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배터리데이] ① 테슬라, '철통보안'...외신발 예상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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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배터리데이] ① 테슬라, '철통보안'...외신발 예상 시나리오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9.21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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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배터리데이 이벤트, 23일 오전5시30분(한국시간)열려
주요 외신, LFP배터리·실리콘 나노와이어 등 다양한 시나리오 제시
에너지 기업 본격 행보 제시할 가능성도...
월가 "먼 미래보다 단기적 개선 성과에 초점 맞춰라" 
오는 22일(현지시간) 테슬라의 배터리데이를 앞두고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오는 22일(현지시간) 테슬라의 배터리데이를 앞두고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테슬라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날". 지난 1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트윗을 통해 배터리데이를 언급하며 이같이 표현한 바 있다.

머스크의 표현대로 전 세계가 흥미진진하게 테슬라의 배터리데이 행사를 기다리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테슬라는 올 들어 주가가 무려 5배 이상 상승한데다 국내 투자자들 또한 올 상반기에만 4조원이 넘게 테슬라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되는 등, 그야말로 미국은 물론 글로벌시장에서도 가장 핫한 주식이기 때문이다.

이미 오를대로 오른 테슬라 주가의 추가 상승 동력에 대한 힌트가 오는 23일 오전 5시30분(한국시간, 현지시간은 22일 오후 1시30분)배터리데이에서 제시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 위치한 배터리셀 연구소에서 주주총회가 열린 직후 개최 예정인 테슬라의 첫 배터리데이 행사는 현재까지 철저한 보안 속에 가려져 있다. 이미 개최일자만 코로나 확산 등을 이유로 세차례나 연기됐던 이번 행사에 전 세계 미래차 개발 업체와 배터리 업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싼 코발트 뺀 LFP 배터리 공개 가능성

주요 외신들은 배터리데이에서 나올 수 있는 발표들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시나리오는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배터리를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인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과연 테슬라가 어떤 기술을 공개할지 여부다. 

외신들을 종합해보면 크게 3가지 시나리오로 압축된다. 

가장 먼저 리튬인산철(LFP)배터리를 선보일 가능성이다. 현재 전기차 업계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가격'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유럽에서는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NYT는 이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로 유럽 국가들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 정책을 들었는데, 국가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1만달러 가량의 정부 보조금이 지급되면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됐다는 것.

이로 인해 유럽 시장에서는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이 5%에 육박하고, 하이브리드까지 포함하면 9%까지 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한 인센티브가 유럽국가만큼 관대하지 않기 때문에 전기차 점유율이 크게 올라가지 않았고, 여전히 2%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전기차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추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는 설명이다.  

전기차 가격은 약 40% 안팎의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에 달려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니켈과 코발트, 망간 등이다. 전기차 업체들은 배터리 가격을 낮추기 위해 비싼 코발트의 비중을 낮추거나, 혹은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데, 테슬라 역시 LFP 배터리를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한 반면 에너지 밀도가 낮아 큰 공간을 차지하는 단점이 있으나, 테슬라가 에너지 밀도를 높인 LFP 배터리를 개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클린테크니카는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단점이지만, 테슬라가 이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건식전극기술 공개 가능성..전기 비행기도 머지 않았다?

주요 외신들은 '건식 전극 코팅 방식'을 적용한 배터리를 공개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테슬라는 미국 배터리생산업체인 맥스웰 테크놀로지를 인수했는데, 맥스웰은 '건식전극코팅' 기술을 가진 업체다.  

패트릭 허멜 UBS 애널리스트는 "배터리데이에 테슬라는 '건식전극기술'을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기술은 배터리셀 밀도를 50% 높여, 차 한대당 비용을 2300달러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시장 확대의 과제인 비용 절감을 이뤄낼 수 있는 기술인 셈이다. 

기존의 습식방식에 비해 건식 방식은 에너지 밀도를 200~250Wh/kg에서 300Wh/kg까지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스웰은 테슬라에 인수되기 이전에 이미 300Wh/kg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300Wh/kg 수준으로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면 10~20% 이상의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비용절감 뿐만이 아니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25일 트위터를 통해 "긴 수명을 가진 400Wh/kg의 배터리가 대량 생산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3~4년 후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아크인베스트매니지먼트의 샘 코러스 애널리스트가 '전기 비행기'에 대해 언급한 데 따른 답변이었다.

머스크 CEO는 과거에도 수차례 전기 비행기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400Wh/kg 이상으로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머스크의 트윗대로 에너지 밀도 개선의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면, 이것이 배터리데이에서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기술전문 매체인 인버스는 "현재 260Wh/kg의 에너지 밀도에서 400Wh/kg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해보이지만, 만일 테슬라가 30~50%의 개선을 이뤄낸다 하더라도 이 또한 엄청난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이것은 테슬라가 경쟁사보다도 훨씬 더 앞서갈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테슬라 초대장의 배경 화면이 실리콘 나노와이어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테슬라 초대장의 배경 화면이 실리콘 나노와이어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초대장 패턴이 실리콘 나노와이어를 닮았다?

실리콘 나노와이어 구조화 기술이 공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외신들은 테슬라가 배포한 배터리데이 초대장에 주목을 했는데, 독특한 패턴의 점들로 가느다란 선의 형태를 만들어낸 초대장의 배경 그림이 나노와이어의 이미지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일렉트렉은 "배터리데이 초대장이 실리콘 나노와이어 구조와 유사한 디자인을 보이고 있다"며 "우연히도 엠프리우스가 테슬라 공장 근처로 이사오면서 테슬라와 엠프리우스의 협업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엠프리우스는 실리콘 나노와이어 기술 특허를 보유한 회사로, 최근 본사를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 건너편으로 옮겼다. 실리콘 나노와이어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에 비해 최대 50%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리콘은 부피 팽창이 크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엠프리우스는 이를 해결하는 '나노와이어 구조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인도의 기술 전문지인 애널리틱인디아는 "테슬라 측도 실리콘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엠프리우스의 기술력을 활용해 개선책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며 "테슬라는 배터리데이에서 자사의 실리콘 나노와이어 기술과 시장 가용성에 대한 로드맵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에너지 기업으로의 구체적 계획 제시할 수도 

테슬라가 에너지 기업으로의 본격적인 행보를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 

전자제품 전문 미디어매체인 '씨넷'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독일 고객들을 대상으로 '특별하게 설계된 테슬라의 전기 요금을 사용할 수 있다면, 테슬라의 태양광 시스템 및 가정용 스토리지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가', '자동차 충전 시간을 테슬라가 제어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는가' 등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테슬라는 지난 5월 영국에서 전기 공급자 라이센스를 신청한 데 이어, 최근에는 서유럽 전역에서 전력을 공급하거나 거래할 수 있는 사업 허가를 취득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는 기존에도 테슬라의 에너지 사업부문인 테슬라 에너지가 자동차 사업을 능가할 수 있다고 언급해왔다. 테슬라는 유럽의 대표 전력 거래소인 이펙스 스팟(EPEX SPOT)에 회원사로 참여했고, 잉여 전기를 송전망에 되파는 플랫폼 오토비더(Autobidder)를 호주와 미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에 서두르는 유럽지역에서 에너지 시장 진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씨넷은 "이미 우리는 테슬라가 유럽의 에너지시장에 진출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아마도 배터리의 날은 테슬라의 계획에 대해 어느 정도 밝혀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배터리데이 앞둔 테슬라..목표주가는 천차만별

애널리스트 및 투자 전문가들의 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팁랭크스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3개월간 테슬라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낸 30명의 애널리스트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312.73달러다. 눈에 띄는 점은 19달러부터 566달러까지, 테슬라 목표주가의 편차가 상당히 크다는 점이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인 566달러를 제시하고 있는 아구스 리서치의 빌 셀레스키는 "전기차 업계의 강력한 소비자 수요 및 '독보적인 브랜드 평판'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변경했다"고 언급했다.

이밖에도 웨드부시는 380달러에서 475달러로, 파이퍼 제프리는 480달러에서 515달러로, 도이체방크는 300달러에서 400달러로, 크레디트 스위스는 280달러에서 400달러로 배터리데이를 앞두고 목표주가를 높였다.

반면 월가의 대표적인 테슬라 비관론자로 꼽히는 GLJ의 고든 존슨 최고경영자(CEO)는 배터리데이를 앞두고 목표주가를 기존 87달러에서 19달러로 확 낮췄다.

그는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통해 "많은 제조사들이 전기차를 만들기 시작해 테슬라의 매출은 정점을 찍었다"며 "하반기부터 주가가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목표주가의 편차가 크다는 것은 테슬라의 현재 주가(442달러)에 대한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는 뜻도 된다. 배터리 데이에서 테슬라 측이 어떤 발표를 내놓을지에 따라 현재 주가가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인지 아니면 과대평가된 것인지, 혹은 추가적인 상승동력을 얻을 수 있을지 주가의 향방에 대한 힌트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배터리데이에서 먼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CNBC는 "테슬라의 이벤트 데이는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을 이끌어내는 경우가 많지만, 이벤트 데이에서 약속한 것들이 반드시 기한 내에 달성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4월 '투자자의 날' 당시, 머스크 CEO는 "올해 2분기에는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창밖을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자율주행'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로보택시 또한 운영하겠다"고 했으나 이것들은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했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스 맥널리 역시 "우리는 투자자들이 먼 훗날에 대한 기대감에 먼저 뛰어들지 않도록 늘 경고한다"며 "먼 미래보다는 배터리의 밀도나 효율성 비용절감 등 단기적인 성능 지표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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