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와 오라클은 틱톡이 왜 필요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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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와 오라클은 틱톡이 왜 필요한거야?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8.20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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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연결고리가 떠오르지 않는 '틱톡과 MS·오라클'
클라우드 점유율 증가, 빅데이터와 젊은 이미지 획득
상대적으로 오라클이 얻는 이득 더 클 수도
틱톡은 전 세계의 10대, 20대에게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15초짜리 짧은 동영상 앱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중국의 동영상 앱 '틱톡(tiktok)'의 인수를 두고 MS와 오라클이 맞붙는 모양새다. MS가 먼저 인수 의사를 내비친 가운데 외신들은 오라클도 틱톡의 사업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업계에서는 갸우뚱 하면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IT업계 거물인 두 회사가 틱톡을 인수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바로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오라클의 경우 의문이 더 깊어진다. 데이터베이스 관리로 유명한 오라클은 대형 B2B업체다. DB 뿐 아니라 ERP 등 기업 전산 시스템이 주력이다. 개인의 숏컷 동영상을 무기로 하는 틱톡과는 연관이 없어보인다.

하지만 조금 깊게 살펴보면 두 기업이 틱톡을 인수해 얻을 수 있는 것을 떠올릴 수 있다.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클라우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클라우드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스템 수요가 늘어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 분야 업계 1위는 아마존의 AWS로 MS의 클라우드인 '애저'는 큰 격차로 뒤지고 있다. 오라클의 경우 지난 4월 줌과 클라우드 부문에서 파트너십을 발표하면서 업계를 깜짝 놀래켰다. 그렇지만 이제 막 발을 담갔다는 정도다.

지난해 기준으로 아마존의 AWS가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45%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MS가 2위긴 하지면 17.9%로 격차가 크다. 그 뒤를 알리바바, 구글, 텐센트가 이었다.

미국의 IT분석업체 콘스텔레이션 리서치의 호글러 뮬러 연구원은 "틱톡을 인수하면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에 많은 이득을 안길 것"이라며 "MS의 경우 점유율을 5%가량 늘릴 수 있으며, 오라클의 경우 10%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DB관리 및 자바스크립트 플랫폼 업체인 오라클이 틱톡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사진=연합뉴스
DB관리 및 자바스크립트 플랫폼 업체인 오라클이 틱톡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사진=연합뉴스

두 번째로는 '데이터'다. 전 세계 7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틱톡에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쌓여있다. 그리고 이는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다.

특히 틱톡의 데이터는 MS보다 오라클에게 훨씬 더 매력적이다.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를 기초로 성장한 회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데이터들은 오라클의 것이 아니라 고객들의 것이다. 오라클은 B2B 고객인 회사들의 데이터는 어느 정도 있을지 몰라도 개인들에 대한 데이터는 없다는 얘기다.

미국의 CRM(고객관계관리) 매니지먼트 및 자문 기업인 CRM 에센셜의 공동 설립자이자 수석 분석가인 브렌트 리어리는 "클라우드 사용량과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짚었다.

또 하나는 '젊은 이미지'다.  MS나 오라클은 기업용 시스템을 제공하다보니 주 고객층이 연령층이 높은 편이다. 특히 오라클의 경우 '낡은' 이미지가 더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틱톡은 현재 10대, 20대에게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앱으로 전 세계에서 20억 건 이상의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미국 IT매체 테크 크런치는 브렌트 리어리의 말을 인용해 "페이스북만 봐도 연령층이 높아지자 젊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떠나고 있다"면서 "틱톡을 인수하는 '전통적인 기술 회사'는 매력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IT업계 관계자는 "오라클의 틱톡 인수에 대한 이점이 당장은 명확해보이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오라클이 과거 인수했던 소셜데이터 분석업체 블루카이나 데이터로직스 등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한 사용자 프로필 접근 서비스라는 측면으로 보면 데이터 비즈니스의 매력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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