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韓 코로나 재확산에도...'양제츠 방한'과 '한한령 해제 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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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韓 코로나 재확산에도...'양제츠 방한'과 '한한령 해제 무드'
  • 박신희 중국 통신원
  • 승인 2020.08.2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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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 시진핑 주석 방한으로 종지부 찍힐 듯
연말까지 좀 더 강력한 한한령 해제 시그널 나올 것
한한령 해제는 중국 정부도 풀고 가야할 숙제
기대감 높지만 아직까지 현지 체감 한한령은 여전
박신희 중국 통신원.
박신희 중국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중국 통신원]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방한 이후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 21~22일 한국을 방문한 양제츠 정치국원은 부산에서 서훈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시기 조율과 북핵, 미중갈등 그리고 한한령 등 다양한 한중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간 문화산업 관계자들은 양제츠 정치국원의 방한을 한한령 해제와 연결시키며 구체적인 논의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번 회담에서도 한한령 해제와 관련한 세부 발표 내용은 없었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지난 2018년 3월 29일에도 한국을 방문해 양국 국민들이 한중 관계의 발전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앞장서서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중국 당국의 경제보복 조치를 사실상 철회한다는 중국 정부의 공식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당시 언론들은 양제츠 정치국원의 발언으로 한한령 해제로 바로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들을 내놓았지만 현재까지도 한한령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양제츠(왼쪽)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이 지난 21일 부산을 방문해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제츠(왼쪽)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이 지난 21일 부산을 방문해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장에서는 아직까지 한한령 강력하게 존재

중국 콘텐츠 전문가들은 한한령의 완전한 해결은 시진핑 주석이 한국을 방문하는 시기를 전후해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국 정부의 중요한 정책 결정은 톱다운 형식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한한령도 중국 정부 차원에서 명확한 해제 신호가 하부 조직으로 전달되지 않으면 현장에서의 한한령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중국 문화산업 현장에서는 일부 한한령 완화 조짐이 보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한한령은 강력하게 존재한다. 현장 실무자들은 정부에서 명확한 지침이 내려오지 않으면 한한령은 이전과 별 다름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에서 외국 콘텐츠가 방영되기 위해서는 정부 비준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대부분의 한국 콘텐츠가 중국 정부의 비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아직도 한국과의 콘텐츠 협력에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에 중국 쇼트클립 동영상 플랫폼인 더우인(한국명 틱톡)에서 트와이스, 비, 선미, 지창욱 등 한국 연예인들의 계정이 대거 차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그리고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내 동영상 플랫폼을 이용한 생방송이 차단되고 한국 연예인들의 온라인 콘서트 비준도 거절되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중국 콘텐츠 관계자들은 중국 정부가 아직까지 한한령을 해제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문화산업 현장에서는 아직까지 한한령 리스크를 안으면서 한국 콘텐츠 업체와 협력을 추진하려고 하는 업체는 많지 않다.

가수 비의 중국 더우인 계정을 치면 비의 영상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7월에 쇼트클립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에서 한국 연예인들의 계정이 대거 차단됐다. 사진=더우인 캡처.
가수 비의 중국 더우인 계정을 치면 비의 영상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7월에 쇼트클립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에서 한국 연예인들의 계정이 대거 차단됐다. 사진=더우인 캡처.

연말까지 좀 더 강력한 '한한령 해제' 시그널 나올 것 

그동안 한한령의 해제 조짐은 꾸준히 있어 왔다. 그리고 올해 들어 한한령 해제 신호도 강해지고 있다. 지난 21일 양제츠 정치국원의 방한으로 시진핑 주석의 올해 한국 방문이 가시화된 만큼 시진핑 주석 방한전까지 한한령 해제의 좀 더 강력한 시그널들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문화 측면에서 한한령의 해제 시그널은 몇 가지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국 관영 매체 즉, CCTV에서 한국 콘텐츠 방영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방송 출연 ▲한국 연예인들이 참여한 중국 드라마와 영화에 대한 비준 ▲한국 연예인들의 팬미팅과 콘서트에 대한 비준 승인 ▲중국 온라인 매체의 한국 메뉴 생성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비준 ▲한국 콘텐츠 기업들의 중국내 영화제 및 문화행사 초청 ▲한중 문화 관련 정부 조직 간의 문화 교류 행사 협약 등이다.

지난 7월 30일 중국 관영 매체인 CCTV는 한한령으로 중단했던 한류 콘텐츠 방영을 재개했다. 요리사들이 한국 요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또한 지난 7월부터 '호우시절'과 '엽기적인 그녀2' 등 한중 합작 영화가 재방영되기도 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CCTV 같은 관영 매체가 한류 콘텐츠를 다룬 것은 이례적이고 CCTV의 변화된 태도는 중국 내 콘텐츠 업체에 긍정적인 사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문화산업 현장에서는 중국 관영매체인 CCTV가 한국 콘텐츠를 방영한 것이 지역 방송국이나 온라인 동영상 업체들 또한 한국 콘텐츠를 방영할 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CCTV가 방영한 한국 콘텐츠가 이미 비준을 받은 콘텐츠라는 점에서 아직까지 전면적인 한국 콘텐츠 방영 허가 신호로는 받아들이지 어렵다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지난 7월 28일 CCTV를 통해 방영된 요리 프로그램(回家吃饭)에서 요리사가 한국 닭 요리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CCTV 캡처.
지난 7월 28일 CCTV를 통해 방영된 요리 프로그램(回家吃饭)에서 요리사가 한국 닭 요리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CCTV 캡처.

시진핑 주석 방한… 완전한 '한한령 해제' 이뤄질 것

코로나19 방역 협력을 통한 한중 간 우호는 두터워졌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즈는 다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의 발언을 통해 양제츠 정치국원의 방한이 중국이 이웃 한국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교류를 더욱 확대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중 양국은 지난 2017년 10월에 양국간 모든 교류 협력을 정상 궤도로 회복한다는 것을 공동 발표한 후 사드 갈등을 잠시 봉인한 상황이다. 그리고 지난해 12월에 한중 정상이 베이징 회담에서 이 문제를 놓고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는 한한령에 종지부가 찍힐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한한령 문제는 털고 가야할 문제다. 공식적으로 한한령이라는 것이 없다고 하지만 전세계가 한한령을 언급하며 주목하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한국을 한한령이라는 것으로 제재할 경우 대외적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주장들도 흘러나온다.

특히 그동안 경제력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를 제재해오던 중국이 최근에 미국, 인도 등 외국 정부로부터 역으로 제재를 받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중국이 이들 나라들을 대상으로 제재의 불합리성을 얘기할 때 한국의 한한령 제재 문제가 중국 정부의 주장에 대한 명분을 약하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시진핑 주석의 방문에도 한한령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 한국 국민들의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은 사라지고 중국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때문에 대외적으로 우호 세력을 만드는 것이 절실한 중국의 입장에서 한국을 적대 세력으로 만드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이번 시진핑 방한을 통해서 한한령 문제 만큼은 완전한 '해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중국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박신희 중국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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