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기간 너무 길어 부패"...최장수 총리 아베 '싸늘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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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기간 너무 길어 부패"...최장수 총리 아베 '싸늘한 평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8.28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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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총리지만 각종 스캔들에 코로나19 미흡한 대응까지
우리나라와의 관계 악화 등 외교 부문 평가도 엇갈려
후임 결정될 때까지 국정업무 지속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병 악화를 이유로 총리직을 사퇴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병 악화를 이유로 총리직을 사퇴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병 악화를 이유로 총리직을 사퇴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역대 최장수 총리로 이름을 올린 아베 총리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됨에 따라 사임을 결정했다.

역대 최장수 총리, 코로나19로 아베노믹스 빛 바래

28일 아베 총리는 오후 5시 기자회견을 열고 총리직 사임을 직접 표명했다. 

그는 "지난 6월 정기검진에서 (궤양성 대장염의) 재발 징후가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8월 중순 궤양성 대장염의 재발이 확인됐고, 이번 주 재검진에서 신약 투약의 효과가 있었음을 확인했으나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총리 자리에 계속 있어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며 "총리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06년 최연소 총리(당시 52세)로 취임했으나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되면서 재임 366일만에 사임한 바 있다. 이후 2012년 집권 2기를 시작해 지난 24일 기준 연속 재임기간이 2799일에 달해 '전후 최장기 연속 집권' 기록을 세웠다.

최장기 연속 집권 기록을 달성하고 나흘만에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집권 1기의 재임기간까지 포함하면 통산 최장 재직기록은 지난해 11월 갈아치웠다.

아베 총리는 집권 2기 당시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과 엔저 정책을 중심으로 하는 '아베노믹스'를 추진하며 장기불황에서 허덕이는 일본 경제 살리기에 나섰고,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다만 지난해 말 '벚꽃을 보는 모임'의 사유화 등 논란이 빚어지면서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였고, 올해 코로나19에 대한 미흡한 대응으로 큰 비난을 받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일본의 올해 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후 최악을 기록했고, 이로 인해 아베노믹스 또한 그 힘을 잃었다. 이에 최근 지지율은 36%까지 급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스캔들 연루되며 '불명예 퇴진'

역대 최장수 총리이지만, 업적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NHK는 "외교 부문에 있어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인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러시아 외교도 활발히 추진한 반면 한국 및 중국과는 갈등을 빚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우리나라와의 관계는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강제동원 피해자 등 역사 문제가 배경이 되면서 경제보복으로 이어지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각종 스캔들에 연루된 점 또한 '불명예 퇴진'이라는 언급이 나오게 하는 부분이다. 

마이니치 신문은 "아베 총리의 사임 소식에 모리토모(林友) 학원에 대해 추궁해 온 관계자들은 의혹을 덮은 채 도망가느냐며 분노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모리토모 학원은 아베 총리가 자신의 측근이 운영하는 모리토모 학원에 국유지를 헐값에 넘겨주는 특혜를 주려 했고, 이를 위해 공무원들이 공문서 위조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아베 총리의 대표적인 부패 스캔들이다. 

이후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벚꽃을 보는 모임을 사유화했다'는 이른바 '벚꽃 스캔들'까지 불거지며 국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아베의 장기 집권에 따른 폐해로 지적하기도 했다. 

아베, 해결하지 못한 과제 "창자가 끊어질 듯 괴로워"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를 비롯해 러시아와의 협상, 평화헌법 개정 등이 그것이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건없이 회담하겠다고 했으나, 북한 쪽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아 진전이 없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사건 피해자로 알려전 요코타 메구미는 1977년 일본 니가타에서 실종됐고, 차후에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아베 총리는 메구미의 아버지인 요코타 시게로씨가 지난 6월 사망하자 "유감스럽지만 (납치 문제 해결을) 아직 이루지 못한 것은 정말로 뼈아프고 죄송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베 총리가 최대 정치 과제로 제시했던 평화헌법 개정 또한 야당의 반대로 이렇다할 진전이 없는 상황이었다. 

남쿠릴 열도 4개섬 반환과 관련한 러시아와의 협상 또한 진전이 없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납치 문제를 제가 해결하지 못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헌법 개정,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제가 이 자리를 떠나게 된 것이 창자가 끊어질 듯 괴로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아베 후임 누가 될까

아베 총리의 후임 총리와 관련, 자민당에서는 총선거를 통해 차기 총리를 선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이니치 신문은 "포스트 아베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무조사 회장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의욕을 나타나고 있다"며 "자민당(自民党) 내에서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추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임을 묻는 질문에 "(당의) 집행부에 맡기고 있다"며 "누구일지는 제가 드릴 말씀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한편 차기 총리 선출까지는 약 2주일, 최소 12일 이상 소요될 예정이다. 

이날 아베 총리는 임기 내에 완료하지 못한 일들을 언급하며 "다음 총리가 임명되기까지 끝까지 그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에서도 "이날 3시부터 진행된 자민당 간부들과의 회의에서 아베 총리는 '후임 총리가 정해질 때까지 총리로서 국무를 보겠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임에 대해 "아쉽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은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사진= 연합뉴스
청와대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임에 대해 "아쉽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은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사진= 연합뉴스

청와대 "아쉽다...쾌유를 기원한다" 입장 내

한편 청와대는 2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격 사의 표명과 관련해 "아베 총리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는 입장을 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일본 헌정사상 최장수 총리로서 여러 의미있는 성과를 남겼고, 특히 오랫동안 한일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 온 아베 총리의 급작스러운 사임 발표를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어 "우리 정부는 새로 선출될 일본 총리 및 새 내각과도 한일 간 우호 협력관계 증진을 위해 계속해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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