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톺아보기] 종이처럼 구겨지고 방전 걱정 없는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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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톺아보기] 종이처럼 구겨지고 방전 걱정 없는 배터리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7.19 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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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성과 보존성을 동시에 갖춘 예비전지
초저전력, 초저비용으로 IoT 인터넷 연결
거미의 사냥 행동 본뜬 '거미줄 로봇'
연일 터지는 정치·사회 뉴스에 빠져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기 일쑤죠. 21세기 미래를 바꿀 IT기술, 인포테인먼트 소식입니다. 미래 먹거리일 뿐 아니라, 흐름을 놓쳤다간 금방 시대에 뒤처지게 됩니다. <오피니언뉴스>는 매주 주요 IT, 과학기술, 게임 소식들을 짤막하게 모아 소개합니다. 먼 미래가 아닌 눈앞의 미래에 상용화될 IT기술을 주로 다루려합니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최근 플렉서블 전자기기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이에 사용되는 전지 역시 유연성이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마찬가지로 플렉서블 전지가 연구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 리튬이온 배터리인데, 이 전지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방전되어버립니다.

종이처럼 유연하게 제작된 예비전지에 전선을 연결해 전구를 켜는 시연장면. 사진=고려대제공
종이처럼 유연하게 제작된 예비전지에 전선을 연결해 전구를 켜는 시연장면. 사진=고려대제공

◆ 종이처럼 구겨지고 방전 걱정 없는 배터리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종이처럼 구겨지는 예비전지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플렉서블 전자기기용은 물론 재난 상황에서 비상 전원으로도 활용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고려대학교는 김도현 전기전자공학부 연구교수와 김규태 교수 연구팀이 유연성과 보존성을 동시에 갖춘 예비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예비전지는 평상시에는 전원이 꺼져있지만 필요할 때 전지에 전해액을 주입하여 즉시 전기를 생산하는 배터리입니다. 때문에 장기보존해도 방전을 피할 수 있습니다. 연구진이 개발한 전지는 바닷물을 주입해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합니다.

더불어 그간의 전지들은 아무리 플렉서블용이라고 해도 일정 부분 모양이 잡혀 있어 경직성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전지는 종이전극으로 이뤄져 휴대가 간편합니다.

알루미늄 금속을 음극으로, 탄소나 노튜브와 셀룰로스(cellulose)를 양극으로 삼아 제작됐고, 아무렇게나 구겨도 될 정도로 유연합니다. 더불어 잔뜩 구겨놔도 원래 상태와 같은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IoT 기기(왼쪽)가 송신한 신호가 무전원 게이트웨이를 통해 와이파이 네트워크(노트북)에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모식도. 사진=KAIST 제공
IoT 기기(왼쪽)가 송신한 신호가 무전원 게이트웨이를 통해 와이파이 네트워크(노트북)에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모식도. 사진=KAIST 제공

◆ 무전원으로 사물인터넷 인터넷 연결 된다

IoT(사물인터넷)은 5G 네트워크의 핵심 구성요소 중 하나입니다. IoT 기기들을 인터넷에 연결하려면 'IoT 게이트웨이'라는 다수의 무선 송수신 장치를 장착하고 있는 기기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발생하는 전력소모량이 크기 때문에 전원공급장치가 필요합니다.

이는 유선이라 설치도 제한되고 광범위한 연결성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초저전력, 초저비용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IoT를 위한 무전원' 기술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KAIST는 김성민, 이융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와 정진환 박사과정, 류지훈 한국뉴욕주립대 컴퓨터과학과 교수가 참여한 공동 연구팀이 '후방산란(Backscattering)' 기술을 이용한 무전원 IoT 게이트웨이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후방산란 기술'은 기기의 무선 신호를 직접 만들어내지 않고 공중에 존재하는 방사된 신호를 반사해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무선 신호를 생성하는데 전력을 소모하지 않아 초저전력으로 통신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연구팀은 후방산란 기술을 이용하 IoT 기기들이 방사하는 신호가 와이파이 신호로 공중에서 변조되도록 설계했습니다. 이 기술을 이용해 IoT 기기들을 일상 속에서도 흔한 와이파이 기기에 연결해 광범위한 연결성을 제공하는 무전원 IoT게이트웨이를 제작했습니다.

이 기술은 초저전력이라 무전원으로 동작하고, 설치비용과 유지 보수 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후방산란의 특성상 공중에 방사된 무선 신호를 반사하면서 물리적으로 변조하므로 동일한 통신 규격을 사용하는 모든 IoT 기기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거미줄 로봇의 구조. 사진=서울대 제공
거미줄 로봇의 구조. 사진=서울대 제공

◆ 거미줄처럼 물체 감지해 잡아 끄는 '거미줄 로봇'

거미줄의 유연성과 인장력은 유명합니다. 거미는 거미줄을 이용해 집도 짓고 먹이도 사냥하는데요. 평소 거미줄을 조금만 쳐 놓다가 먹이가 걸리면 순식간에 많은 거미줄을 새로 쏴서 포획합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이런 거미줄의 특성을 흉내낸 '거미줄 로봇'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원래 길이의 3배까지 늘어나고 최대 68배 무거운 물체를 잡아낼 수 있다고 하네요.

서울대 선정윤, 김호영 교수 연구팀은 거미의 행동학적 특성에 착안해 전기적으로 주변 물체를 감지한 뒤 포획하고, 불필요한 오염물은 달라붙지 않도록 하는 거미줄 로봇을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샤프심 두께의 신축성 있는 전도성 섬유 소재를 배열해 제작한 '거미줄 로봇'은 실제로 방사형의 거미줄을 닮았습니다.

거미는 거미줄에 먹이가 걸리면 그 진동을 감지해 포획합니다. 거미줄 로봇도 이와 비슷합니다. 수㎝ 거리까지 강력한 전기장을 만들어 주변의 물체를 자극한 뒤 물체로부터 나오는 전기장을 감지해 강한 정전기적 인력으로 달라붙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금속과 세라믹 등 전도성 물질뿐만 아니라 유리, 나뭇잎 등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들도 포획할 수 있습니다. 또 원래 길이의 3배까지 늘어날 수 있으며, 자체 무게(0.2g)의 최대 68배 물체도 잡을 수 있습니다. 관성력을 이용해 오염물질을 스스로 털어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인공 근육, 전자 피부, 로봇 팔 등과 더불어 반도체 미세공정, 비접촉 센싱 기술 등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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