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램시마' 처방, 코로나 환자 완치…약물재창출 진행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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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램시마' 처방, 코로나 환자 완치…약물재창출 진행할까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6.23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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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시마, 영국서 사이토카인 폭풍 억제 여부 임상 진행
서정진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내달 중순 임상 1상"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사진=셀트리온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판매 중인 관절염 치료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 인플릭시맙)가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의 상태를 크게 개선시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램시마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약물 재창출’ 진행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약물 재창출(Drug repositioning)’이란 기존에 허가가 나서 사용되고 있는 다른 용도의 약을 다른 질병 치료제로 발굴하는 것이다.

이미 허가받은 약물인 만큼 안전성이 확보돼 있고, 임상시험 등 개발 과정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를 꼽을 수 있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국립병원(ASST Rhodense)에서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 UC)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던 30대 남성 환자가 코로나19 감염으로 폐렴 증상이 발생 했었다.

이 환자는 기계 장치의 도움을 받아 호흡을 이어가는 등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어려운 상태였으며, 궤양성 대장염 상태도 심각한 상황이었다.

지안피에로 마네스 소화기내과 부국장을 중심으로 한 의료팀은 염증성 장질환(IBD) 치료에 쓰이는 인플릭시맙 의약품 ‘램시마’를 환자에게 처방하기로 결정하고 투여했다.

환자는 해당 치료제를 처방한 후 일주일 만에 호흡 상태가 좋아졌고, CT로 환자의 폐를 정밀 검사한 결과 염증 완화 등 현저한 개선이 진행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환자는 별도의 장치 없이 스스로 자가 호흡을 할 수 있게 됐으며, 최종적으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현재 병원에서 퇴원했다.

치료를 총괄한 지안피에르 마네스 부국장은 “이번 치료는 자가면역질환 성인 환자가 ‘인플릭시맙’을 투여 받은 뒤 코로나19 완치뿐 아니라, 궤양성 대장염 증상도 개선된 세계 첫 사례”라면서 “해당 제제가 일반 코로나19 감염 환자에게도 효과적이라는 의학계의 주장을 뒷받침한 것으로 보고, 이번 치료 내용을 세계적인 소화기계 의학 저널인 거트(Gut)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램시마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한 ‘약물 재창출’ 진행 여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이탈리아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램시마 투여 후 상태가 좋아져 퇴원했다는 논문이 발표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램시마는 ‘사이토카인 폭풍’을 억제하는 약물로서 기대가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에 맞서는 면역력이 갑자기 강해져 대규모 염증이 과다하게 생기는 증상이다.

즉, 램시마는 코로나19로 발생한 염증 증폭을 억제하는 약물로 개발하기 위해 임상 중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렘데시비르와 같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사멸하는 방식과는 다소 개념이 다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계열사 셀트리온에서도 이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중”이라며 “앞으로 나올 논문이나 연구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약물 재창출을 통해 램시마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등의 계획은 현재 고려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옥스포드 대학교 소속의 펠드만 박사 및 버밍엄 대학병원, 셀트리온 등이 참여한 연구팀 램시마 관련 임상을 진행 중이다. 

펠드만 박사는 지난 4월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인 란센(The Lancet)에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TNF-α(종양괴사인자-알파) 억제제’ 처방에 대한 연구가 시급히 진행돼야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의 혈액과 조직에는 염증을 증폭시키는 TNF(종양괴사인자)가 존재한다. 이를 통해 폐 등에서 염증이 증폭되는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해 코로나19 환자의 상태가 악화된다.

따라서 코로나19 치료에는 TNF를 타깃으로하는 ‘TNF-α 억제제’가 가장 적합할 것이며, 그 중에서도 20년이 넘게 처방돼 안전성이 입증된 ‘인플릭시맙’ 등이 효과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펠드만 박사 주장이다.

한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스타트업 페어 ‘넥스트라이즈 2020’ 기조연설자로 나서 “다음 달 16일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임상 1상에 들어간다”며 “올해 임상을 마치고 내년 1분기에 허가 과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 지난 2월 코로나19 항체 치료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최근 진행한 동물임상에서 효능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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