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분기 영업익 반토막…하반기 전망도 '짙은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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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2분기 영업익 반토막…하반기 전망도 '짙은 구름'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7.23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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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동기 대비 매출 18.9%, 영업이익 52.3% 줄어
70만대 판매량, 9년만에 가장 적었던 1분기보다도 감소
'약속의 내수'...반면 글로벌 시장 침체 장기화
전기차·수소차 전환은 유럽 중심으로 가속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제네시스 GV80.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현대자동차가 반토막 난 2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국내와 중국 판매량이 증가했지만 글로벌 시장의 수요 급감을 상쇄하기는 어려웠던 탓이다. 다만 시장 기대치보다는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하반기 실적 개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선진국들은 조금씩 회복세이긴 하나 신흥국 시장 상황이 아직도 심각해 수요 반등이 어려워보이기 떄문이다.

반면 이와 별개로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는 2020년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3% 감소한 5903억 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같은 기준 매출은 18.9% 감소한 21조8590억 원, 순이익은 62.2% 감소한 3773억으로 나타났다. 판매량은 36.3% 감소한 70만3976대였다.

1분기와 비교해도 매출 13.7%, 영업이익 31.7%, 순이익 31.7%가 감소했다. 1분기 판매량은 90만3371대로 2011년 3분기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100만대를 밑돌았는데 2분기는 이보다도 더 적게 팔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증권가 예상치였던 매출 20조9500억 원, 영업이익 3200억 원을 웃도는 수치다. 

상반기로 넓히면 전년 대비 매출은 7.4% 감소한 47조1784억 원, 영업이익은 29.5% 감소한 1조4541억 원, 순이익은 52.4% 감소한 93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판매 대수는 160만7347대로 24.9% 줄었다.

이철곤 현대차 IR팀장(상무)는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의 본격 확산에 따른 주요 시장에서의 이동 제한 조치 시행,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지난해 2분기보다 크게 줄며, 이에 따라 판매 및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김상현 현대차 재경본부장(전무)도 "제네시스와 SUV 판매 비중이 50% 수준까지 확대되는 등 믹스 개선과 내수시장의 견조한 판매에 힘입어 2분기 손익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면서 "하지만 부문별 판매가 30% 이상 감소해 전사적인 원가 손익 개선 노력에도 자동차와 기타 부문 수익성이 악화됐다. 다만 금융 부문의 안정적 수익 유지로 전체 영업이익 하락폭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판매량은 증가했지만 글로벌 시장의 부진을 막지는 못했다. 내수는 개별소비세 인하로 인한 수요회복, GV80·G80·아반떼 등 신차 판매 호조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12.7% 증가한 22만5552대가 팔렸다. 반면 해외에서는 중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수요가 줄면서 전년 대비 47.8% 감소한 47만8424대의 판매고를 올리는 데 그쳤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023년 쯤 정상화 예상…친환경차 전환은 가속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이동헌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 상무는 "3분기는 코로나19 여파가 줄어들고 내년에는 치료제 개발로 글로벌 시장이 안정세로 접어든다는 가정으로 말씀드린다"고 운을 띄웠지만 "올해 연간 자동차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20% 감소한 7000만대로 예상된다"고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국내 시장은 코로나19 정국이 조기 안정되고 개소세 인하, 신차효과 등으로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글로벌 최대 시장인 중국, 유럽, 미국 등이 부진하고 방역 인프라가 취약한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은 선진국보다 시장이 훨씬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이동헌 상무는 "내년 판매량은 2019년 대비 13.5% 감소한 7950만 대로 전망된다"면서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선진국 시장의 침체를 신흥 시장이 상쇄하며 빨리 회복했지만 이번에는 동반 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에 2023년에나 2019년 수준이 될 듯하다"고 예측했다.

이런 상황임에도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가 하락으로 자동차의 전동화가 지연될 가능성이 엿보이나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생산 및 구입을 독려하는 정부 정책은 활발하기 때문이다.

이동헌 상무는 "국내 뿐 아니라 중국도 '그린 리커버리'를 지향하는 '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 고조, 정부의 친환경차 육성 등으로 전기차 성장의 모멘텀 강화될 수 있다. 더불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각국의 정책 보조를 통해 기존의 성장 추세로 복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호준 현대차 상용친환경해외사업팀장은 "수소 상용차는 향후 대형트럭과 트랙터를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며 "해당 라인업과 버스는 현재 시내버스를 넘어 광역버스와 고속버스까지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럽 시장의 경우 2030년까지 수소대형트럭 시장의 15% 정도인 6만대, 미국은 1만5000대가 목표"라며 "이미 수출을 시작한 스위스와 정부 차원에서 친환경차 전환에 적극적인 독일, 네덜란드,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 시장은 캘리포니아 주 위주로, 중국에서는 수소차를 주목하고 있는 베이징, 톈진, 허베이성 등 수도권 지역과 상하이, 저장성, 안후이성 등 상하이 지역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수소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사업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며 "내년에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차세대 전기차를 출시하는 등 전동화 분야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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