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9개 금융사 경영권 전격 접수···“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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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9개 금융사 경영권 전격 접수···“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0.07.18 11: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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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홍콩서 사라진 금융계 거물 샤오젠화 회사 계열
대상회사 자산 총 200조원···당국 "고객 권익·공익 조치"
중국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와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17일 밤 9개 금융회사 경영권을 전격 접수해 관리한다고 밝혔다. 사진-바이두
중국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와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17일 밤 9개 금융회사 경영권을 전격 접수해 관리한다고 밝혔다. 사진-바이두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중국 정부가 보험·증권·신탁 업종에 걸쳐 9개 금융사 경영권을 전격 접수했다.

중국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는 17일 밤 화샤(華夏)생명보험, 톈안(天安)생명보험, 신스다이(新時代)신탁, 신화(新華)신탁 등 6개 회사 경영권을 접수해 관리한다고 중국 언론이 보도했다. 

이어 증권감독관리위원회도 신스다이(新時代)증권, 궈성(國盛)증권 등 3개사의 경영권 접수 관리 방침을 공고했다.

금융·증권 감독당국은 해당 회사들이 실제 소유주의 지분 정보를 은폐하는 등 지배 구조에 문제가 있다며 고객과 투자자의 권익, 사회 공익을 위해 법률에 근거해 경영권을 가져간다고 설명했다.

이들 회사의 경영권은 중국 정부가 지정한 보험·증권·신탁회사에 위탁된다. 이번 조치는 시장에 끼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요일 장 마감 이후 발표됐다. 대상 회사 상당수는 상장사다.

대상 회사들의 자산총액이 적어도 1조 2000억 위안(약 20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차이신(財新)은 전했다.

중국 당국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경영권이 박탈된 회사들은 모두 부패 문제로 중국 모처에서 조사를 받는 샤오젠화(肖建華) 회장의 밍톈(明天)그룹 계열 회사들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보도했다.

샤오젠화는 복잡한 지분 거래를 통해 100여 개 상장 기업의 지분을 보유한 중국 재계의 거물로 배경에 태자당(太子黨·혁명원로 자제 그룹) 같은 든든한 뒷배가 있다는 소문도 있었다.

지난 2017년 1월 휠체어를 타고 머리가 가려진 채 정체불명의 남자들에 의해 홍콩 호텔에서 어디론가 옮겨졌다. 이후 공개석상에서 사라졌고 중국 본토에서 뇌물·돈세탁·불법 대출 등으로 수사받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앞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샤오젠화가 자신은 뒤에 숨고 대리인들을 앞세워 직간접적으로 다수의 금융 회사들을 지배하는 것에 대해 중국 당국이 심각한 금융 안정 위협 요인으로 보고 우려해왔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이번 조치를 통해 샤오젠화의 금융계 영향력을 완전히 제거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은 작년 5월 유동성 위기에 몰린 네이멍구자치구의 바오상(包商)은행에도 유사한 조처를 했다. 조사 결과 이 은행을 실제로 지배하는 것은 샤오젠화로 드러났다.

중국 정부는 먼저 경영권을 박탈해 접수한 뒤 채무 조정과 증자 등 구조조정을 통해 바오상은행을 국유화했다.

최근 중국 증시가 급등락하는 등 시장이 당국의 작은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예민한 시기여서 이번 조치가 중국 시장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중국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 공고[자료 바이두]
중국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 공고[자료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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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순맘 2020-07-18 15:27:09
부패척결로 명하고 접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