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감소에 떨어지는 전셋값 ?...전문가 "속단은 일러..신중모드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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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감소에 떨어지는 전셋값 ?...전문가 "속단은 일러..신중모드 유지"
  • 손희문 기자
  • 승인 2020.09.21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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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아파트, 6월 최고점 후 약보합세 유지
9월 들어 소폭 상승 지역도 출현
서울 시내 한강변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강변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손희문 기자] 고공행진 중이던 서울 전셋값이 조정기에 접어든 분위기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가 전세매물 거래량이 줄고 중저가 매물의 시세반영도가 높아지는 것과 이 밖의 요인들까지 고려해야하는 만큼 가격의 향방에 있어 속단은 이르다는 판단이다.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전세 실거래가는 지난 6월 평균 5억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이후 7월과 8월을 거치며 조정을 거쳤고, 이달 들어선 지난 15일 기준 전셋 값이 소폭 상승 중이다.

국토교통부 전세 실거래가 데이터와 부동산 리서치업체 직방 등에 따르면 서울 전세 실거래가격은 지난 6월 평균 4억8282만원으로 역대 최고가격으로 거래됐다. 7월에는 평균 4억 5742만원으로 전월 대비 2540만원, 8월에는 평균 4억1936만원으로 전월대비 3806만원 하락하며 낙폭을 키웠다.

이번 달 들어서는 지난 8월에 비해 1000만원 정도가 올라 평균 4억3301만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월별 평균가격인 4억4647만원에 비해서는 낮다.

서울 전체 평균 전세 실거래가 월별 추이. 자료제공=직방
서울 전체 평균 전세 실거래가 월별 추이. 자료제공=직방

권역별로는 한강이남은 6월 최고가인 5억4464만원을 보였고, 이후 두달 간 하락을 지속해 8월 4억5612만원으로 낮아졌고 이달 들어선 4억 9191만원으로 소폭반등하며 서울 전체 전셋값과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특히 서초구는 최근 고점인 7월 평균 8억4006만원에서 8월에는 평균 6억9903만원으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었는데, 9월 평균 전셋값은 7억4009만원으로 올랐다.

서초구의 경우 지난 6월과 7월 거래가 많았던 단지를 살펴보면 주로 7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가 20건 안팎에 계약이 이뤄진 반면, 8월에는 총 거래량도 줄었지만 장기전세 아파트인 양재리본타워2단지 등 3억원대 아파트 거래가 증가하며 평균 거래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에서 대표적으로 눈에 띄는 단지는 신원동 '서초포레스타3단지'로, 34평(전용 84㎡) 전셋값이  지난 8월 하순 3억원대(12층)에 거래된 매물이 나타났다. 이 단지의 전셋값은 지난 5월 과 6월(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데이터 기준) 8억에서 8억7000만원대였다.

강남3구 평균 전세 실거래가 월별 추이. 자료제공=직방
강남3구 평균 전세 실거래가 월별 추이. 자료제공=직방

강남구와 송파구 역시 최근 고점인 6월에 비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으나 이후 서초구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는 은마, 도곡렉슬 등 고가아파트가 6월과 7월에 거래가 많았으나, 8월에는 해당 아파트의 거래가 크게 줄어들며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송파구 역시 거래량이 절반 이하로 크게 줄어들며 평균 가격이 하락했다.

한강이북은 올해 6월 4억465만원→7월 3억9032만원→8월 3억6985만원→9월 3억6291만원을 기록하며, 지난 6월에 올해 가장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 이후 7월부터 9월까지 연속 하향세를 나타냈다.

◆ 전세거래량 감소... 전문가, 가격흐름 판단은 '신중'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격흐름에 대해 전세 거래량의 감소를 일차적으로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 서울 지역 전세 거래량은 6월에 1만1184건으로 집계됐으나 7월에는 1만144건, 8월 6271건으로 감소폭이 다달이 커지고 있다. 임대차법 시행 이전인 4~7월 전세거래는 예년에 비해 높았다.

다만 감소된 거래량 중에 가격이 높고 거주환경이 좋은 아파트의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그보다 낮은 가격 수준의 아파트의 거래량이 통계에 유의미하게 반영되며 전체적으로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아름 직방 매니저는 "강남3구 등을 비롯한 재건축 단지가 많은 곳에는 재건축 조합원 의무 거주기간이나 양도세 비과세 적용 조건에 거주요건이 추가되면서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려는 움직임이 일부 반영되며 고가주택의 거래량이 줄어 집값하락에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 7월말 ‘임대차법’ 개정 이후로 거래량이 확실히 크게 줄었다"며 "전세 물량이 많지 않아 거래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평균 실거래가격은 오히려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7~8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으므로 시장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그 이유에 대해 "우선 올해 서울지역에 남은 입주물량은 1만호 정도이고 내년에도 2만5000호 정도로 예년 3만호, 4만5000호 수준에 비해 부족한 편"이라며 "임대차법 개정으로 인해 전세 재계약 건수가 증가하며 전세 매물량 역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아파트 청약을 위해 무주택자로 머무르는 수요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수급 불균형 심화로 실거래가 더욱 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함 랩장은 "9월에도 전세거래량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9월의 절반이 지난 시점이지만 거래량은 1507건에 그쳐 이후에 거래될 건을 감안해도 전월 또는 전년에 비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부동산 시장 특성상 실거래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격흐름을 판단해야하므로, 거래된 데이터가 일부분만을 대표한다면 거래되지 않은 그밖의 데이터를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또 "거래량이 현저히 줄어든 상태에서, 약보합세로 인한 하락 착시인지 본격적 하락장이 왔는지는 신중하게 두고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한문도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 겸임교수는 "전세매물이 줄어드는 이유를 자세히 살펴보면 집주인들이 전세와 매매시장의 줄다리기 속에 전세보다는 매매물건으로 넘어가는 경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현재는 매도자 입장에서 팔기 좋은 타이밍이고 빈집매물은 호가를 높게 부를 수 있는 등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연구한 바로 이러한 경향성이 서울 25개구 중에 12-13개구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전셋값에 대해서 한 교수는 "현재 9월 기준 전세매물 거래량이 1500여건이라고 하는데, 향후에도 비슷한 흐름으로 몇천 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며 "신혼부부 등이 그 물량의 대부분을 소화하겠지만 전셋값이 계속 오른다고 해도 기존의 중저가단지들은 6억원대 정도에서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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