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최태원, 7일 회동…新 K-배터리 동맹 구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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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최태원, 7일 회동…新 K-배터리 동맹 구축할까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7.0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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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부회장,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사업장 방문
현대차·SK이노 추가 협력 방안 주목
정의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왼쪽에서 두번째)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에서 세번째).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왼쪽에서 두번째)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에서 세번째).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르면 7일 회동해 전기차 배터리 관련 협력을 도모한다. 이로 인해 한국 완성차 기업과 전기차 배터리 기업 간 ‘新(신) K-배터리 동맹’을 결성할 것이란 기대감이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재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7일 충남 서산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사업장을 방문한다.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현재 최종 조율 중이다.

서산사업장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모태이자 국내 생산 거점이다. 2012년 양산을 시작했으며 2018년 제2공장을 추가로 완공해 가동 중이다.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은 회동 당일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과정을 확인하면서 오찬도 함께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서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지동섭 배터리사업 대표, 이장원 배터리연구소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그간 LG화학의 배터리를, 기아차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사용해 왔다. 그러나 내년 초부터 양산되는 현대·기아차의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전기차에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상용한다. SK이노베이션은 입찰을 거쳐 약 5년간 10조원 규모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현대차의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 차 모델에서 엔진 등 내연기관을 제거하고, 그 공간에 전기모터를 설치해 만들었다. 그러나 2022년부터는 전기차 전용 모델이 출시된다. 전용 플랫폼(E-GMP) 역시 전기차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개발한 것이다.

전기차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전용 배터리의 안정적인 수급이 필수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하반기에 발주될 현대차 E-GMP의 3차 물량 수주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과 삼성SDI에 비해 후발 주자인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 현대차가 최대 고객일 뿐만 아니라 현대차 입장에서도 SK이노베이션이 매우 중요한 배터리 파트너사인 셈이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22일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방문해 LG화학 배터리 기술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5월에는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배터리 회동을 갖고 ‘전고체배터리’ 기술 현황을 논의하며 협력관계 확대에 나섰다.

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재계에서는 현대차가 전통 동맹관계에서 벗어나, 배터리 수급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新 K 전기차 배터리 동맹’을 구축하려고 한다고 분석한다.

전기차와 배터리는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매년 10%가량 성장하고 있으며, 2030년이 되면 신차의 절반가량이 전기차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 차를 선보일 예정인데,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글로벌 전기차 공급 순위 4위인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56만대를 팔아 수소전기차를 합쳐 세계 3위권으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기아차도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을 지난해 2.1%에서 2025년에는 6.6%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는 SK이노베이션도 이번 현대차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톱5’ 자리를 넘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환경도 녹록치 않은 것도 현대차의 K-배터리 동맹 구축 전략과 맥이 닿는다. 유럽연합(EU)은 전기차 배터리 업체가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는 이유로 배터리 산업 육성에 나섰다. 프랑스와 독일 정부가 주도하는 ‘유럽배터리연합(EBA)’은 4년간 60억유로(약 7조9000억원)를 투입해 전기차 배터리 공동 개발에 돌입하는 것은 물론, 유럽 배터리 업체에만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 제1 배터리 시장인 중국도 이미 오래전부터 자국 배터리 업체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해 경쟁력을 키워왔다. 이에 우리나라 역시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해선 국내 완성차와 배터리업계간 협력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편 재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은 고려대 선후배 사이로 평소 두터운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배터리 분야를 넘어 양사 다른 사업에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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