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민 변호사의 IT와 법] 인간과 다투는 AI? 인간과 공존하는 AI
상태바
[김정민 변호사의 IT와 법] 인간과 다투는 AI? 인간과 공존하는 AI
  • 김정민 변호사
  • 승인 2020.09.21 1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I 혁신과 미래의 사업기회 ③
경험적 가치를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AI 혁신이어야 성공 가능성 높아
인간처럼 대화하고, 소비자 감성을 자극하며, 소비자 일상에 깊숙히 침투할 수 있어야
결국 소비자인 인간이 전문가 대신 AI를 선택해야...인간과 다투는 AI는 선택 못받아
김정민 변호사
김정민 변호사

[김정민 변호사] ②에 이어 계속 

AI 혁신 사례와 미래 AI 혁신의 방향

끝으로 경험적 가치를 주는 AI 혁신 사례 몇 가지를 살펴보고 마무리할까 한다. 이를 통해 기업 각자가 처한 상황과 영역에서 어떤 역량과 정책으로 AI 혁신을 이루어야 할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이미러(Hi Mirror)'는 피부상태를 분석해주는 최첨단 스마트 거울이다. 거울에 비춰진 사람의 얼굴에서 주름, 안색, 다크서클, 반점 및 모공 등을 인식한 후 피부상태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피부상태를 개선하는 방법이나 제품을 추천하고, 피부관리를 위한 권장사항 등을 제공한다.

정밀촬영 장치인 하이스킨(Hiskin)을 연결하면 육안으로 알기 어려운 수분 수준과 색소 침착 상태까지 측정할 수 있다. 하이미러를 사용하면 일상생활에서 매일매일 손쉽게 피부 상태를 기록하고 관리를 할 수 있고, 뷰티 화장품, 피부과 서비스와 연동할 수도 있다. 아마존의 알렉사가 탑재되어 있어 음성으로 명령하고 대화할 수 있다.

하이미러를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 출처=Hi Mirror
하이미러를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 출처=Hi Mirror

 

이런 서비스는 초기에는 기능을 강조하면서 등장한다. 스마트 거울은 화장대에도, 욕실에도, 옷장에도 탑재될 수 있는 것이다. 각 제품이 강조하는 기능은 최대 2개월 정도면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므로 차별화 포인트가 되지 못한다. 따라서 이런 제품은 얼마나 인간처럼 대화하고,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며, 소비자의 일상생활에 깊숙히 침투하여 인간의 삶과 함께 하는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하이미러와 아톨라의 결합

하이미러는 MIT에서 탄생한 개인맞춤형 스킨케어 기업 '아톨라(Atolla)'와 결합하면 더욱 멋지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톨라는 머신러닝으로 고객의 취향과 피부상태를 파악한 후 고객 맞춤형 화장품을 제조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아톨라 스킨 헬스 시스템(Atolla Skin Health System)'은 월 45달러 구독서비스인데, 피부 분석 키트, 피부건강 분석 앱, 그리고 개인 맞춤형 세럼을 제공한다.

계절, 날씨, 영양상태, 식습관, 피부 산성도 등의 요소들을 지속적으로 분석하여 알고리즘에 따라 고객들에게 매월 새로운 성분이 함유된 맞춤형 화장품을 제공한다. 개인 맞춤형 정보와 피부과학을 통해 피부 트러블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엘리먼트 퓨어(Element Pure)'는 바디에 초점을 맞췄다. 고객이 전면과 측면 바디를 촬영한 사진을 올리면, AI가 사이즈와 굴곡을 계산하여 고객과 99% 일치하는 3D 바디를 만들고, 이 바디에 딱 맞는 맞춤형 옷을 제작해 주는 서비스이다. 가상의 3D모형에 옷을 입혀보고 확인을 한 후 주문을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 회사는 맞춤형 셔츠를 제작해서 배달해주는 서비스, 친환경 고성능 운동복을 제작해서 배달하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향후 고객의 체형 변화를 체크하고 학습하여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Kohler가 개발한 AI 변기 '누미'. 출처= Kohler
Kohler가 개발한 AI 변기 '누미'. 출처= Kohler

CES혁신상에 빛나는 '누미' 변기

'누미(Numi)'라는 변기는 CES 혁신 제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용자가 음성 명령으로 욕실 조명, 수온을 조절하고, 음악을 틀고 뉴스를 읽어달라고 할 수도 있다. 나아가 일정기간 사용자의 습관을 학습하여 일정 시점 이후에는 AI가 모든 것을 사용자 선호에 맞추어 자동으로 서비스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도 알렉사 AI가 내장되어 있어 개인 맞춤형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로 발전이 가능하다. '콜러(Kohler)'라는 회사의 스마트 욕조, 샤워기, 미러가 포함된 스마트 화장실의 일부인데, 이 회사는 AI 혁신을 욕실 전체에 도입하고 있다.

위와 같이 일상 생활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AI 혁신을 도입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는 서비스들 중 일부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관건은 인간의 삶 속 깊숙히 밀착된 서비스를 누가 제공할 것인가이다.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적 가치를 선사하는 서비스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한편 AI로 전문직을 대체하겠다는 야심찬 목표 아래 전문직의 반복되는 서류 업무를 자동화하는 인공지능도 계속 성장 중이다. 변호사, 의사, 회계사, 세무사 등 전문직은 AI 혁신의 주요한 타겟이 되어 왔는데, 미국 최대 세무컨설팅 업체 'H&R블록'은 IBM의 '왓슨' 기술을 도입하여 세금 공제, 환급 등 복잡한 세무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또 Q&A를 학습하여 세금 민원에 대해 AI가 신속한 답변 해주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NYU(New York University)는 AI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MRI 검사 시간을 줄이는 fastMRI를 개발했다. 장시간 거대한 장치에 들어가 가만히 있어야 하고, MRI의 소리에 불안감을 느끼는 환자들을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이다.

fastMRI는 15분에서 1시간 가량 소요되는 MRI 검사를 5분 안에 마치도록 하는 것이 목표인데, 현재는 기존보다 4배 빠른 속도로 검사를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는 머신러닝을 통해 저해상도 이미지로부터 빠르게 고해상도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이 사용되었는데, MRI 기기가 저해상도 영상을 빠르게 찍고 지나가도 AI가 고해상도로 보정을 해주는 원리이다. 기존 방대한 MRI영상을 머신러닝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또한 MRI 영상 300만 건 데이터 학습을 통해 종양 등을 정확하게 스캔하는 기능도 추가되어, 의료 데이터 관리 및 분석에 도움을 주고 영상의학 전문의의 육안 검사에 소요되는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현재까지 AI 혁신은 전문가의 경험과 지식을 보조할 수 있는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고 맞춤형 알고리즘이 개발, 적용된다면 전문직을 비롯한 인간의 모든 일자리를 위협하는 AI의 등장이 멀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AI 혁신이 인간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인 인간이 전문가 대신 AI를 선택해야 한다. 소비자인 인간은 이성적으로 설명이 안되는 감성적 소비를 종종 하는데, 기능 위주의 AI가 인간의 선택을 받기 보다는 감성을 자극하고 일상에 침투하여 인간과 공존하는 AI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앞으로의 AI 혁신은 인간에게 전에 없던 경험적 가치를 전달하는 서비스, 인간과 다투고 인간을 대체하기보다 인간과 협동하고 인간과 공존하며 가장 친한 친구처럼 항상 인간의 곁에 있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끝)

● 김정민 변호사는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 법학(부전공)을 공부했다. 4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으며 IT기업 준법팀장을 거쳐 법무법인 로베이스 파트너변호사로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특위 대외협력기획 부위원장, 서울지방변호사회 기획위원회 위원, 한국블록체인법학회 정회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