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2분기 깜짝 실적, 애플의 1.1조 보상금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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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2분기 깜짝 실적, 애플의 1.1조 보상금 덕분?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7.14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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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코로나19로 1분기 아이폰 판매 부진
OLED 계약 맺은 삼성디스플레이에 보상
판매량 미달로 물량 소화 못했기 때문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 1조원이 넘는 보상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2분기 깜짝 실적은 이에 힘입은 것으로 추측된다.

13일(현지시간) 애플인사이더, 나인투파이브맥 등 미국 IT매체들은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DSCC의 보고서를 인용해 "애플이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삼성전자에 9억5000만 달러(약 1조1450억원)을 지불하게 됐다"고 전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2분기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이라고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3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2.73% 늘어났다.

이는 업계 예상을 뛰어 넘는 수치다. 매출은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6~7조 정도를 예상했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일회성 이익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후퇴하면서 애플도 계약했던 물량을 소화하지 못했다. 때문에 삼성전자에 보상금을 지급했고, 해당 금액이 2분기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당초 디스플레이 부문은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모바일 OLED 공정 가동률이 하락해 5000~7000억원 가량의 고정비 부담이 예상됐다. 하지만 애플의 보상금이 이를 상쇄한 셈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최대 9000억원 가량을 예상했지만 DSCC는 그보다 큰 1조1450억원으로 분석했다.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와 계약을 맺고 아이폰11과 아이폰11프로 맥스에 탑재되는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받았다. 애플은 일정 수량 구입을 약속했지만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물량을 채울 수 없게 됐고, 이에 따른 위약금을 물게 된 것으로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1분기 아이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했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원청과 하청은 공급처와 납부처를 다양하게 갖기 위해 노력한다. 한 업체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다른 업체를 통해 손실을 메꿔야 안정적인 순환이 이뤄지기 때문"이라며 "이런 경우 손실이 발생해도 다른 거래선으로 상쇄가 되기 때문에 관계를 생각해서 위약금을 그냥 넘기는 상황도 없진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애플과 삼성디스플레이의 관계는 다르다. 애플은 오직 삼성디스플레이에서만 모바일 OLED를 발주한다. BOE 등 다른 업체도 검토를 해봤지만 내부적인 기준에 미달해서 제외했다고 알려졌다. 게다가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 사업장에 애플 전용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때문에 애플로서는 손해를 보전해줄 수 밖에 없다.

애플이 같은 이유로 위약금을 물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애플인사이더는 "2019년 2분기 삼성은 비슷한 이유로 애플로부터 6억6300만 달러(약 8000억 원)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애플이 하반기 출시하는 '아이폰12' 시리즈 중 5G모델은 4가지로 예상된다. 모두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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