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부 대형산불로 사망자 17명···한국 면적 20% 규모 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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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부 대형산불로 사망자 17명···한국 면적 20% 규모 불타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0.09.13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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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많아 사망자 더 늘 수도···오리건주 "대규모 사망자 나올 가능성 대비"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점점 더 확산하며 사망자가 17명으로 늘었다. 사진=로이터/연합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점점 더 확산하며 사망자가 17명으로 늘었다. 사진=로이터/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 해안의 3개 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점점 더 확산하며 사망자가 17명으로 늘었다.

지난달 중순 낙뢰로 시작한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자까지 합치면 사망자는 26명에 달한다.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이 지역을 매연으로 뒤덮으면서 진화와 실종자 수색 작업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망자는 전날의 15명에서 17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실종자들이 많아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천명이 화마에 집을 잃으면서 갈 곳 없는 처지가 됐다.

미 전국합동화재센터(NIFC)는 이날 기준 아이다호·몬태나주를 포함한 미 서부 지역에서는 약 100여건의 대형 산불이 확산중이라고 밝혔다.

서부 3개 주의 피해 면적만 따져도 1만 9125㎢로 대한민국 국토 면적 10만 210㎢의 약 5분의 1(19.1%)에 해당한다.

미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대기질 감시 서비스 '에어나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 대부분 지역과 아이다호주 일부 지역은 산불로 인해 대기질이 건강에 해로운 수준이다.

의사들은 산불로 인한 연기가 사람들을 코로나19(COVID-19)에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주 역사상 피해 규모가 1·3·4위에 달하는 대형 산불 3건이 한꺼번에 진행되는 등 24건이 넘는 대형 산불이 번졌다.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가운데 기록적인 폭염과 강한 바람이 겨쳐 산불 확산을 부채질해 피해 규모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약 1만 2545㎢로 불어났다. 지난해 같은 시점과 견줘 26배에 달하는 것이자 대한민국 영토의 12.5% 규모다. 건물도 3천900채 이상이 파괴됐다.

지난달 캘리포니아 주도 새크라멘토 북쪽에서 번개로 시작된 '노스 복합 화재'는 지금까지 약 1020㎢를 태운 가운데 2018년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본 패러다이스 마을을 위협하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캘리포니아는 존재론적 기후 위기의 한복판"이라며 "이 지역에서 우리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산불을 본 게 불과 2년 전인데 지금 또 다른 산불이 불과 몇 마일 밖에 있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이번 산불이 진화될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약 4047㎢ 이상이 불탄 오리건주에서도 겨울 우기가 될 때까지 최소 8건의 대형 산불이 진화되지 않을 것으로 당국은 예상했다.

오리건주는 특히 대규모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전날까지 이 주에서 나온 산불 사망자는 6명에 그쳤으나 주 비상관리국 국장 앤드루 펠프스는 불에 탄 건물 수를 고려할 때 대규모 사망자가 나올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주 서부의 잭슨·레인·매리언카운티에서는 많은 실종자가 신고된 상황이다.

오리건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비치크리크 화재'는 지금까지 약 753㎢를 태우면서 여러 마을을 폐허로 만들었다. 라이언스에 사는 모니카 개리슨은 "우리 블록에는 집이 29채 있었는데 지금은 10채만 남았다"고 말했다.

소방관들은 비치크리크 화재가 인근의 '리버사이드 화재'와 합쳐지기 전에 이 산불의 확산을 늦추려 애쓰고 있다. 리버사이드 화재는 지금까지 약 526㎢를 태웠다.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는 주민 4만여명에게 대피령이 떨어졌고 약 50만명에게는 일종의 대피 준비경고가 내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주의 산불 상황도 최근 5일 새 크게 악화하며 주 역사상 두 번째로 최악의 산불 시즌이 됐다고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는 전날 밝혔다. 지금까지 피해 면적은 약 2533㎢에 달한다.

워싱턴주에서는 16개의 대형 산불이 진행 중이다. 주 동부의 작은 마을 몰든은 소방서·우체국·시청·도서관을 포함해 전체 건물의 80%가 산불로 전소했다. 한 관리는 "폭탄이 터진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주 동부의 스포캔 인근 시골 마을에선 1살짜리 남자아이가 산불에 희생됐다. 이곳의 별장을 찾았던 이들 가족은 한밤중에 산불이 덮치자 차를 버리고 강에 뛰어들었다. 엄마·아빠는 강에서 구조됐지만 아기는 살아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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