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전장용 MLCC(적층 세라믹 캐파시티) 전용 생산공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이 부산을 찾은 것은 최근 ▲5G·AI 등 정보통신기술 발달 ▲전기차·자율주행차 확산 ▲차량용 전장부품 수요 증가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장용 MLCC 사업을 직접 살펴보고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기 위한 것이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회로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초소형 부품이다. 이와 함께 부품 간 전자파 간섭 형상도 막아줘 '전기 댐' 역할을 수행한다. MLCC는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들어가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기도 한다. 스마트폰에는 1000개 정도, 전기차에는 1만개 안팎의 MLCC가 들어간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점유율 22%로 2위다. 1위는 일본의 무라타로 40%에 달한다.
부산사업장에서는 전장 및 IT용 MLCC, 차세대 패키지 기판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특히 삼성은 2018년 부산에 전장용 MLCC 전용 생산공장을 구축해 수요 증가에 대응해 왔다.
이 부회장은 경영진으로부터 ▲전장용 고온·고압 MLCC▲스마트 기기용 고성능·고용량 MLCC ▲통신·카메라 모듈 등 차세대 전자부품에 대한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 받고, AI·5G·전기차 등 신기술 확산에 따른 중장기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된다.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말했다.
이번 부산 방문에는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김두영 컴포넌트사업부장,강봉용 경영지원실장 등이 동행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에도 삼성전기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고 전장용 MLCC 및 5G 이동통신 모듈 등 주요 신사업에 대한 투자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올들어 사업장을 찾아 간담회를 갖고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격려한 것은 7번째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설 연휴 브라질 마나우스·캄피나스 법인 방문을 시작으로 구미 스마트폰 공장(3월), 반도체연구소(6월), 생활가전사업부(6월), 삼성디스플레이(6월), 사내벤처 C랩(7월)을 잇따라 찾아 직원들과의 직접 소통을 확대해 가고 있다.
상반기에는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로 삼성전기의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 업계가 예상한 2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6875억원, 영업이익 96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33%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반등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기는 갤럭시 시리즈 뿐 아니라 오포, 비보 등 중화권 비중도 높은 편인데 3분기부터 중국 내 통신시장이 회복될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전장용 MLCC 수요도 증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실제 삼성전기는 최근 자동차 파워트레인용 MLCC 3종과 잠김방지 브레이크 시스템(ABS)용 MLCC 2종 등을 개발 완료하고 글로벌 거래처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MLCC는 업계 전반적으로 재고 수준이 낮아진 상태로 성수기를 맞아 재고 재축적 수요와 함께 가동률이 의미있게 상승할 것"이라며 "전장용과 플래그십 모바일용 위주로 제품 믹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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