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세일 첫 주말 보낸 유통가, 코로나 이후 모처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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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세일 첫 주말 보낸 유통가, 코로나 이후 모처럼 웃었다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6.2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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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명품·가전 매출 급증
대형마트 찾은 사람도 늘어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에서 재고 면세품을 사려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에서 재고 면세품을 사려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돼 있던 유통업계가 오랜만에 웃었다. 지난 26일 시작된 ‘대한민국 동행세일’ 영향으로 이달 마지막 주말에 좋은 판매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특히 재고 면세품 판매로 주목받았던 해외명품은 이번 세일 기간에도 크게 성장했고, 가전과 대형마트 식품 매출도 덩달아 급증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동행세일 기간에 맞춰 할인을 시작한 신세계백화점은 26~28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6월28~30일)보다 2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각각 16%, 15.2% 늘었으며, 롯데쇼핑의 교외형 아울렛 6곳도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매출이 40%나 급증했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가장 많이 연 상품군은 명품이었다. 롯데·신라·신세계 등 면세 사업자들이 최근 재고 면세품을 판매해 명품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영향과 함께 그간 억눌렸던 소비를 폭발하는 이른바 ‘보복소비’도 일어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실제 롯데백화점과 롯데아울렛은 해외명품 매출이 각각 78%, 98% 늘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역시 각각 55.3%, 37.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롯데쇼핑은 지난 25일 진행한 프리오픈(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파주점·롯데백화점 노원점 등 3곳) 당시 영업 5시간 만인 오후 3시 5억4000만원의 매출을 기록, 하루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20분당 20~30명씩 순차적으로 입장하는 형태로 진행했지만, 세 개 점포 모두 오픈 한 시간 만에 준비한 번호표를 모두 배부할 정도로 많은 고객들이 찾았다”고 설명했다.

‘가전’은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증가세를 보인 상품군으로 나타났다. 이는 에어컨과 건조기 등 계절가전 수요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은 무려 123.7%나 증가했고, 롯데백화점과 교외형 아울렛 6곳은 롯데 생활가전은 각각 16%, 4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여성패션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대신 남성패션 매출은 골프·아웃도어·스포츠 상품군의 판매 증가로 덩달아 늘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받은 패션상품들도 ‘코리안 패션 마켓’ 등 행사도 영향을 줬다.

신세계백화점의 여성패션과 남성패션의 증가율은 각각 0.0%, 8.6%였다. 롯데백화점은 여성패션 2%, 남성패션 13%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아웃도워(25%)와 스포츠(18%)는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백화점 여성패션(8.5%), 남성패션(7.1%) 매출은 고르게 증가했고, 롯데쇼핑의 교외형 아웃렛 6곳은 여성패션 15%, 남성패션 32% 늘었다.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맞아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맞아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대형마트는 할인 행사 영향 등으로 26~28일 매출이 늘었다. 이 기간 이마트는 제철 식품인 복숭아(236.6%)와 오징어(309.7%)가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가공식품에서는 와인(32.9%)과 맥주(17.1%) 등 주요 품목들이 고르게 성장해 주류 매출이 15.7% 증가했고, 과자도 10.4% 성장했다.

이밖에도 에어컨, 선풍기 판매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7%, 58.6% 늘었다. 이마트는 동행세일 기간 으뜸효율 가전을 대상으로 구매 금액의 10%를 환급해주고, 상품권을 지급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롯데마트는 동행세일을 시작한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매출이 지난주 같은 요일과 비교해 7.2% 증가했다. 과일(6.4%)과 채소(3.3%), 축산(13.6%) 상품 등 주로 신선식품 매출이 증가했다.

다만 대형마트 입장에서 다소 아쉬운 대목은 의무휴업으로 인해 지난 28일 상당수 점포들이 영업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날 기준 전국 418개 점포 중 약 78%인 328개가 문을 닫았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각 지자체는 대형마트를 월 2회 휴업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지역마다 휴업일이 다르지만 서울·인천·대구·부산·전라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은 둘째·넷째 일요일로 지정했다. 이로 인해 SSG닷컴 이마트몰, 홈플러스 온라인배송, 롯데온 바로배송 등 대형마트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몰 배송 서비스도 중단됐다.

동행세일과 같은 대형 할인 행사는 초반과 주말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의무휴업으로 매출 증대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고 업계는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대형마트는 지난 재난지원금 지원 당시도 사용 대상에 제외돼 속상함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의무휴업으로 인해 대형마트 주말 매출 증가율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래도 이번에는 대형 유통업자뿐 아니라 중소기업, 전통시장 등 모두가 참여하고 있고, 지난 재난지원금 지원 때처럼 백화점과 마트만 제외된 것이 아니라 ‘아쉬움이 크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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