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등 핀테크, 보험 진출 가속화...보험업계, 대응책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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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ER등 핀테크, 보험 진출 가속화...보험업계, 대응책 부심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7.10 17:1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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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보험서비스 법인 등록... 보험시장 본격 진출 선언
기존 보험업체들, IT인력 충원 · 디지털 인프라 강화
핀테크 업체에만 규제 족쇄 풀고, 기존 보험업체만 준수 요구 '불만'
보험설계사가 전자서명 업무처리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손해보험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네이버가 보험 모집을 위한 계열사 '엔에프(NF) 보험서비스' 법인 등록을 완료했다. 금융플랫폼으로의 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네이버 파이낸셜이 보험업까지 사업범위를 확장하며 기존 보험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법인 설립 목적으로 보험대리점업과 통신판매업, 전화권유판매업,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서비스업 등을 명시한 NF보험서비스는 앞으로 보험사와 계약을 맺고 보험 판매를 전문적으로 하는 법인보험대리점(GA) 형태 사업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업계에선 NF보험서비스가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요 주주인 미래에셋생명과 제휴, 독자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봤지만, NF보험서비스는 다양한 보험사들과 제휴를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관련 서비스상품을 하반기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나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NF보험서비스는 보험 모집을 위한 계열사로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고, 다양한 보험사와 제휴를 고려하고 있다"며 "이제 막 법인 설립 등록을 마쳤기에 대표이사 선임 및 출범 시기, 서비스 등 구체적인 사안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네이버 파이낸셜은 간편결제(네이버페이)를 넘어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 아래, 올해 '네이버통장'을 선보인데 이어 보험 전문 법인까지 설립하며 금융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올해 초 "향후 증권, 보험, 대출 등으로 확장해 종합 자산 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고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아울러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당국에서 추진 중인 '마이데이터' 사업에도 참여, 고객 맞춤형 금융 상품 추천 및 자산 관리에도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파이낸셜이 보유한 국내 최고 기술을 금융과 연결, 편리하고 혁신적인 생활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 '디지털 전환·혁신상품 개발'...경쟁력 강화방안 강구

네이버 등 핀테크·빅테크 업체의 광범위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한 영업 확장에 대응, 기존 보험업체들도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디지털 보험 시장 전환에 박차를 가해 기존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온라인에서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 2일 27개 부문에 대한 경력직 채용공고를 내며 디지털 전환을 위한 인재 확보에 나섰다. 하나손보는 시스템 운영·개발 부문, 데이터 분석 등 IT 분야의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기반 종합손보사'로 거듭날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오프라인 채널의 강점을 살리는 동시에 그룹 디지털 인프라로 IT부문을 강화해 신생활 보험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인터넷 전업 자회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에 1000억원을 투입한데 이어 지난달 23일엔 자회사인 교보정보통신과 교보데이터센터를 합병하겠다고 밝혔다. 

시스템통합(SI)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교보정보통신의 IT 인력과 컴퓨터·사무용 기계를 임대하는 교보데이터센터의 인프라를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설명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디지털을 활용한 비대면 영업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강조하고 있다"며 "라이프플래닛 출자와 같은 경우 카카오, 토스 등 핀테크 업체의 시장참여가 활발해지는 만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선제적 투자였다"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생명은 모바일 핀테크 기술력을 접목한 사후정산형 P2P건강보험을 출시하는 등 혁신 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자료제공=미래에셋생명

국내에서 처음 시도 상품인 '보험료 정산받는 첫날부터 입원 보장보험'은 가입자를 묶어 보험금 발생 정도에 따라 만기에 보험료를 돌려주는 구조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미국·일본 등 선진 보험시장에서 활성화된 상호보험의 기본구조에 모바일 핀테크 기술력을 접목해 직관적이고 저렴한 P2P형 건강보험을 출시했다"며 "보험사의 이익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상품으로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이 줄어드는 동시에, 보험상품의 투명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험업계, 핀·빅테크업계와 규제 차이 "불공정"...형평성 논란 

다만, 보험업계는 자체적인 노력만으론 새로운 시장 참여자들과의 경쟁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핀·빅테크 업계와 기존 금융업 사이의 상이한 규제기준이 공정한 게임의 룰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핀테크 산업 육성에 힘을 실으면서 보험사 등 금융사에는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는 반면, 핀테크 업체에는 각종 규제 족쇄를 풀어주고 있다"며 "'마이데이터' 사업만 해도 보험사는 마이데이터에 참여하기 위해 모든 고객 데이터를 공개해야 하지만, 네이버는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 정보만 개방하면 되지 않냐"며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직접 보험을 만들지 않더라도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의 수많은 가입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면 충분히 위협적인 업체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계속해서 규제가 풀리는 방향으로 가 고객들이 한쪽으로 몰리게 되면 결국 기존 보험사들은 빅테크 업체들에 밀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논란은 금융당국이 연내 추진하기로 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전자금융법 개정안은 핀테크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이 출현할 수 있도록 금융업을 폭넓게 개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금융당국은 우선 규제차이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빅테크가 금융산업에 본격 진출할 것에 대비해 금융 안정, 이용자 보호, 규제차이 해소 등 공정경쟁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도 지난달 29일 마이데이터 사업과 관련해 "금융회사, 정보기술(ICT), 핀테크 기업 모두 소비자 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상호주의 관점으로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최대한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규제 불평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는 있지만 당장 정보 개방을 하라거나 규제 차별 해소방안을 밝힌게 아닌 만큼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것 같다"며 "(손 부위원장이 언급한)'상호주의 관점'이라든가 '최대한 개방' 등의 애매한 기준으론 형평성을 제고하긴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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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선인 2020-07-12 07:29:11
네이버가 보험시장에 진출하면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됩니다..당장 생보보다는 손보쪽은 자동차보험
ㆍ실손보험 등에서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또한 온라인보험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규제완화 선행되어야 고객에게 편익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중국의 보험업계를 참고하면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문상용 2020-07-12 17:59:00
설계사의 입장에서 많이 긴장됩니다만, 얼마나 고객 만족을 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큰 흐름으로는 설계사들은 포털과의 어려운 싸움이 예상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