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웃음과 액션, 부부 엄정화 박성웅의 '오케이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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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웃음과 액션, 부부 엄정화 박성웅의 '오케이 마담'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20.08.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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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인생 '최고의 대박'이 인생 최대의 위기로?...꽈배기 달인 부부 '요절복통'
북한공작원 등 정치색 걷어내고 웃음 액션 페이소스...가슴 찡한 코미디 영화
연기내공 백단 엄정화의 화려한 액션과 능청스런 박성웅 케미 돋보여
영화 '오케이마담'.사진=네이버영화
영화 '오케이마담'. 사진=네이버영화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배우, 감독 그리고 수많은 스탭이 영화를 만들기까지는 길게는 10년 넘게, 적어도 2~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많은 영화가 제작이 지연되고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완성을 향해 감내해야할 시간이 더 필요한 요즘이다.

코로나 19 이전에 이미 완성된 영화들은 관객이 찾아주길 기다리고 있지만 밀집되고 밀폐된 영화관에서 밀접하게 앉아서 볼 수 밖에 없는 공간인 영화관에는 다시 적막이 감돈다.

모처럼 영화관을 찾은 에디터는 유쾌한 장르를 골랐다. 가뜩이나 코로나로 심기가 심란한 요즘, 모처럼 청량음료 처럼 시원한 영화를 보고 서둘러 나왔다.

액션,코미디를 모두 소화한 엄정화. 사진=네이버영화
액션, 코미디를 모두 소화한 엄정화. 사진=네이버영화

내인생 최고의 대박인줄 알았는데 인생 최대의 위기?

빠른 손 매서운 눈매의 영천시장 꽈배기집 사장 미영(엄정화). 늘 '오케이'를 입버릇 처럼 외치는 긍정여신 미영은 하루에 정해진 물량을 다 팔고나면 그날 영업을 끝내고 남편 석환(박성웅)에게 달려간다. 컴퓨터 수리 전문가 석환과 미영은 2010년 결혼, 부곡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해외여행은커녕 한 번도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왔다.

어느날 석환이 건네준 음료수를 마신 미영은 '하와이 여행권' 이벤트에 당첨되고 평생 휴일도 없이 달려온 부부는 딸과 함께 생애 최초 해외여행길에 오른다. 하지만 같은 시간, 10년전 사라진 북한 공작원 ‘목련화’를 쫓는 정체불명의 테러리스트 무리도 같은 비행기에 오르고 꿈만 같던 여행은 아수라장이 된다.

철승(이상윤)과 테러리스트들은 탑승객 중에 숨어있던 '목련화'를 찾아내지만 그는 목련화를 닮은 액션 배우 한세라(이선빈)였다. 10년전 사라진 목련화는 얼굴을 성형한 채 신분을 숨기고 살아왔던 미영이었다. 게다가 남편 석환은 10년전 당시 미영을 근접 경호했던 국정원 직원이었던 것. 석환은 열심히 살아가는 미영에게 반해 결혼 후 직업도 바꾸게 됐던 것이다. 남편의 신분을 모른채 살아가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미영은 남편의 과거를 알게 됐다.

이제 그들은 맨손으로 테러리스트를 상대해야 한다. 컴퓨터 전문가 석환의 외조에 힘입어 미영은 왕년의 실력을 발휘하여 악의 무리를 소탕할 수 있을까. 

영천시장에서 사랑과 꿈을 키워나가는 미영과 석환.  사진=네이버영화
영천시장에서 사랑과 꿈을 키워나가는 미영과 석환. 사진=네이버영화

완벽 호흡 엄정화X박성웅에 조연, 카메오 연기 더해져

비행기가 '공중납치'되는 영화는 사실 할리우드 단골 메뉴다. 먼저 생각나는 영화는 '다이 하드' 그리고 '에어포스 원',  '콘에어' 등. 더불어 부부 혹은 연인이 요원의 신분을 숨기고 살다가 위기의 상황에서 가족을 구하거나 적을 소탕하는 영화도 떠오른다. '트루 라이즈',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등.

영화적 장치, 즉 평범한 일상을 사는 이들에게 갑자기 중대한 사건을 일어나거나 아니면 우연한 사건으로 정체가 밝혀지는 FBI 혹은 스파이 등은 여전히 재미있는 소재다. '오케이 마담'은 국내 최초 '기내 액션'을 소재로 다뤘다고 홍보하고 있다. 태어나서 처음 가는 해외여행에서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리는데 알고보니 이들이 전직 스파이와 국정원 직원 부부라는 다소 황당하지만 코믹한 시츄에이션을 그려낸다,

사라진 '북한공작원'이 중심에 있지만 정치적인 코드가 끼어들지는 않는다. 미영과 석환은 자신들을 위협하는 이들을 통쾌하게 물리친다. 그리고 '하와이를 못가게 하는 나쁜 사람들'로부터 비행기를 구해낸다. 여기서 그들의 직업이나 국적은 중요하지 않다. 좁은 기내임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액션이 펼쳐지고 웃음과 페이소스는 영화 전체를 관통한다.

대신 간간이 툭툭 던져지는 시사적인 내용도 재밌다. 그 유명한 '마카다미아'를 많이 먹고 배탈이 난 미영, 아무도 묻지않았는데 끊임없이 자기 소개를 하는 3선의 밉상 국회의원, 댓글 테러가 두려워 숨어있던 배우 한세라. 그리고 허당끼 가득한 배정남은 조연이었지만 신스틸러로 큰 역할을 소화했다. 거기에 국정원 요원으로 탑승했지만 고소공포증으로 약을 먹고 잠든 김남일이 과연 언제 깨어날 지 지켜보는 것도 초미의 관심사.

그룹 god의 '거짓말' 등 유명 스타들의 뮤직비디오를 찍었고 영화 '날 보러와요'로 흥행에 성공한 이철하 감독의 신작이며 '신세계'를 제작했던 ‘사나이픽처스’의 두번째 코미디물. 극중 석환은 ‘신세계’, ‘무뢰한’에서 합을 맞춰본 '사나이 픽쳐스' 대표가 박성웅을 추천했다고 한다. 제작사의 첫번째 코미디영화 '보안관'에 출연했던 정만식, 김종수 등이 특별출연했다. 

극중 철승(이상윤)이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면서 미영에게 "통일되면 봅시다." 라고 하자 박성웅이 "통일 안돼 임마! 빨리 가 임마!" 하고 내뱉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정치색도 없고 가벼운 터치의 영화지만 이 한마디에 잠시 가슴이 찡해지기도 한다.

한편 '오케이 마담'은 이미 대만, 홍콩, 마카오,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까지 해외 8개국 선판매됐고 코로나19 광풍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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