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고무장갑에 개미 몰렸다..말레이시아 증시 활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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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고무장갑에 개미 몰렸다..말레이시아 증시 활황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8.23 0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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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글로브 등 고무장갑 업체에 개미투자자들 몰려
말레이시아 금융당국은 증시 과열 방지 위한 방안 모색중
코로나19로 인해 고무장갑 및 의료용 장갑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말레이시아 증시에 상장된 고무장갑 제조업체에 개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해 고무장갑 및 의료용 장갑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말레이시아 증시에 상장된 고무장갑 제조업체에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말레이시아 주식시장이 모처럼 활황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고무장갑 및 의료용 장갑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고무장갑 제조 기업에 엄청나게 몰린 결과다.

말레이시아 금융당국은 주식시장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말레이시아 고무장갑 제조 업체를 비롯해 코로나19 관련 종목에 개인 투자자들이 엄청나게 몰리고 있다"며 "증권거래소는 '마치 미친 것 같은' 말레이시아 주식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다양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 데이터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Bursa Malaysia)의 FSTE 부르사말레이시아 탑100 인덱스(FTFBM100)에 포함된 주식의 올해 거래량은 2006년 해당 지수가 만들어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CLSA에 따르면, 올해 급증한 거래량의 약 45%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에버딘스탠더드인베스트먼트 말레이시아의 제럴드 앰브로즈 대표는 "개인 투자자들이 미친듯이 날뛰고 있다"고 표현했다. 

지난 3년간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는 말레이시아 증시 하루 거래량의 20%에 채 미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그는 "개인들이 말레이시아 증시에서 단기간에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보는 것은 아주 오랜만의 일"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말레이시아의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998년 이후 가장 큰 위축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싱가포르IG의 시장 전략가인 징기판은 "4대 고무장갑 제조업체를 비롯해 코로나19 수혜주들 위주의 투기 광풍이 불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고무장갑의 65%를 생산하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코로나19 이후 고무장갑 및 의료용 장갑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 또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고무장갑 제조업체이자, 전세계 시장의 26%를 차지하고 있는 톱글로브는 올 들어 주가가 무려 480% 넘게 상승했다. 

톱글로브를 비롯해 세계 2위 고무장갑 제조업체인 슈퍼맥스, 코산러버, 하탈레가 등 4대 고무장갑 제조업체들의 이익은 올 들어 385억링깃(약 11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알라룸푸르 노무라증권의 쿠샤르 모하타 애널리스트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인기있는 고무장갑 제조업체와 헬스케어 관련 주식의 거래량은 전체의 17%에 달한다"며 "이는 다른 어떤 섹터보다도 많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점 등은 이들과 같이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종목들에게는 역풍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모하타 애널리스트는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면 세계 시장은 환호하겠지만, 고무장갑 업체 등 코로나19로 인해 직간접적 수혜를 받아온 기업들에게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금융당국은 개인 투자자들의 과열된 주식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인 부르사 말레이시아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과도한 투기와 비정상적인 거래를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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