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 감성' 자극하는 넥슨의 레트로IP, '리니지' 아성 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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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 감성' 자극하는 넥슨의 레트로IP, '리니지' 아성 깨나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7.24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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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인기 IP 활용해 '선택과 집중'하는 넥슨
동명의 최장수 그래픽 MMORPG 원작 바탕의 '바람의 나라: 연'
원작 감성 살려 인기, '리니지2M' 제치고 매출 2위
국내 독보적 캐주얼 레이싱 '카트라이더', 모바일로 재탄생
마비노기·테일즈위버·던파도 모바일 출격 대기 중
넥슨의 모바일 MMORPG '바람의 나라: 연'이 '리니지 형제'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사진=넥슨 제공
넥슨의 모바일 MMORPG '바람의 나라: 연'이 '리니지 형제'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사진=넥슨 제공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지난 3년 간 꿈쩍도 않던 모바일 게임 시장에 균열이 가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나란히 독식하던 1,2위에 태풍이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넥슨의 '바람의 나라: 연'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시'다. 특히 '바람의 나라: 연'은 구글플레이 매출 2위 자리를 빼앗고 1위 '리니지M'을 넘보며 판을 흔들고 있다. 

이외에도 넥슨은 'V4', '피파온라인' 등을 통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다. 동시에 자사 최고의 IP인 '마비노기'를 활용한 새로운 게임들을 준비하고 있으며, '카트라이더'를 PC-콘솔 크로스 플랫폼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바람의 나라: 연'은 지난 22일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2위에 오르며 '리니지2M'을 제쳤다. 사진=게볼루션 제공
'바람의 나라: 연'은 지난 22일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2위에 오르며 '리니지2M'을 제쳤다. 사진=게볼루션 제공

◆ 아재들 감성 자극하는 '바람의 나라: 연'

지난 15일 출시된 모바일 MMORPG '바람의 나라: 연'은 PC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 IP를 활용한 작품이다.

원작 '바람의 나라'는 국내의 기념비적인 게임이다. 1996년 PC통신 시절 넥슨이 선보인 국내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으로 올해 24년을 맞이했다. 텍스트 기반 '머드(MUD, Multi-User Dungeon)' 게임만 있던 당시 '바람의 나라'는 동명의 인기 원작 만화 세계관에 그래픽을 입혀 혜성같이 등장했다.

이후 PC통신에서 인터넷 시대로 전환되며 커뮤니티 요소가 결합된 색다른 콘텐츠에 관심이 쏠렸고, 넥슨은 '바람의 나라'가 크게 흥행하며 '리니지'의 엔씨소프트와 함께 국내 대표 게임회사로 발돋움했다.

'바람의 나라'는 지금까지 서비스를 이어오면서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 기네스 기록도 가지고 있다. 또 최고 동시접속자수 13만 명, 누적 가입자수 2600만 명 등 독보적인 기록도 보유 중이다. 

'바람의 나라: 연'은 원작의 2003년 그래픽 리뉴얼 이전의 경험이 녹아있다. 개발진은 게임 내 캐릭터, 몬스터, 기술 효과 등 도트 그래픽을 리마스터하면서도 원작과 이질감이 최대한 느껴지지 않도록 노력했다.

유리왕과 호동왕자가 주인공인 삼국시대 초기 배경도 그대로이며 대표적인 맵인 국내성, 부여성이나 각 사냥터는 사이즈를 줄이지 않고 원작과 배치를 100% 똑같이 구성했다.

그러면서도 모바일 트렌드를 고려해 조작, 스킬 조합 등 각종 UI를 새단장했고, PVP 콘텐츠는 자동매칭을 통해 비슷한 이용자 간의 결투를 지원한다. 레이드 역시 직업의 특성을 살리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 주요 콘텐츠다.

당시 용돈이 부족했던 학생이었지만 이제 지갑이 두둑해진 직장인이 된 게이머들은 '바람의 나라'가 재탄생한다는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출시를 기다렸다. 지난달 17일 시작된 사전 등록은 200만 명 가까운 예약자를 끌어모았고, 그 결과 지난 15일 출시와 동시에 구글 플레이와 앱스토어 인기 차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출시 당일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다음 날에는 원스토어 1위에 올랐다. 구글 플레이에서는 13위로 진입한 후 지난 22일 최고 매출 2위를 기록하며 '리니지 형제'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김민규 넥슨 사업실장은 "'바람의나라: 연'을 찾아 주신 이용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초심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보내주고 계신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업데이트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도 넥슨의 인기 IP를 활용한 모바일 캐주얼 레이싱 게임이다. 사진=넥슨 제공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도 넥슨의 인기 IP를 활용한 모바일 캐주얼 레이싱 게임이다. 사진=넥슨 제공

◆ 캐주얼 레이싱의 쾌속 질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질주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게임은 2004년 출시된 캐주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를 모바일로 이식한 작품이다. 실사 자동차의 레이싱 게임이 주류였던 당시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와 카트를 앞세우며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고, 지금도 중국과 대만 등 아시아에서 많은 유저들이 즐기고 있다.

정식 서비스 두달째 접어드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글로벌 누적 이용자 1500만 명을 넘어서며 순항 중이다. 국내에서는 양대 마켓 10위 안에 안착했고, 해외의 경우 IP에 친숙한 아시아권 위주로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두 번째 시즌 '도검'을 오픈해 게임 내 분위기를 단장했다. '청월검', '저스티스' 등 각양각색의 카트와 새로운 재미의 게임모드를 선보이면서 유저들에게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동시에 '카러플 스타컵'을 시작으로 '모여라 카러플 패밀리', '카러플 학교대항전' 등 유저 참여형 대회와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개최해 친구, 가족과 함께 모여서 레이싱하는 즐거움을 강조할 예정이다.

한편 원작 '카트라이더'의 게임성을 계승해 개발 중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PC와 콘솔 간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글로벌 멀티 플랫폼 프로젝트다. 4K UHD 고해상도 그래픽과 HDR(High Dynamic Range) 기술을 탑재해 생동감 있는 레이싱 경험을 제공한다.

2019년 11월 처음 공개됐고 지난해 12월과 올해 6월 두 차례에 걸쳐 걸쳐 비공개 시범 테스트를 진행했다. 아직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있지만 베타 테스터들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 호평을 내놨다.

2017년 공개된 '마비노기 모바일' 트레일러 영상. 사진=유튜브 캡쳐
2017년 공개된 '마비노기 모바일' 트레일러 영상. 사진=유튜브 캡쳐

◆ 대기 중인 '마비노기·테일즈위버·던파'…인기 IP '선택과 집중'

넥슨은 '바람의 나라: 연'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뿐 아니라 지난해 11월 출시한 'V4', 6월 선보인 '피파 모바일' 등 다양한 게임과 장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모바일 게임 부분의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해 신규 오리지널 IP로는 이례적으로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권에 안착한 모바일 게임 ‘V4’는 다섯 개 서버 이용자들이 동시에 전투를 치르는 ‘인터 서버 월드’부터 ‘월드보스 레이드’, 모바일 계정 연동으로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한 ‘PC 버전’까지 모바일 환경의 제약을 뛰어넘기 위한 혁신을 거듭하며 안정적인 라이브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넥슨의 모바일 게임 성공은 이정헌 대표가 연초부터 강조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인한 '초격차' 결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넥슨은 지난해 대규모 조직개편 이후 자체 내부평가를 통해 많은 프로젝트를 과감하게 중단했다. 대신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 프로젝트에 더욱 힘을 실었다. 그 결과 최근 출시된 게임들이 최근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지난달 중국 텐센트가 발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트레일러. 사진=텐센트

또다른 기대작도 있다. 중국의 '국민 게임'으로 불리는 '던전앤파이터'를 모바일로 이식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8월 12일 중국 시장에 출시된다. 빠른 액션과 호쾌한 타격감 등 원작의 강점을 살리고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더했다는 것이 넥슨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원작 온라인 게임 '테일즈위버’의 탄탄한 스토리와 핵심 콘텐츠를 앞세운 '테일즈위버M'도 모바일로 재탄생을 앞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넥슨은 자사 최고의 인기 IP '마비노기'를 활용한 '마비노기 모바일'과 앞서 언급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성공적인 론칭을 위해 새로운 게임 개발사 2개를 원더홀딩스와 합작 법인으로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 게임 모두 프로젝트 점검 당시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발 역량의 '선택과 집중'을 위해 따로 법인을 설립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액션RPG라는 차별성으로 10년 넘게 인기를 끌고 있는 '마비노기 영웅전' 역시 '프로젝트 마하'라는 이름으로 새단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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