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사랑] 21세기 농업의 사명, 「지구촌 기아 해결」
상태바
[농민사랑] 21세기 농업의 사명, 「지구촌 기아 해결」
  • 박범준
  • 승인 2015.12.15 17: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농업의 기술·자본으로 빈곤국 지원…가공산업 발전의 기회도

 

“먹는 것으로 장난치면 벌 받는다”는 말이 있다.

돌아가신 아버님은 살아생전 “쌀이 우리들 입으로 들어오기까지, 88번 농부님들의 손길을 거쳐야 한다. 해서 쌀 미(米)가 팔(八) 십(十) 팔(八)로 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쌀이 만들어지기까지 농부님들의 수고로움을 생각한다면 밥 한톨 흘려서는 않되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식사를 해야한다“면서 혹여 식사를 하다가 밥풀하나라도 흘리면, 회초리를 드셨다.

 

먹거리에 대해서 워낙 엄하게 훈육을 받아서 그런지, 험하디 험한 농사일을 몸소 겪어서 그런지 먹거리를 보면, 매우 소중하게 여기는 습관이 배어 있는 내가 텔레비전을 보다보면 피가 거꾸로 솟는 경우가 왕왕 있다.

흔히 선진국과 우리나라에서 토마토 축제니, 포도축제니 하면서 귀하디 귀한 먹거리를 던지고 밟고, 케익을 얼굴에 던지기도 하면서 낄낄낄 웃고 떠든다.

 

지구의 다른 편에 살고 있는 제3세계 국가 특히 서남부 아프리카 지역 사람들의 모습은 한마디로 피골이 상접하고, 죽 한끼 얻어 먹지못해 굶어 죽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

 

지구의 한편에서는 먹거리가 하나의 유희꺼리가 되고, 반대편에서는 먹거리 자체가 없어서 굶어 죽는 현실을 보고 있노라면,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도 한참이나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 국제구호개발기구 굿네이버스와 함께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를 돌며 찍은 이요셉(38) 사진작가의 작품. 이 작가는 기아로 허덕이지만 순수한 웃음을 잃지 않는 아프리카 아이들의 모습을 셔터에 담아 사진전을 열었다. /연합뉴스 < 이요셉 사진작가 제공 >

흔히 21세기를 ‘지구촌 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봐도, 1년이면 대략 천만명 이상이 이런 저런 이유로 해외를 나가고, 일천만명 이상의 외국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찾아온다.

그러면서 세계시민으로서 지켜야할 에티켓에 대해서 교육도 하고 텔레비전에서 특강도 한다.

‘글로벌 에티켓’을 이야기 하면서 ‘인류애’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텔레비전에서는 기아에 허덕이는 어린이를 돕자는 유니세프의 광고도 쉽게 볼 수 있다. 세계시민으로서 형편껏 월 일정액을 후원하면서, 보다 근본적으로 지구적 차원에서 기아를 해결할 방법이 없을지를 생각해 본다.

 

2015년 현재 지구촌에는 약 72억명의 사람이 살고 있고, 이중 절반의 사람들이

식량부족으로 고통 받고 있고, 약 10억명의 사람들은 절대빈곤층으로 하루 한끼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인구 증가 추세로 보면 2050년경이면 세계 인구는 100억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이 추진되면서, ‘지구촌’은 점점 더 구체화, 현실화 되면서 세계가 단일시장을 지향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세계적 차원에서 부유한 나라는 더욱 부유하게 되고, 가난한 나라는 더욱 가난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사실은 한나라에서도 소득 불균형이 심화되면 심화될수록 사회적 갈등은 증폭되고, 급기야 내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사실이다.

‘지구촌 시대’에는 한나라의 문제가 한나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고, 특히 기아와 관련 절대빈곤층이 많은 나라 특히 아프리카·남미·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엄청난 혼란이 야기될 수 있고, 그러면 지구촌의 모든 나라들이 곤경에 빠질 수 있다.

▲ 지난 5월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 회원들이 지진 피해를 입은 네팔의 바레가웅 마을에서 식량지원 활동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기아대책 제공>

따라서 지구온난화와 기후에 대해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나라들이 지구적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발 벗고 나서듯이, 기아문제에 대해서도 지구적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된다고 생각한다.

 

2015년 현재 지구적 차원에서 발생하고 있는 ‘기아’의 원인은 무엇일까? 지구에 살고 있는 세계주민들이 먹고살기에 식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일까?

통계적으로 아주 풍족하지는 않아도 세계 주민들이 굶주릴 정도로 식량이 부족하지는 않다고 한다. 부익부 빈인빈 현상이 한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듯이, 식량의 경우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서 13개 농산물 수출국과 160여개의 농산물 수입국으로 나뉘어진다.

특히 ‘먹거리’가 통상압력의 수단으로, 돈을 벌기 위한 수단과 도구로 활용되면서, 10억명의 지구인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20세기 농업의 사명이란 다분히 일국적 측면에서 ‘식량안보’, ‘자연환경의 보존’,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 등의 기능과 역할이 있었다면, 21세기 농업의 사명준의 가장 큰 하나가 ‘지구적 차원에서의 기아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구적 차원에서의 기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만성적인 식량 수입국들이 국제적인 연대 협력을 통해 먹거리를 자급하여, ‘식량’이 더 이상 무기화 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남미, 중앙아시아 지역 등 절대 빈곤층이 많은 나라들의 농업 생산력은 농산물 수출국에 비하여 현저히 열세에 놓여있다.

농업기술력이 떨어지고, 농업기반시설을 확충할 돈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떨어짐에 따라 좋은 농업환경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보리고개를 겪을 정도로 절대 빈곤국에 가까웠다. 1970년대 녹색혁명을 통해 식량증산을 이룩했고, 이후 농업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는 불리한 농업환경에도 불구하고 농업기술력에서는 세계 5위권의 강국에 속한다. 그리고 무역분야에서 10대 강국의 위치에 올라섰다.

만약 21세기 농업의 사명으로서 ‘지구적 차원에서 기아문제’를 해결하고자 할때, 우리나라 농업이 기여할 바는 참으로 크다고 하겠다.

만성적인 식량 수입국들중에는 주요 식량 작물이 쌀, 밀, 감자, 옥수수 등 다양하다. 만약 우리나라와 제3세계의 나라가 협력을 통해 쌀, 밀, 콩, 감자, 옥수수 등등 식량을 자급할 수 있다면 어떤 결과가 도래될 것인가?

우선 세계적 차원에서 기아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이는 식량을 통상 압력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고, 따라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만성적인 식량 수입국들이 선진 강대국의 경제적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

둘째, 우리나라와 제3세계 국가간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잉여 농산물의 가공산업을 발전시켜, 상호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2015년 현재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이 약 20% 수준에 머물러 있는바, ‘식량안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역량만으로는 분명코 한계가 있다. 지구촌시대, 21세기의 사회적 특성에 맞게 지구적 차원에서의 ‘기아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하는 것이 오히려 우리나라의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 아닐까?

 

박범준씨 이력
▲1981년 서울대 농과대 입학 ▲1986년 전남 함평군 엄다면 영농 ▲1989년 전남 농민문제연구소 연구실장 ▲1989년 전국농민운동연합 전남 정책실장 ▲1990년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남 정책실장 ▲1991년 동양식품 상무 ▲1992년 한우리유통 대표 ▲1997년 새정치국민회의 농어민특별위원회 사무국장 ▲1999년 성환식품 전무 ▲2001년 (주)한국농산물류 기획실장 ▲2005년 대통령자문 국가균형발전위 자문위원 ▲2013년 강원도 인재개발원 심의위원 ▲2011년~현재 강원마을기업 및 주민기업 육성 자문위원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