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올해도 어렵다
상태바
한국 경제, 올해도 어렵다
  • 오피니언뉴스
  • 승인 2015.05.05 1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계 부채, 원화 강세로, 올해 성장률 3% 전망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석좌교수

 

  한국 경제가 3년간의 소프트 패치(soft patch)에서 벗어나 최근 회복의 활력을 얻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사태 이후 개인소비가 감소하면서 성장률이 하락했다. 그 결과 지난해 GDP 실질 성장률은 3.3%에 그쳤는데, 이는 잠재 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이다. 올해 경제 실적도 실망스럽다. 1분기 성장률은 2년 사이에 최저치다.

  경기 둔화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이끌어 냈다. 정부는 올해 재정지출을 5.7% 늘렸다. 5년만에 최고의 신장률이다. 재정을 통한 경기진작책에는 여성근로자의 일자리 확대등 고용 개혁은 물론 중소기업 지원책도 들어가 있다. 아울러 한은도 4년째 통화 완화 정책을 쓰고 있다. 정책금리는 지난해 3차례나 인하돼 1.75%까지 내려갔다.

  불행하게도 중앙은행의 경기진작책에도 불구하고 내수는 여전히 취약하다. 실질적은 차입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내수 침체와 유가하락으로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다. 한은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실질금리가 상승하는 바람에  한국의 인플레이션율이 지난해 11월 이래 1%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한은이 목표로 하는 인플레이션 2.5~3.5%의 범위를 크게 밑도는 수치이며, 1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깅기 둔화로 디플레이션의 리스크가 발생하므로 한은은 조만간 금리를 더 내릴 것으로 본다. 금리 인하로 올해 개인 지출이 확대되고, 약하게나마 성장률을 견인하며, 가까운 시기에 인플레이션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당본간 내수가 개선되겠지만, 개인 지출은 막대한 가계부채로 인해 앞으로도 정체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과도한 가계부채를 줄이려고 오랜 기간 노력해왔지만, 불행하게도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는 지난 2년간 가속화했으며,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165%에 이르고 있다. 이는 한국 경제에 가장 중요한 리스크가 되고 있다.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는 주로 주택을 소유하고, 자녀 교육을 시키는 과정에서 돈을 차입하는 바람에 발생한 것이다. 한국 가계부채의 가장 큰 리스크는 주택가격 급락에서 비롯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장기간의 주택가격 하락을 겪은 후에 최근 가격 상승의 조짐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주택규제를 풀어 DTI, LTV의 비율을 상향조정하고 젊은 세대로 하여금 미래소득을 전제로 차입을 할수 있도록 길을 텄다. 부동산 규제 완화로 주택매매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키는 부정적 측면도 내포하고 있다.

  나아가 한국의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아직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집갑 상승이 지지부진한 것은 가계수입이 더디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 부진은 생산과 결과적으로 일자리 확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그 결과 연간 소득 증가율이 2.5%로 감소했는데, 이는 그동안의 평균치 4.5%를 믿도는 수준이다. 주택가격을 빠르게 상승시키려면 개인 소득을 늘려줘야 한다. 그렇게 되면 가계 지출이 늘어나고 기업들이 일자리를 늘리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정부의 경가 진작 노력은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발생시킬수 있겠지만,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려면 몇 년이 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는 내수둔화에 더해 수출감소로 고통을 겪고 있다. 중앙은행의 금리인하가 원화 강세를 저지하는데 도움이 되었지만, 원화 강세를 원천적으로 저지하지 못하고 있다. 원화강세는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수출 주도의 기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엔화와 유로화의 가파른 약세로 자동차와 전자제품의 경우 글로벌 수요에서 경쟁상대인 일본산과 유럽산은 잘나가는데 비해 한국산은 고전하고 있다.

  강한 원화에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한국 수출을 어렵게 하고 있다. 수출 증가율이 2년래 최저를 기록하고 있으며, 원화 강세가 지속되고,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며, 중국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므로, 한국의 수출도 당분간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대한 수출은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아시아와 유럽지역에서의 부진을 상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수입 증가율도 비관적이다. 내수 부진, 유가하락등으로 수입이 지난 7개월간 하락했다. 최근의 원화 하락으로 수입 단가가 오르는 바람에 수입 수요가 줄었다. 소비 진작책으로 수입 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내수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수입 수요도 약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한국 경제는 정체를 경험하고 있다. 정부의 소비 진작책으로 내수는 미약하게 살아날 것으로 보이지만, 과도한 가계부채로 한계는 있을 것이다. 아울러 원화 강세와 중국 경제의 부진으로 수출도 감소할 것이다. 한국 경제는 소폭 회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성장률은 3%로, 2014년 3.3%, 2013년 3%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