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코로나 기승 부리는데...아베는 "여행 떠나자"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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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코로나 기승 부리는데...아베는 "여행 떠나자" 강행
  • 김명윤 도쿄 통신원
  • 승인 2020.07.17 10: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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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2일부터 여행자 1인당 2만엔 지원
전국 지자체, 불만 폭주
여론조사, 69% 아베 정부 여행지원책 반대
16일 하루 확진자 622명, 긴급사태선언 이후 최대
김명윤 도쿄 통신원

[오피니언뉴스=김명윤 도쿄 통신원] 일본 주요도시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아베 정부가 국내 여행 캠페인 강행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지방자치단체장까지 나서 정부 정책에 반대의사를 표명하며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아베 정부는 지난 4월 코로나19로 인해 올림픽개최가 연기되자, 7월22일부터 전국적으로 국내 여행을 지원하는 ‘GO TO Travel’(여행 떠나자)캠페인을 정부차원에서 실시한다고 밝혔었다. 

이에 정부는 오는 22일 이후 국내여행을 떠나는 일본인들에게 여행 1회당 1인에게 2만엔(한화 약 22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미 여행지원 예산으로 1조3500억엔(약 15조원)을 편성해 놨다. 

문제는 여행 캠페인이 본격시작되는 22일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국영방송 NHN에 따르면 16일기준 코로나19 확진자수는 24시간 만에 도쿄 286명, 오사카 66명, 사이타마현 49명, 가나가와현 48명 등 일본 전역 31개 지자체와 공항검역소에서 총 622명을 기록했다. 하루 확진자 600명이 넘어선 것은 지난 4월10일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이렇게 확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지역 관광업계를 활성하기 위한 정책으로 지난 4월 발표한 긴급 경제대책에 포함했던 ‘Go To Travel’ 캠페인을 도쿄도(都)를 제외한 46개 도부현(道府縣·일본 광역단체)에서 22일부터 시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최근 도쿄를 제외한 것은 지자체들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가장 많은 도쿄 시민들의 국내여행을 반대하면서 국가적인 여행캠페인 자체를 반대하자, 정부가 한걸음 물러난 조치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여행 캠페인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계획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현지 언론에선 보도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전국 지자체로부터 비판이 쇄도하자 급하게 말을 바꾸어 도쿄를 제외하는 것으로 급격하게 방향을 바꾸었다. 아베 총리도 기자회견에 직접 나서며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근거로 판단했다"며 도쿄를 제외한 배경을 설명하며 진화(鎮火)에 나섰다. 

지자체도 여당이 독식하고 있는 일본 정치환경을 감안하면 이번 사태처럼 중앙 정부의 지침에 대해  전국 지자체장들이 노골적으로 우려를 드러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이에 현지언론과 방송프로그램 등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아베 정부에 대한 신뢰와 지지가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도 벌써 나오고 있다.  

오자키 하루오 일본의사협회 회장은 'Go to Travel'캠페인을 비판하며 여행을 가지 말 것을 주장했다. 그는 "7월 중에는 회식을 참아보고, 만약 회식을 한다면 온라인으로 대체하자"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사진=NHK 캡처

지자체, 아베 총리 비판 확산 

대표적으로 일본 대표 지방 관광지인 아오모리(靑森) 현 무쓰시의 미야시타 소이치로(宮下宗一郞) 시장은 "지금까지는 (코로나 19 상황은) 천재(天災)라고 말하고 있지만, (고 투 트레블로 감염이 확산하면) 이제는 인재가 된다"며 감염 확산을 우려했다. 

일본 차기 총리 후보 빅 3 중에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와 오사카 지사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역시 이러한 정부의 정책 비판에 합세했다. 

최근 재선에 화려하게 성공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도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감염 방지 대책을 '냉방', 고 투 트레블(Go to Travel)을 '난방'에 비유하면서 ”냉방과 난방 양쪽을 모두 켜는 것에 어떻게 대응해 갈 것인가. 코로나19 무증상자도 나오는데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현지언론은 이와 같은 고이케 지사의 ‘일침’  이후  일본 정부는 ‘Go to Travel’에서 도쿄를 제외했다고 보도하면서 달라진 고이케 지사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논평을 내놓고 있다.  

젊은 정치인 중 가장 많은 신뢰를 받고 있는 오사카 요시무라 지사 역시도 ‘지금 과연 여행을 할 때인가 ‘Go to Travel’ 반대 의견을 확실하게 피력했다. 이와 같이 돌려 말하지 않고 확실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요시무라의 화법이 오히려 다시 한번 큰 지지를 얻고 있는 형국이다. 

일본 트렌드 리서치가 전국 600명을 대상으로 정부의 ‘Go To Travel에 대해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라는 설문에서 69%가 반대를, 31%가 찬성의사를 밝혔다. 

일본 트렌드 리서치가 'Go to Travel' 캠페인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는 여행갈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선 ‘Go to Travel’ 캠페인이 당초 8월 중순부터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정부가 대표적인 여름 휴가철인 바다의 날(7월23일)과 체육의 날(7월24일) 공휴일로 인해 올해 나흘 연휴가 시작되는 전날인 오는 22일부터 전면 시행하는 것으로 앞당겼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베 정부는 코로나로부터 국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눈 앞에 보이는 성과만을 위해 주먹구구식으로 일처리 한 결과 또 다시 자살골을 넣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오자키 하루오 일본의사협회장은 정부의 여행 캠페인을 비판하면서 “Not Go To Travel 캠페인을 벌이자며, 지금 일본은 7월 중 회식이나 외식마저 자제하고 참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김명윤 도쿄 통신원은 일본 영화대학교에서 다큐멘터리 전공, 다수의 한일 영화 현장에서 통역 및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일본 내에서 리니아 신칸센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바람이 부는 마을, 오시카무라(가제)>를 제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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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r6073 2020-07-17 15:10:26
아베는 대체.. 왜 비난받을 일만 골라서 자초하는 걸까...
신기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