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오지날] BTS, 빌보드를 점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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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오지날] BTS, 빌보드를 점령하다
  • 강대호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9.02 15: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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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 차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 순위
BTS는 앨범 차트와 싱글 차트 모두에서 1위 차지
제2의 비틀스라는 평을 듣는 BTS의 위상은 점점 올라가고
한류 연예인들의 인기는 ‘병역법’ 개정까지 논의하게 만든다
'오지날'은 '오리지날'과 '오지랖'을 합성한 단어입니다. 휴머니즘적 태도를 바탕으로 따뜻한 시선으로 대중문화를 바라보겠다는 의도입니다. 제작자의 뜻과 다른 '오진'같은 비평일 때도 있을 것이라는 뜻도 담고 있습니다. 

 

강대호 칼럼니스트
강대호 칼럼니스트

[강대호 칼럼니스트] 몇 년 전 우리나라 아이돌 앨범이 미국 빌보드 차트에 올랐다는 기사가 올라오곤 했었다. 당시 기사들을 자세히 읽어보면 메인 차트인 ‘Hot 200 Album’이나 ‘Hot 100 Single’이 아니라 서브(sub) 차트인 ‘International’의 서브 차트 ‘Billboard Korea K-Pop 100’에 올라간 거였다. 다시 말해 메인 차트도 서브 차트도 아닌 서브의 서브 차트에 올라갔다고 호들갑 떤 거였다.

2020년 9월 2일 현재 ‘Billboard Korea K-Pop 100’ 1위는 ‘싹스리’의 ‘다시 여기 바닷가’이다. 그러니까 ‘Billboard Korea K-Pop 100’은 그냥 그 시점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2018년 가을 이후 이와 같은 아이돌 그룹의 빌보드 언급은 사라졌다. 7명으로 구성된 방탄소년단, BTS가 빌보드 차트에서, 그것도 메인 차트인 ‘Hot 200 Album’ 1위에 등극했기 때문이다.

BTS의 ‘Dynamaite’가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사진=미국 빌보드 캡처
BTS의 ‘Dynamaite’가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사진=미국 빌보드 캡처

빌보드 차트에 오른다는 건

빌보드 차트는 미국 음악 잡지 ‘Billboard’에서 매주 싱글과 앨범 성적을 합산해서 발표하는 차트다. 음악 순위 관련 차트 중에서 가장 대중성 있고 공신력을 인정받는 차트다. 역사적으로도 전 세계 대중음악계의 중심에 서 있고 그들의 목표가 되기도 한다.

빌보드 차트에는 싱글 차트인 ‘Hot 100 Single’과 앨범 차트인 ‘Hot 200 Album’ 외에도 ‘Country’와 ‘HipHop’ 같은 다양한 음악 장르를 위한 하위 차트가 많다. 다만 ‘Hot 100 Single’과 ‘Hot 200 Album’ 같은 메인 차트 외에는 그 파급력이나 위상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위에서 언급한 ‘International’ 차트도 마찬가지다.

BTS는 그동안 빌보드 ‘핫 200 앨범’ 차트에서 4번의 1위를 차지했다. 빌보드 ‘핫 200 앨범’ 차트는 모든 장르의 앨범과 EP(Extended Playing, 싱글 앨범) 판매량을 총망라 한, 즉 앨범의 인기를 평가하는 차트다. 2000년대 이후로 음반 시장이 상당히 위축되어 중요성이 약해졌지만 여전히 메인 차트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앨범의 인기를 평가하는 잣대에서 보듯 이 순위는 팬덤의 구매력이 매우 중요하다. BTS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미국을 포함한 아메리카 대륙 곳곳에 팬층이 퍼져있다. ‘아미(Army)’라는 BTS 팬클럽의 결집 된 힘이 이 아이돌의 앨범들을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오르게 한 가장 큰 힘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또 다른 메인 차트인 ‘핫 100 싱글’ 1위에 오르지 못했던 것인데 이번에 ‘Dynamite’로 당당히 1위에 오른 것이다. ‘Hot 100 Single’ 차트는 음원 판매량과 스트리밍 수치, 라디오 방송(airplay) 횟수, 유튜브 조회 수 등을 합산하여 노래들의 성적을 매기는 메인 차트다.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의 의미

우리나라가 자랑스러워하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도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2위만 7주 하고 1위에 오르지는 못했다. 그것만 해도 대단한 성과였고 엄청난 파급 효과가 있었다. 그런데 BTS가 1위를 했다. 한마디로 BTS의 ‘Dynamite’가 현재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가 되었다는 것이다.

BTS의 음악들이 그동안 싱글 차트 1위에 오르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라디오 방송 횟수 때문이었다. 앨범은 주로 팬들이 구매하는 것이라 그 판매량은 어쩌면 팬덤의 크기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라디오 방송은 보수적이어서 외국 뮤지션의 외국어 노래는 잘 틀지 않는다.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빌보드 싱글 1위에 오른 ‘Dynamite’는 영어 노래다. 덕분에 보수적인 라디오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었고 라디오 제작진은 물론 청취자들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었다. 그 결과가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커다란 배경 중 하나다.

그렇다면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등극이 왜 위대할까.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는 노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어릴 적 라디오에서 일주일마다 발표하던 빌보드 순위권 노래를 들으며 미국이라는 나라를 상상하곤 했다. 어쩌면 지금 전 세계 사람들이 빌보드 싱글 1위인 BTS의 ‘Dynamite’를 감상하며 우리나라를 상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모든 뮤지션들은 어릴 때 빌보드 순위에 오른 음악들을 들으면서 음악의 꿈을 키웠을 것이다. BTS도 그랬나 보다. 그들은 “꿈이 현실이 되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BTS는 제2의 비틀스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낯선 젊은이들이 영국을 장악하고 미국에 상륙하더니 급기야는 전 세계를 흔든 모습과 지금의 BTS가 겹쳐 보이는 모양이다.

위대한 밴드 ‘비틀스’는 ‘Yesterday’, ‘Hey Jude’, ‘Let it Be’ 등 모두 20곡이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BTS는 이제 시작이다. ‘Dynamite’가 터뜨린 첫 진동이 음악계 지형을 어떻게 흔들고 바꿔 나갈지 궁금해진다.

지난 2018년 10월 14일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파리 트레지엄 아트 극장에서 열린 '한-불 우정의 콘서트'를 관람한 뒤 공연을 펼친 방탄소년단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2018년 10월 14일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파리 트레지엄 아트 극장에서 열린 '한-불 우정의 콘서트'를 관람한 뒤 공연을 펼친 방탄소년단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대중문화 파급력의 중요함은

이제 시작인데 어쩌면 BTS의 행진이 잠시 멈출 수도 있다. 이들은 대한민국 국적의 남성들이고 아직 병역의 의무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정부와 여당은 ‘병역법’ 개정에 나설 전망이다. BTS뿐 아니라 한류 연예인들의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서 병역과 관련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학업이나 체육 분야 우수자에 대해서는 입영 연기를 할 수 있지만 대중문화예술 분야는 포함되지 않고 있다. 대학원에 재학 중인 BTS 멤버들은 28살까지만 입영을 연기할 수 있다고. 그날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입영 예외가 아닌 연기’의 방법을 담은 ‘병역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대중문화예술 분야에서 국위 선양에 현저한 공이” 있는 사람에게 30살까지 입영을 연기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아무튼 BTS 멤버들은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군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들의 병역에 대해서 재미있고 의미 있는 아래와 같은 시나리오가 떠돈 적이 있다.

BTS 멤버들이 때가 되어 군대에 입대하게 되는데 일곱 명 모두 한날한시에 동반 입대한다. 이들은 훈련소를 우수한 성적으로 마치고 모두 함께 독도에 배치된다. 전 세계는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확실히 알게 된다. 일본은 할 말을 잃는다. 일본도 아미(Army), 즉 BTS 팬들이 점령했기 때문이다.

대중문화 파급력의 힘을 보여주는 시나리오다. 그래서 이번 BTS의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등극이 중요하고 위대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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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희 2020-11-05 20:38:02
방탄소년단이 전세계에서 인기를 끌어 전세계사람들이 우리나라에게 관심을 주어서 되게 방탄소년단에게 고마움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