:56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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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기준 코로나 하루 확진자 600여명
나흘간 연휴에 전국적으로 여행 인파 붐벼
친정권 인사들 "코로나는 독감" 여론 조성 중
라미 일본 통신원.
라미 일본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라미 일본 통신원] 최근 일본에선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이 점차 사그러들고 있는 모습이다. 

매일 500명이 넘는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정부가 오히려 여행권장캠페인을 벌이고, 친정부 인사들은 코로나는 독감 수준이라고 연일 방송에 나와 설파하고 있다.  

일본 미디어에서 코로나에 관해 다루는 비중은 예전에 비해 적어졌고, 그나마 매일 나오던 신규 감염자 수 보도도 스포츠 경기의 스코어를 보도하는 수준으로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 부터 나흘간 계속된 연휴기간 동안,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GoTo 캠페인(국내여행장려 캠페인)’의 영향도 있어, 일본 각지는 여행객으로 인산인해였다. 그러나 코로나에 대한 불안은 찾기 어려웠다. 

마치 일본만 코로나 이전 세상으로 돌아온 듯한 모습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일본 미디어도 일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에는 친정부적이라고 여겨지는 방송 프로그램과 출연자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그리고 그들의 논조를 보면 일본 정부가 현재 추구하고 있는 정책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최근 친정부 성향의 인물인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지사, 전 후생노동성 의료 관료이고 의사인 키무라 모리요 씨, 교토대학의 미야자와 타카유키 준 교수 등은 여러 방송사에 빈번히 출연하며 코로나는 별것 아니라는 주장을 설파하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나흘간 이어진 일본의 연휴 기간, 관광지에 인파가 몰렸다고 전하는 아사히TV '하토리 신이치의 모닝쇼' 방송화면. 사진=아사히TV 화면 캡처.
지난 19일부터 나흘간 이어진 일본의 연휴 기간, 관광지에 인파가 몰렸다고 전하는 아사히TV '하토리 신이치의 모닝쇼' 방송화면. 사진=아사히TV 화면 캡처.

먼저 그 선두 주자가 키무라 모리요 씨다. 그녀는 코로나 초기부터 아사히TV의 ‘비트 다케시의 TV 태클’과 극우 성향으로 유명한 아사히 방송 TV의 ‘정의의 편’에 거의 고정 출연해, “신형 코로나는 대부분이 경증자이고 중증자와 사망자가 적으며, 특히 독감 정도의 질병”이라며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의 주장에 동조하는 인사들의 방송 출연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이런 논조를 설파하고 있는 하시모토 오사카 전 지사다. 하시모토 전 지사는 자민당 정권의 정책 중에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은 적극적으로 비판하지만, 정기적으로 아베 전 총리 및 스가 총리와 회식을 가질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신형 코로나가 그다지 위험하지 않다는 주장을 줄곧 펼쳐온 키무라 모리요 씨. 아사히방송TV '정의의 편' 에 출연해 코로나는 독감 수준이라며 방역단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아사히방송TV 화면 캡처.
신형 코로나가 그다지 위험하지 않다는 주장을 줄곧 펼쳐온 키무라 모리요 씨. 아사히방송TV '정의의 편' 에 출연해 코로나는 독감 수준이라며 방역단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아사히방송TV 화면 캡처.

스가 총리가 이번에 오사카 엑스포 장관을 신설한 것이 하시모토 전 지사의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최근 적극적인 코로나 대응으로 인기가 급상승한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지사의 소속 정당인 “일본유신회”를 배려한 것이라는 것이 현지 언론에선 정설로 보도되고 있다.
 
게다가 하시모토 전 지사는 오사카 시장직을 사임한 이후 정보 방송 등에서 시원하고 논리적으로 보이는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다. 시청자들에게 자기가 한 말은 지키는 사람으로 여겨져 다시 정치인으로 복귀하기 바라는 일본인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방송사의 러브콜도 쏟아지고 있다. 참고로 스가 총리가 취임했을 때 하시모토 전 지사의 총무성 장관 기용설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 하시모토 전 지사가 신형 코로나에 과도한 경계와 대응은 필요 없다는 주장을 적극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말 신형 코로나를 결핵과 비슷한 법정전염병 2등급에서 5등급으로 낮출 필요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 일본 방송 프로그램. 표=라미통신원.
지난달 말 신형 코로나를 결핵과 비슷한 법정전염병 2등급에서 5등급으로 낮출 필요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 일본 방송 프로그램. 표=라미통신원.

특히 지난달 10일 TBS의 아침 정보 방송인 ‘굿 럭!’에 17년 만에 출연해 신형 코로나의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아사히TV의 ‘하토리 신이치의 모닝쇼’를 비판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당시 출연한 프로그램의 MC에게 ‘이 방송은 반(反)아베 성향이냐?’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또한 지난달 16일, 후지TV에서 방송하는 정보 방송인 ‘Mr. 선데이’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친 것은 물론 고베시의 보건 국장까지 등장해 하시모토 전 지사의 주장을 옹호하는 수준을 뛰어넘는 발언을 했다. 

그 내용을 요약해 보면 현재 일본에서 신형 코로나는 결핵에 준하는 ‘법정전염병 2등급’으로 지정돼 있는데, 이것은 너무 과하다며, 독감과 비슷한 법정전염병 5등급 정도가 적절하다는 식으로 발언했다. 

게다가 이제는 신형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확진자가 나오면 고베 보건소가 바로 차단에 적극적으로 나설 테니, 코로나를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경제생활을 하라고 발언했다. 

심지어 지난달 25일부터 며칠간 일본의 주요 전국네트워크 방송사들은 코로나를 법정전염병 2등급에서 5등급으로 낮추는 것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루기도 했다.

코로나 감염 '실효 재생산 수'가 낮아지고 있으며 경증자가 대부분인 점 등을 들며 코로나에 대한 과도한 반응은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지사. 사진=후지TV 화면 캡처.
코로나 감염 '실효 재생산 수'가 낮아지고 있으며 경증자가 대부분인 점 등을 들며 코로나에 대한 과도한 반응은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지사. 사진=후지TV 화면 캡처.

지난달 17일 후지TV의 저녁 정보 방송인 ‘it!’에 특별 게스트로 출연한 하시모토 전 지사는 또 다시 “방심해서는 안 되지만, 현재 실효 생산자 수가 낮아지고 있으므로 폭발적인 감염 가능성은 작고 의료 태세도 아직 여유가 있다”며 “매일 발표되는 감염자 수만 자극적으로 보내는 것이 아닌,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다. 

일본 정부의 ‘GoTo 캠페인’과 이들의 주장에 대해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면, 초기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 말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방송에서 코로나는 별것 아니라는 식의 내용이 연일 나오는 데다 관광지에 사람들이 넘치는 모습까지 방송에서 공공연히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전모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중증자와 사망자가 적다는 이유로 그동안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았던 일본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앞세워 ‘GoTo 캠페인’을 유지하고, 친정부 인사들이 집중적으로 방송에 출연해 ‘코로나는 독감 수준’이라고 전파하는 것이 진정 국민을 위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일본인들도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한편 NHK에 따르면 26일 하루동안 일본내 코로나 확진자 수는 635명이었고, 누적 확진자는 8만2518명이다.   

● 라미 일본 통신원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 현재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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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ve.ek 2020-09-28 16:23:49
말도 안되는 조작 은폐 하는 일본!!

외국에 있는 교민이 지병 없는 분인데
코로나 감염 되어 폐가 다 망가져
우리나라로 와서 이식 수술 받고 치료중
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긴병에 효자 없다고 종식이 길어지니 사람들이
안전 불감증으로 느슨해지는 요즘
우리모두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할때 라고 샹각합니다

본인들 심해지니까 일본 한국 입국 금지(중장기 체류 외국인)
풀고 야비하게 별것 아니라고 낮춰 말하고
답이 없는 나라 일본...

Cloud sun 2020-09-28 03:41:11
일본정부는 포기상태.
국민들은 그나마 알아서 대처하려 하지만, 망가진 언론과 무책임한 정부의 고투캠페인으로 그것마저 엉망이 되었다.
이것으로 한일 양국의 입국제한은 언제 풀릴지 미지수.

보렐정리 2020-09-27 20:16:26
참 대~단한 나라네요.
정치도 개판,그 정치에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국민도 개판!

이현중 2020-09-27 18:23:28
허어... 사실상 포기네요

ㅇㅇ 2020-09-27 17:45:28
일본은 10월 이후 11월 코로나 3파 가능성 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