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K-배터리 동맹' 정의선-최태원…"韓 경제 새로운 힘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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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K-배터리 동맹' 정의선-최태원…"韓 경제 새로운 힘 될 것"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7.07 14: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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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경영진,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공장 방문
미래 전기차 배터리 및 신기술 분야 협력방안 논의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7일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SK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7일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SK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양사 주요 경영진이 7일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 및 미래 신기술 분야 협력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이날 정 수석부회장과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 사장, 김걸 기획조정실 사장, 서보신 상품담당 사장,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 등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충남 서산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공장을 방문했다. 이들은 니로 전기차에 공급하는 배터리 셀의 조립 라인도 점검했다.

SK그룹에서는 최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장동현 SK㈜ 사장,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대표 등이 현대차그룹 경영진을 맞았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이 방문한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은 지난 2012년 준공, 연 4.7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규모를 갖췄다.

양사 경영진은 SK이노베이션 등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공유했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재인 흑연 또는 실리콘을 리튬 매탈로 대체해 에너지 밀도를 1000wh/L 이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주행거리 확대 및 차량 경량화에 따른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BaaS, Battery as a Service)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성과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전력 반도체’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대표적 제품이다. 최소한의 전력으로 배터리 구동시간을 늘려 에너지 효율을 높여주는 반도체로 대부분을 수입해 사용, 해외 의존도가 높은 편 이다. 이를 위해 SK그룹은 지난해 미국 듀폰사로부터 차세대 전력 반도체용 SiC(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사업을 인수하는 등 전력 반도체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왔으며, 반도체 제조 및 소재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전기차 생태계 보호에 앞장설 것이라는 계획을 수립했다.

양사 경영진은 이와함께 SK 주유소와 충전소 공간을 활용해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 배터리,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현대차그룹은 인간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고 인류를 위한 혁신과 진보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임직원들은 고객 만족을 위해 보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할 것이며,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협력으로 양 그룹은 물론 한국경제에도 새로운 힘이 될 것”이라며 “힘과 지혜를 모아 코로나19가 가져올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높여 나가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SK그룹 내 배터리 사업을 초기 기획 단계부터 지원해온 최 수석부회장도 양사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와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최 수석부회장은 일찍부터 배터리 영역을 그룹의 신성장 사업으로 주목, 투자와 육성을 아끼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는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카와 기아차의 니로, 쏘울 EV 등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가 2021년 양산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1차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했다. 계약 규모는 약 5년간 10조원 수준이다.

‘E-GMP’ 기반의 현대·기아차 전기차에 탑재될 SK이노베이션 제품은 성능이 대폭 향상된 차세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로, 전기차 전용 모델의 특장점들과 결합돼 고객에게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2011년 첫 순수 전기차를 선보인 이래 지난달까지 국내외 누적 28만여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 총 2만4116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해 수소전기차 포함 세계 3위권 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아차는 전기차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2026년 전기차 50만대(중국 제외)를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혁신기술 분야 리더십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모빌리티), 로보틱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차세대 혁신기술 개발을 가속화해 지속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인류의 삶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들고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세계 최고 성능의 전기차에 필요한 최적화된 배터리 성능 구현을 위해 연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이번 방문은 향후 전기차 전용 모델에 탑재될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개발 현황을 살펴보고, 미래 배터리 및 신기술에 대한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회동은 그동안 전기차·배터리 사업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온 양사가 차세대 배터리 등 다양한 신기술 영역에서 협력을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한편 재계에서는 정 수석부회장과 최 회장의 이번 회동으로 사실상 ‘新 K 전기차 배터리 동맹’을 구축했다고 평가한다. 정 수석부회장은 더욱 안정적인 배터리 수급을 위해 완전히 새로운 판을 짜고 있다.

실제 정 부회장은 지난달 22일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방문해 LG화학 배터리 기술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5월에는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배터리 회동을 갖고 ‘전고체배터리’ 기술 현황을 논의하며 협력관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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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선인 2020-07-07 16:29:21
한국경제의 미래 먹거리가 되도록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